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 - 감정조절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2
강경수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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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고 참는 사람이 화를 내면, 걸핏하면 버럭버럭 화를 내는 사람보다 훨씬 더 무서울 때가 많다.

우리집 식구들이 좀 조용조용한 편인데 특히 신랑은 더 해서 평소에 조용하다가도 은근히 화를 내면 정말 무섭단 생각이 들곤 했다.

아이가 아빠를 닮아선지 사실 무척이나 착한 편이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때리기는 커녕 오히려 누가 때려도 참을 정도라 마음이 쓰이고, 미끄럼틀에서 느릿느릿 못 내려가고 있는 동생(모르는 )을 한참을 기다려 주었다가 타기도 하는등, 사실 또래 아이들의 참을성 없는 행동에 비하면 좀더 유순하게 잘 참는 편이라 이걸 좋아해야할지 조금은 네 욕심 차리라고 말해줘야할지 , 요즘 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아이의 착한 행동을 무조건 그렇게 고수하라 말하는것이 또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나의 이러저러한 고민과 별개로 이 책은 화를 참기 힘든 유아들의 마음을 대변한 책이다.

주인공 솔이는 여느 개구장이와 마찬가지인데다가 골목대장 성향을 갖고 있어서 다소 심술궂어보일 지라도 다른 친구들을 울리면서까지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다 해야 직성이 풀린다. 아마도 이런 친구와 함께라면 우리 아이는 물건을 뺏기거나 음식을 뺏기는 역할이 아닐까 싶어 염려스럽지만.

 

솔이는 왜 자꾸 화가 날까.

사실 심술을 부리려고 친구들을 괴롭히려고 하는 행동들은 아니었다. 자기 나름으로는 다 이유가 있는 행동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 (나만의 것이 아닌데, 착각이 들수도 있는 시기다 유아기는, 문제는 청소년이 되어서도 네것, 내것 구분 못하는 아이들이 문제인것이지)을 친구가 가져가서 화가 났고, 또 점심 시간에는 친구가 안먹는 음식이 마침 내가 좋아하는 거라 먹었을 뿐이다. 게다가 내 허락도 없이 내 자리에 앉은 친구에게도 화가 났다. 이래저래 화가 났는데, 선생님은 내 말은 듣지도 않고 우는 아이들의 편만 들어서 엄마를 유치원까지 오게 만들었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아이의 잘못이 역력해보이지만 아이에게는 나름의 속사정이 있었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사실 어른들과, 아이들과 대화로써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지만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쉽게 폭발하고 말았던 것이다.

 

화가 나는 일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다만 그 화를 어떻게 풀 것인가. 화가 난 기분을 표현하는 방식이 중요한 것이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나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나 또한 화가 난다고 사실 주위 사람들에게 풀면 안되는데 가장 사랑하는, 그러면서 가장 나를 필요로 하는 나의 아이에게 짜증을 내며 (예를 들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놀기만 한다고) 괜히 더 소리를 지른 아픈 기억이 많다. 왜 그럴까. 그러지 말아야지. 화가 난 원인은 다른데 있는데 왜 죄 없는 내 아이를 잡고 있었던 것일까.

 

책 속의 솔이도 친구들에게 화를 내고 물어버리기보다 그 순간의 감정을 진정시키고, 다른 방식으로 풀어봤으면 좋았을 것이다.

너무 화가 나고 속상해서, 엄마가 장난감을 안사준다고 생떼를 쓰며 엉엉 울다가, 내가 왜 울고 있지? 하는 아이의 순수함에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래, 아이들도 어른들도 어쩌면 그렇게 카타르시스가 필요했던 것일텐데..

마냥 억압하고 안되고 그런 것에 너무 연연했던 건 아닐까.

 

아이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면, 그게 잘못됐다고 소리지르고 혼내기 보다 왜 아이가 화가 났을까 조곤조곤 들어봐야겠다.

나 또한 아이를 대하다 화가 나는 일이 혹여 생긴다면 바로 소리지르기보다 잠깐 숨을 가다듬고 화를 다 푼 후에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육아서를 많이 읽었다면서도 사실 바른 육아의 실천이 참으로 힘들게만 느껴진다.

우리 아이가 엄마의 감정 이입으로 화를 잘 내는 아이가 되지는 않기를 바라며.

그렇다고 너무 감정을 억압하고 꾹꾹 눌러 언제 폭발할지 모를 화산이 되기는 더더욱 바라지 않으며

속상한 마음, 화가 나는 마음이 생길때 열심히 뛰놀고 다른 재미난 것들을 하고 엄마와 화를 풀어가는 방식을 찾아보자고 이야길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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