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이틀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 들녘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하나뿐인 아들을 어린 아이때 병으로 잃고, 사랑하는 아내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아온 카지 경감.

그는 부하직원들에게도 모범이 될 정도로 선하면서도 성실한 사람이었고, 아내를 사랑함에 있어서도 한치의 의심이 없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알츠하이머를 앓던 아내를 죽이고, 3일이 지나 경찰에 자수를 하였다.

 

아내를 죽인 사건 동기와 결과에 대해서 정확히 언급한 그였지만, 아내를 죽인 이후의 이틀에 대해서는 묵묵부답,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리고 말았다. 신문을 담당한 형사는 본능적인 감으로 그 사라진 이틀에 무언가가 있는 것을 깨닫고, 파고드나 쉽사리 입을 열지 않는 카지.

경찰에서는 그 이틀에 대해 덮고 넘어가려했지만 그가 신칸센을 타려 했다는 것을 목격한 이가 나타나고, 향락가인 가부키쵸의 명함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구설수에 휩싸이기 딱 좋은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를 파고든 한 신문기자에 의해 세상에 잔인하게 까발려지고 말았다.

 

이 작품은 요코야마 히데오의 자존심을 자극한 작품이기도 해서 진작부터 읽고 싶은 책이었다.

최근에 읽은 64, 클라이머즈 하이의 사회파 미스터리의 육중한 무게감이 너무나 크게 와닿았기에 요코야마 히데오의 책이라면 모두 다 찾아 읽고 싶은 지경이 되었는데, 그중 제일은 바로 이 사라진 이틀이었다.

2003년 나오키상 수상 후보에 올랐지만 현실성이 결여되었다는 비난으로 낙선하자 나오키상과의 결별을 선언한 과감하게 된 작가.

바로 그 후보에 올랐던 책이 이 작품이었다. 나오키상수상에서는 제외되었지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 등에 오르고 "한오치"라는 일본 원작 소설의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바로 그 유명한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이틀로 번역된 이 작품 한오치였다.

 

그는 입을 다물고 경찰이 바라는 대로 답을 한다. 그러나 그의 맑은 눈은 다른 무언가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도 그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 단 하나의 단서는 그가 어떤 우편물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무엇보다도 49세의 그가 50까지의 삶만 살고 이후의 삶은 포기하려 한다는 것에 경찰과 검찰 등은 주목한다. 무엇이 그를 딱 일년만 살아남게 하였는가.

 

사랑하는 아내를 죽이고 바로 세상을 따라 뜨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왜 딱 일년이란 말인가.

 

그 궁금증에 책장을 덮을때까지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사건 자체의 해결, 살인범을 밝힌다거나 하는 식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다른 미스터리 소설들과는 확연히 다른 요코야마식 서술

살인사건의 범인도 미리 다 밝혀지고, 단지 궁금한 것은 사건 이후의 단 이틀의 그의 행보. 그에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책에 화자로 등장한 형사, 검사, 신문기자, 변호사, 판사, 그리고 교도관까지..

사건 당사자만 빼고 그를 거쳐가는 여러 사람들의 시선에서 글이 쓰이는 독특한 구성.

 

사건 발생후 그에 대한 연민으로 그를 지켜내려하는 사람들과 조직의 명예에 먹칠이 되지 않도록 허위 증언을 해서라도 강경하게 막아내려는 입장 등 한 개인의 이야기였지만 결국 그를 둘러썬 경찰, 검찰 간의 갈등, 신문 기자의 번뇌 등 수많은 이야기들을 외면하지 못하고 갚이 몰두하게 만들었다. 갈등의 고조랄까.

 

전직 신문기자 출신이라 그런지 경찰과 관련한 신문기자의 입장 내지는 그들의 갈등에 대해선 정말 간접 경험한 사람은 절대 따라올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을 살려내는 필력을 자랑하는 작품들이었다.

 

다른 작품보다 훨씬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탄탄하면서도 빠르게 고조되어가는 긴장감, 그러면서도 오히려 혼자서 더욱 차분한 카지의 태도에 더욱 궁금증이 일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하나만큼은 정말 높이 사줄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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