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스콜라 꼬마지식인 3
양지안 글, 강경수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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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래를 미리 부모가 지워주는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내가 원하는 직업군을 은근슬쩍 강요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 꼬맹이, 아기인줄 알았는데 은근 자기 주장이 있는 터라, 뭐가 되고 싶냐고 묻는 엄마 말에 예전처럼 순순히 엄마 예상대로 답변해주질 않는다. 그냥 지금은 탐색 기간인가? 뭐가 하고 싶다고 해도 사실 그건 위험하고 어떻고 하며 엄마가 미리 말을 잘랐던게 흠이 된 걸까? 앞으로는 아이가 스스로 책을 읽고 원하는 직업을 찾아볼수 있게 강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렸을 적에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이었을까?

사실 적성에는 선생님이 참 잘 맞을 것 같았고, 아니면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기도 하였는데..

어려서부터도 일찌감치 현실에 눈을 떴던 터라 화가는 배가 고픈 직업일 것 같고 (당시 영화나 드라마 속 예술가들이 배고픈 직업인 경우가 많아서 ) 자아가 강해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도 싫어서 남들이 좋아하는 몇 직업에는 눈길을 주지 않았으며 선생님보다는 더 훌륭한(?) 일을 하고 싶었다. 뭐 사실 둘러둘러 말하자면 책에 나온 경찰관도 하고 싶고 판사도 하고 싶고 의사도 하고 싶은 승규처럼 어느 하나에 딱 꽂혔다기 보다 두루뭉술, 내가 뭘하면 좋을지 나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는 편이 가장 옳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산다는 것, 사실 어른들도 자기 일에 대단히 만족하는 사람을 찾기는 무척이나 어렵다.

일반 회사건, 특정 직업군이건 자기 만족도가 높은 사람을 찾는다는 일 자체가 희박하게 느껴진달까? 어느 직업이건 힘든 일이 있기 마련인데 일을 좀 즐기면서 하는 경우에는 힘들어도 그것을 참아내는 것이 더욱 강해지지 않을까 싶어서 100% 만족이 아니더라도 즐기며,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싶어졌다. 우리 아들도 그런 일을 찾아야 할텐데.. 지금 같아서는 레고 발명가 같은게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6살 아들이 레고에만 푹 빠져 있다.

 

나는 커서 어떤 일을 할까?

꿈과 직업에 대해 발표를 하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일, 내지는 자신의 특성을 살리거나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진지하게 흥미가 생긴 일 등을 자신의 미래 직업으로 삼고 싶어했다.

한때 해리포터 등이 영화, 소설 등으로 대 유행을 했을 적에 초등학생들의 장래 희망란에 "마법사"가 적힌 적도 여러번 있었다 한다. 우리 어릴 적에는 마법사를 적는 사람은 없었는데.. 세상이 갈수록 변화하고 있는 것이 예전에 비해 가수, 탤런트 등을 꿈꾸는 연예인 지망생 꼬마들도 많이 늘었고, 어려서부터 공무원같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는 경우도 많이 늘었다 한다.

 

책에서는 꽤 다양하면서도 구체적인 직업들이 아이의 특성에 맞물려 소개되었다.

예전에는 운동 잘하는 아이들이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리기가 많이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축구선수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는 한국 선수들이 늘어서인지 어린 꿈나무들 중에서도 축구선수를 지망하는 경우도 많은 듯 하였다. 책에서 역시 축구선수도 맨 처음 등장하는 장래희망이었다.

 

스쿠버 다이빙 강사, 디자이너, 그리고 조금 더 분화된 테마파크 디자이너(이 직업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제빵사, 자영업자, 동물 행동학자, 동화작가, 수의사, 만화가, 의사, 판사 등등 정말 많은 직업들이 소개되었다.

제빵사가 되고 싶은 빵을 정말 좋아하는 은석이, 그리고 그 은석이를 좋아해 빵집을 하고 싶어하는 동희 등의 이야기는 재치있는 웃음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나로호 발사와 우리나라 최초 우주인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관심이 우주에까지 미치게 되어 우주인이 되고 싶은 친구가 생겨났고, 외계어든, 지구의 언어든 통역을 해내는 통역사라는 직업도 소개되었다.

 

그리고 맨 끝에는 이 책의 화자로 등장한 연호.

발표하기도 부끄러운 연호가 등장했지만 용감해야하는 소방관이 되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내는 훌륭한 일을 하고 싶다고 당당히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책은 초등학교때부터 일찌감치 아이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그런 책이었다.

예전에 과외를 했던 제자가 손재주가 엄청 좋은 아이였는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본인 스스로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고, 성적이 좋은 아이들 위주로만 상담을 해주는 학교에서는 모든 아이들을 두루두루 챙기며 진로 상담해주는 것까지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2년동안 아이를 지켜본 나의 소견으로 조언을 해주고 그 일을 하려면 이런 과에 진학해야한다 말을 해주니 그런 과가 있는지도 몰랐다며 너무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이는 지금 그 길로 성공가도를 걷고 있다. 내가 가르쳤던 그 아이가 어릴 적에 이런 동화를 읽었더라면 (그때 이렇게 자세히 잘 나온 동화가 있었더라면 )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는데 어려서부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꿈을 갖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동화를 통해서 다양한 친구들의 생각을 들여다보고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대입해보고 생각해보는 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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