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단 생활놀이
전은주(꽃님에미)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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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면 모든 것을 아이에게만 집중해서 해야지 했었는데, 나란 사람 천성적으로 참 이기적인가보다. 아이를 위한 짧다면 짧을 헌신적인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 곧 나를 위한 취미생활에 빠져들었으니 말이다.(나로썬 독서와 여행 등) 요즘 엄마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에 사실 금새 주눅이 들곤 한다. 깨끗하게 청소하고, 맛있는 밥 해먹이는 것은 물론이고 아이와 놀아주기도 놀이학교 못지 않은 열정으로 놀아준다. 나도 어릴적엔 각종 상상력을 동원해서 사촌 동생들하고도 참 잘 놀아주고 그랬는데 어른이 되어 내가 아이와 노는게 재미가 없어지다보니 정작 사랑하는 내 아들을 위해서는 그러질 않고 있다. 심각한 문제다 정말.

아이 또한 엄마가 사랑해주는건 분명한데 놀때는 재미나게 잘 안 놀아준다 생각하는지, 아빠나 할머니랑 놀때 더욱 신이나서 놀 정도였다. 헉, 이러면 안되는데..

 

이 책은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 살기'의 저자 전은주님의 책이다. 그 책을 워낙 재미나게 읽고 또 주위에도 입소문을 낼 정도로 마음에 들어했던 책인지라 저자분의 또다른 책이라길래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여행을 앞두고 아이와 긴긴 비행시간, 혹은 아이에게 지루할 수 있는 긴긴 시간 등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싶어 아이가 좋아하는 레고와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스마트패드, 그림을 그릴 스케치북 등의 평소 아이템을 챙겨야 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이 책을 보니 레스토랑, 지하철, 버스, 놀이 동산에서 기다리면서도 엄마와 잠깐씩 , 혹은 스스로 놀 수 있는 재미난 놀이거리들이 무궁무진했다. 이런건 미리미리 챙겨서 읽어보고 가면 좋겠다 싶었다.

특히 아이가 걷기 싫어할때 코너가 눈에 띄었는데 핸드폰 카메라 기능으로 한글 자모음이나 알파벳 등을 찾아 아이가 사진을 찍게 하며 걷게 하는 식의 방법도 재미났다. 또  워킹워킹 워킹 워킹 합합합. 이라는 영어 동요 음반에 많이 나온 이 노래로 아이들을 쫓아가듯이 하면서 전진하게 하는 방법도 재미나보였다. 이렇게 놀아주면 우리 아이도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필텐데.

 

남들보다 일찍 제주도에서 아이들과 한달 살기를 하고 올 정도로 생각이 트인 엄마인 꽃님에미님은 역시나 이 책에서도 억지로 만들어지는 놀이들이 아닌 아주 간단한 일상 속에서 아이들과 재미나게 놀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해주고 있어서 유용해보였다.

아이가 좋아하는 강아지풀 종종 뜯어주긴 했는데 놀아볼 생각을 못했었는데 바랭이풀, 강아지풀로 싸움을 하는 것, 서로 걸고 잡아당겨서 먼저 끊어지는 쪽이 지는 것, 차안에서 머리카락 싸움도 종종한단다. 우리 아이도 칼싸움 이런거 참 좋아하니 이거 해주면 참 좋겠다 싶었다.

 

영어 공부에 대해서도 엄마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텐데, 책에 나온 영어 공부는 위씽 하나면 영어 유치원 1년치 해결되겠다란 꽃님에미님의 이야기가 가슴에 콕 와닿았다. 나도 그런 글귀를 본 것 같아서 위씽을 사놓긴 했는데 아이에게 한두번 틀어주고 땡. 사실 그게 아니라 엄마가 영어 동요 50곡 외워서 율동하면서 불러줘야한다는것, 헉. 율동까진 힘들더라도 외우는것부터 해봐야겠다 싶었다. 저자분은 손놀이로 아이와 놀아줄때 반 이상은 영어동요로 놀아준다고 하니 아이에게 억지로 영어노래 들어~ 하고 말하는 것보다 영어 놀이하는 법을 배워가면서 아이와 직접 놀아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마음 먹었던 대로 아이가 잘 따라와주지 않는다고 화만 내기엔 내가 참 못해줬던 엄마였단 생각이 든다. 아주 간단한 것조차 아이에게 놀아주지 않고 엄마 혼자 아이에게 문제집만 들입다 들이밀고 놀땐 딴 사람과 놀라고 하고, 이런 엄마가 어디 있을까. 제대로 반성해봐야겠다.

아빠와 같이 떠나지 않는 이번 여행길에선 좀더 아이와 돈독한 시간을 보내고 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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