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 - 한영실 교수의 마음이 건강해지는 '집 밥' 60가지
한영실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티브이를 잘 안보는 편인데 한동안 비타민은 잘 챙겨봤었다. 다음날 마트에 가서 신기하게 어느 채소나 식품군이 품절이다 싶으면 비타민에 나온 식재료인 경우가 무척 많았다. 사실 식품이 곧 약이 될 수는 없는 법이지만, 이왕 먹을 거 어디에 더 좋은, 내 몸의 이상을 바로 잡아주거나 미리 보호할 수 있는 그런 식재료군이다 하면, 더욱 귀가 번쩍 뜨이는 것은 사실이다. 약보다는 먹을 것으로 미리 몸을 보할 수 있다면 오죽 좋겠는가 하는게 인지상정의 생각인지라 비타민에 나오는 식재료들은 더더욱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나도 슈퍼에 마침 그 재료를 사러 갔다가 (비타민을 미처 못 봤음에도 딱 필요한 재료여서 ) 갑자기 평범한 그 재료가 품절이 되어 비타민의 인기를 실감한 적이 몇번 있었다.



비타민에서 정말 주역처럼 인기를 끈 분이 바로 비타민 교수, 식품영양학과 한영실교수님이다.

이번 요리책은 한영실 교수님이 추천해주는 각종 힐링 집밥들이자, 자신의 이야기들을 들려주시기도 하는 힐링 에세이가 되기도 하는 책이었다. 비타민이 여러 화자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음식의 식재료의 효과에 대한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프로였듯이, 이번 책은 스토리가 있는 밥상이라는 평이 제격이랄까?

요리책으로만 생각하고 책을 펼쳤다가 이내 몰입하게 만드는 꽤 많은 글밥의 에세이 형식에 놀라고 말았다. 그러면서, 맞아 이럴때 이런 상황을 타개할, 혹은 도움이 될 이런 음식을 먹으면 참 좋겠다 하는 깊은 공감도 들었다.




층간 소음문제로 개인간 난투극까지 심심찮게 벌어지는 요즘, 저자분도 위층의 시끄러운 소리에 참다참다못해 직접 올라간 적이 있었다 한다. 그때 눈물이 글썽해서 나온 젊은 아이엄마가, 아이가 장애가 있어서 통제가 안된다고 죄송하다 이야기하였다 한다. 아이가 아파 그런거라 하니, 이후로는 같은 소음이 들려도 아이와 엄마를 위해 기도하며 참게 되었다는 일화였다. 화를 가라앉혀 주는 음식으로 소개된 재료가 비타민 b와 c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땅콩과 감자 등의 식재료였다. 감자는 요즘 또 제철인지라 햇감자가 맛있게 많이 나오는 계절이라 더욱 관심이 갔다. 감자 옹심이 미역국. 육수를 따로 내지 않고 불린 미역을 참기름과 국간장으로 살짝 볶아낸 후에 갈은 감자를 경단 모양 옹심이로 빚어서 넣고 끓이는 국이었는데, 그냥 찐 감자는 잘 먹지 않는 우리 아이도 미역국은 워낙 좋아하는 터라 이렇게 해주면 잘 먹을 것 같았다. 아이들도 어릴적부터 은근히 스트레스가 많이 쌓인다는데, 요즘 들어 부쩍 화를 많이 내는 엄마 때문에 힘이 들었을 우리 아이,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요거 한번 도전해볼만 한 음식이다 싶었다.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는 심장, 여기에 이상이 있다고 하면 걱정부터 들기 마련이다.

큰 병을 한번 앓으신 이후에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신 엄마. 그전엔 무조건 튼튼하다 자부하셨던 엄마도 그 병 이후에 충격이 심하셨던 터라, 건강에 대한 기우가 더욱 심해지시기도 하였지만 가끔씩 심장에 무리가 오는 경우가 있으셔서 정밀 검사를 받으셔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으신 적이 여러번 있으셨다. 따로 약을 드실만한 상황도 아니었고 평소에 조심만 하고 계셨는데 이런 엄마의 불안을 덜어주는데 마그네슘 보완이 필요하다하니 영양제나 식재료,( 식재료로는 책에는 잣과 시금치가 소개되었다) 등으로 챙겨드려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어째 우리엄마를 위한 공간 같아서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이었다.




한교수님의 어릴적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도 있었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빚을 지게 되자 빚쟁이가 된 친구 아버지가 매일 집에 찾아와 영실아~ 하고 부르는 소리게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했다는 것이다. 너무나 속상한 마음에 찾아가서 정중히 부탁을 드리며 이름을 부르지 마시고, 그 시간에 제가 문을 열어놓겠다 하니, 밥을 먹고 가라 이야기하시면서 힘들었던 시절에 대해 들려주셨다는 것이다. 사실 밥을 먹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겠지만 밥 한번 먹고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피도 눈물도 없을 거라는 주위의 평이 잘못되었음을 알았단다. 아저씨도 이후로는 아이가 싫어하는 행동은 하지않겠다며 집에 찾아오지 않으셨다하고 말이다. 이 일화와 함께로는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으로 애호박과 더덕을 소개해주었다.



마음과 몸, 모두가 건강하면 좋겠지만 어느 한 군데라도 이상이 생기면 입맛도 없고, 하는 일도 잘 되지 않아 힘들때가 많다.

이럴때 약이 아닌 음식으로 우리 몸을 돌볼 수 있다면 이라는 취지로, 이분의 엄마의 부엌, 나의 부엌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마음에 여유를 주는 음식, 견디는 힘을 주는 음식, 활력을 주는 음식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 음식들도 우리 꼬마 아이도 좋아할 음식에서부터 색다르게 어른들도 즐길 다양한 음식들이 두루 소개되어 따라해보고픈 메뉴들이 많았다.




성장기 어린이의 신체발육은 물론 갱년기 이후의 기력보강에도 효과적인 밤으로는 밤 라테를 만들고,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음식으로 소개된 오리고기 불고기와 마늘 두부 튀김. 특히나 마늘 두부튀김은 여기에서 처음 본 메뉴였는데 무척 맛이 있을 것 같아 기대되는 메뉴였다.

천연의 안정제, 칼슘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멸치나 뱅어포 등이 소개되었는데 우울증이 있는 사람 중에도 칼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하니, 기분이 좀 가라앉거나 하면 아이와 칼슘이 가득한 요리를 자주 해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어제 사온 어린이용 잔멸치와 시금치로 아이 잔멸치 주먹밥도 해주고, 책에 나온 시금치 햄버거 스테이크도 해주면 아이도 잘 먹고 엄마도 뿌듯한 그런 밥상이 될 것 같았다



이야기와 함께 음식의 효과를 생각하며 만들어 먹고 그러면 만드는 보람이 더욱 커질 것 같았다.

저자분이 엄마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도 그런 것 아니었을까? 조금 번거롭게 느껴지더라도 이 음식이 내 가족의 어디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모든 번거로움이 덮어질 거라는 그런 마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