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오늘의 일본문학 12
아사이 료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최연소 나오키상 수상작가 아사이 료. 1989년생.

어째 이름이 낯익다했더니 <내 친구 기리시마 동아리 그만둔대>의 작가였다. 아사이 료는 이 작품으로 만 23세의 나이로 148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나오키상 수상작품이라길래 사실 앞뒤 재어볼것없이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이 책, 미스터리나 로맨스보다는 청춘 성장 소설의 느낌을 짙게 풍겨낸다. 아직 내겐 익숙하지 않은 sns, 페이스북에 가입은 했으나 사실 사람들이 열광하듯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할 줄 모르고 그냥 블로그에 올린 내용을 페이스북에 연동해놓는 정도가 전부였다. 이 소설은 그 트위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달까?

사실 굳이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미니홈피, 블로그 등에 심취했던 사람들이라면 공감가는 내용이 있을 그런 이야기였다.

 

연극을 했던 주인공인 나 다쿠토, 지금은 취업 준비생이다.

동거인인 고타로는 밴드 출신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고 분위기 메이커면서도 무엇보다 다쿠토가 좋아했던 미즈키의 전 남친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즈키와 미즈키의 친구 리카, 리카의 동거인인 다카요시 그 모든 사람들이 모두 취업을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도 고3보다도 취업 준비생들의 열기가 더욱 강하게 느껴질 정도라지만 일본도 그에 못지 않은 것 같다.

취업을 앞둔 친구들의 막막한 심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지금 막 한참 대학생이라면, 취업 준비중이라면 이 책이 더욱 눈물겹게 와닿을 것 같았다. 이미 취업도 해보고, 지금은 전업 주부로 남아있는 나인데도 어렴풋이 다시 그때를 떠올릴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그 상황이라면 더욱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내 이야기인양 빠져들 수 있을 그런 책.

 

대단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게 아니라 20대 젊은이들의 생생한 삶의 현장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그런데 일상의 이야기다보니 이런 이야기로 나오키상을 수상할 수 있다는 게 더욱 대단해보인다.

단순 재미라기보다 20대 청춘들의 마음속 깊숙한 곳의 그 무언가를 제대로 건드린 느낌이랄까.

 

사실 굳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그 어디에서라도 우리는 본래의 자신을 어느 정도 감추고 겉멋으로 치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건 아닐까. 난 철저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냥 있는 그대로 올려도 될 것을, 말 한마디라도 어쩐지 좀 멋지게 해보고 싶은 적도 있었고,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도 그런 느낌의 글들, 그냥 사소한 일상인데도 사진도 좀더 멋스럽게, 내지는 말이라도 좀더 있어보이게 하는 글귀를 접하고, 부러울때도 있고 나도 저래볼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때론 이도 저도 아닌채 저게 뭐야~난 또 왜 이래, 그냥 단순하면 될 것을.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어쨌거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습이 모두 다 나이면서도 동시에 내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런 이질감.

 

작가는 그런 것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작가의 그런 촌철살인이 띠지에는 "목을 조르는 듯한 라스트"라고 표현된 것 같다.

온라인을 제대로 경험해본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블로그가 있고 트윗과 페이스북이 익숙한 젊은이들이라면

게다가 그들이 취업을 준비중이거나 그 시기를 지나본 사람이라면 정말 너무나 공감할 그런 책.

 

아사이 료의 누구였다.

남들과 반대로 난 이제 "내 친구 기리시마 그만둔대"를 읽어봐야겠다.

이 작가 꽤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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