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살인에는 어울리지 않는 밤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살인사건이라면 으레히 생각나기 마련인 으스스함과 진지함은 이 책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어떻게 이런 소재를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비벼놓을 수 있는지. 또 너무나 당연하게 마련해놓은 장치에 속아 넘어가 있으면 작가는 그런 우리의 뒷통수를 한대 탁 쳐 주면서 생각도 못할 반전 꾸러미들을 새로이 펼쳐내놓기 시작한다.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소설들은 다들 코믹 영화의 주인공들을 만나는 유쾌함을 선사해준다. 일본 특유의 가벼운 드라마 정도를 생각하면 딱 어울릴 소재랄까. 우리나라에서의 진지함으로 이해하려 들면 머리만 복잡해질뿐, 그냥 웃고 넘기면 될 그런 가벼운 이야기들이다.

 

이카가와 시 우카이 탐정 사무소에 아름다운 미모의 의뢰인이 방문을 하였다.

젠츠지 화백의 아내로 아버지 젠츠지의 부와 명성을 물려받았으나 그 아들은 사실 화백으로서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말 그대로 아버지의 그림자로 살아가고 있는 남자의 아내였다. 미모의 부인은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된 자신의 남편이 바람이 난 것 같다며 자신이 약속으로 하루밤 집을 비울테니 남편의 불륜 현장을 목격해달라고 사건 의뢰를 하였다.

 

견습 탐정 류헤이는 예전 사건으로 인연을 맺은 아리따운 대부호의 손녀딸 사쿠라로부터 연락을 받는다. 지인의 부탁으로 희귀 카메라를 사러 가는데 물건 볼줄 모르니 같이 가달라는 부탁이 처음이었고 그 다음은 물건을 전달하기 위해 지인에게 찾아가는 길에 동행해달라는 부탁이었다.

 

오기마치 거리에서 시키와 이즈미 형사는 미모의 여성이 칼에 찔려 죽은 사건을 조사하게 되었다. 피해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지갑 등이 들어있는 가방이 없어진채로 시체가 발견되었고, 근처에서 발견된 도난 당할뻔한 벤츠로 인해 부유한 옷차림이던 여성의 신원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세가지 사건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다보니 머릿속이 혼란할 만도 한데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사실 코믹 요소를 갖고 있어서 그냥 재미나게 뭍어 읽어나가고 있는데 그러기에는 사건이 너무나 쉽게 맞아떨어지고 있어서 어? 어떻게 풀어가려고 그러지? 하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작가의 반전설정에 입이 딱 벌어지고 마는 그런 줄거리였다.

 

반전이라는 말 자체가 스포일러니 그런 스포일러 없음 좋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반전이라는 말을 쓸까 말까도 했었지만 본인으로선 도저히 상상 못할 설정이었기에 그냥 그렇다고는 이야기해두고 싶었다.

 

워낙 요즘 읽는 미스터리들이 두꺼워서 이 책이 상대적으로 무척 얇게 느껴졌는데 읽고 나니 재미는 두꺼운 책 못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 그런가. 최고의 공포로 몰아가는 그런 이야기도 흥미진진하지만 가벼운 유머로 통통 튀게 만드는 무섭지 않으면서도 재미를 가득 선사해주는 이런 느낌의 작가도 참 괜찮다란 생각이 든다.

ryg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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