왜 사느냐면, 제주도에 - 일주일의 절반, 느린 엄마 허수경의 황홀한 이중생활
허수경 지음 / 중앙M&B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책 읽기를 무척이나 좋아하지만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자꾸 쌓이다 보면 일처럼 느껴지나보다. 그렇게 다소 지쳐갈 무렵, 이 책은 청량하게 내 마음에 다가온 책이었다. 얼마전 티브이에서 제주도 특집으로 나왔던 1박2일에서 허수경님을 보고 반가웠다.

어? 제주도에 살고 계셨나?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사실 인터넷을 끼고 살긴 하지만 티브이도 잘 못 보고, 주로 책을 파고 드는 삶인지라 아주 드문드문 예전 인기 연예인 분들의 소식이 귀에 들릴뿐 크게 신경을 못 쓰고 살긴 하였다. 다만 똑 부러지는 허수경님에 대해선 일반 연예인과 달리 호감이 있었고, 그분의 결혼생활이 한번에 이어 두번 실패를 했다 하셨을때 아는 언니 일마냥 속상하였고, 홀로 싱글맘이 된다 결정하였을적엔 정말 대단하신 분이시다, 그리고 가슴 한켠이 무척 아팠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당사자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게 그냥 마음이 가는 분이었다.

출산하실 무렵이던가. 그때 나도 임신을 하고 있을 무렵이라 더 마음이 애잔해왔던 것 같다. 별이의 나이 여섯살. 12월 31일생이니 사실 울 아들보다는 한살 많은 나이긴 하지만 개월수로는 아홉달 정도 차이 난달까. 아뭏든 허수경님은 그렇게 비슷하게 육아를 해오셨다.


벌써 제주생활 8년차라는 허수경님의 이야기.

외벌이를 해야하기에 아무래도 수입이 더 좋은 서울에서의 방송일을 접을 수가 없었고, 제주도의 삶도 포기할 수 없기에 데일리 방송은 거의 하기 힘들지만, 3박 4일은 서울에서, 3박 4일은 제주에서 보내는 남들보다 2배 바쁘고, 2배 여유로운 그런 삶을 사는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제주도에 대해서는 많은 환상을 갖게 된다. 신랑이 길게 휴가를 갈 수 없어서 태교여행서부터 아이 출산 이후에도 매년 여름 휴가는 무조건 제주도로 다녀오곤 하였다. 몇번을 가도 만족스러웠던 그 곳. 최근에는 여러 엄마들의 제주도 한달 살기, 혹은 아예 제주도 이민 등의 이야기와 책 등을 접하고 제주도의 삶도 참 멋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허수경씨가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제주도의 삶, 많은 사람들이 궁금했을 것이다. 그래서 시작된 모 잡지의 칼럼, 매달 연재하던 그 칼럼 1년분이 완성되고, 그 칼럼에 싣지 못한 이야기를 더해 만들어진 책이 바로 이 책 왜 사냐면 제주도에 였다.

사랑하는 내 아이에게 기념이 되는 일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은 평범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 매 한가지일 것이다.

소중한 아이의 사진을 처음에는 넣지 않으려 했으나 아이가 나온 컷들이 더욱 멋있어서 싣지 않을 수 없었고 그렇게 궁금했던 별이의 이야기는 이 책 속에 그림처럼 마치 아름다운 동화처럼 그렇게 오롯이 담길 수 있었다.



힘든 일이 왜 없으랴.

남들이 굳이 입방정을 떨지 않아도, 매주 왕복을 해야하는 비행기 항공권 값도 어마어마하게 비쌌을테고,같이 있으면 있는대로(돈은 누가 버나?) 떨어져 있으면 떨어져 있는대로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하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넘어선 걱정 어린 시선에 일일이 답변해주기도 힘들었을 그녀의 이중 생활기. 서울과 제주도를 잇는 이야기.

이 책에는 주로 제주도의 삶이 담겨 있다.

제주도에서 씩씩하고 건강하게 자라난 아이. 좋은 친구를 만나고, 자연을 벗삼아 엄마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이야기.

돈을 벌기 위해 엄마가 도시로 떠나면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지만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도시의 벌이도 포기할 수 없는 엄마의 안타까운 이야기까지 말이다.



아이는 자연 속에서 시같이 아름다운 말을 별처럼 쏟아내고 엄마는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행복한 삶으로 치유받는 듯 하였다.

사실 나 홀로 아이를 키운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상상하기도 힘이 든다. 바쁜 와중에도 아이에게 늘 사랑을 쏟아내고 있는 그녀를 보면 정말 대단한 모정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너무나 힘들었다는 그녀. 자신의 상처가 공인이라 온 천하에 다 공개되어야하는 그 아픔에 정말 나락까지 떨어지는 심정이었을 그녀가 제주도에서 새 삶을 되찾은듯 하였다. 그녀 스스로도 그렇기에 비싼 항공권을 물면서도 제주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 말하고 있는건 아닌지.

사탕이나 초컬릿, 아이스크림 등을 먹지 않고 활전복을 먹고, 생야채를 우걱우걱 먹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사랑스러운 아이 별이.

책 속에 가득 담겼던 아이의 모습에 이모 미소가 저절로 지어진다. 반가운 마음이 냉큼 들었지만, 사실 반갑다고 모르는 관광객들이 그녀의집에 관광차 들르는 (실제 그러기도 한다는데) 염치없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손에 잡자마자 후루룩 읽어내릴 수 있었던 그녀의 이야기.

아이를 낳고 키우고, 제주도의 삶을 살아가고...

또래 아기 엄마의 이야기인데다가 좋아하는 제주도의 이야기인지라 더욱 관심있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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