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설렘 크로아티아
감성현 지음 / 미디어윌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여행이 무작정 좋아진 것은 몇 해전 첫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다녀오고 난 이후부터였나보다. 그 당시에는 없는 휴가를 쪼개서 해외여행 다녀오는 것에 맛이 들려서 자주는 아니지만 몇번이라도 다녀오려고 무지 노력하고 그랬는데.. 그 때 이후로 여행이 한량없이 좋아지고 나서는 이제는 해외가 아니라 국내 어디라도, 하다못해 가까운 집근처 어디라도 다녀오는 그 모든 것들이 다 좋아졌다.

여행을 직접 다녀오면 제일 좋고 안되면 책이라도 읽어보고, 사진도 보고 글도 읽으며 그렇게 여행의 분위기를 작가를 통해 전해받기도 하였다.




크로아티아.

축구 등의 스포츠 경기때나 이름을 좀 접해보고, 너무나 낯설게만 느껴졌던 나라.

세계 너무나 많은 나라들이 있고 대부분 거의 못 가본 곳들이었기에 놀러가볼 곳이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던 나라.

그 곳에 대한 여행기라니 책으로라도 먼저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앞섰다.






그리고 낯선 크로아티아와 조금 더 가까워지길 기대하며 책을 펼쳐 들었는데..

기대와 좀 달랐던 책이었다. 여행을 떠나길 좋아하고 즐기다보면, 나중에는 관광지에 눈길을 돌리기 보다 현지인처럼 그 곳을 즐기고 새로운 길을 걷는 것 자체에 빠져든다는 이야기들을 여행 마니아들의 숱한 책들에서 읽어왔다.

이 책의 저자분도 그랬나보다.

사진이 무척이나 감성적이고 멋진데..

뭐랄까. 감성적인 느낌을 강조하다보니 크로아티아의 여행지에 대해 궁금한 점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주지는못하는 책이 되었다.


.



블로그, 미니홈피 등을 하다보면 참 멋지게 꾸민 블로그다 싶은 곳들이 있다.

일상 생활의 기록도, 여행지에서의 감상도 어쩜 사진 한장, 글 한 구절로 이렇게 표현해냈을까 싶은 곳들이 있어서 쉬어가는 심정으로 그런 기록들을 읽어보곤 했다.

이 책의 느낌이 그러했다.

여행기를 읽다보면 다양한 여행기를 만나기 마련인데 치열하게 다녀온 곳을 기록한 여정이 있는가 하면 관련 여행지의 정보라거나 일상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도 있고 이 책처럼 여행지에서의 감상, 꼭 보이는 그 모든 것을 기록하기보다 우선의 내 감정에 솔직하고픈 그런 기록을 하고 있는 여행기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무척이나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아, 이렇게 떠나고 싶다. 나도 여행지에서 이런 느낌을 받고 싶다란 생각이 동시에 들게 할 수도 있고..

그런데 왜 자꾸 사랑 이야기와 이별 이야기가 나올까. 지나치게 개인적인 공간의 느낌이 든다. 라는 울타리를 느낄수도 있고..

크로아티아를 알고 싶었는데, 여행지에서의 내 느낌을 찾는 기록을 만났다 라고 생각될수도 있고..

내 생각에 여행기를 기대하고 읽기보다 감성 일기, 감성 수필을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더 잘 맞는, 그런 책이 될 것 같았다.



그중 그래도 유독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작가가 크로아티아에 가게 되었던 계기가 모토분에 가고 싶어서였다는 것.

미야자키 하야오의 천공의 성 라퓨타의 배경이 되었다는 모토분.

최근 은퇴 선언으로 인해 다시 재조명을 받고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만화들을 나도 꽤 좋아했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했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크로아티아를 사랑해서 두브로브니크를 배경으로 <마녀 배달부 키키>를 구상하고, 천공의 성 라퓨타에 모토분의 배경이 많이 등장했다 한다.



그외에도 미야자키 하야오의 수많은 작품에는 크로아티아가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그만큼 크로아티아는 무한한 상상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나라다. 그리고 크로아티아가 품은 수많은 도시 중에서 모토분은 단연 최고다.



..

이어지는 실사에 가까운 장면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충격이었다. 전율에 숨을 쉴 수 없었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었다. 정말 멋있고 위대한 상상이었다.



그 후로 <천공의 성 라뷰타>의 파즈와 쉬타가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동네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 자주 올라가 종일 하늘에 떠가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내려오곤 했다. 그때마다 수많은 상상들이 깨어나고, 수많은 편견들이 깨져나갔다. 나의 상상력이 알을 깨고 비상하는 날들이었다. 206p




나로써는 작가의 이런 여행과 관련된 추억과 기록들이 더욱 많았으면 더 재미있었겠다란 아쉬움이 들었다.

감상도 멋지지만 여행에 앞서의 사전 정보나 여행지에서 참고하기에 좋은 그런 배경, 혹은 추억들이 더 깊이 와닿기에..



읽은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읽혀질 그런 책이었지만 내게는 크로아티아에 대해 호기심의 장을 열어준 그런 책이 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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