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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식탁 - 만들기도 치우기도 쉬운
이현주 지음 / 지식인하우스 / 2013년 5월
평점 :
예전 직장 선배가 결혼후 딱 1년만 열심히 요리를 해보고, 이후론 주로 외식에 의존하게 되었다 해서 어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었는데, 내가 결혼해보니 정말 딱 그 모습이었다. 결혼 후 첫 1년은 정말 열심히 요리를 해먹었다. 신랑도 집에서 같이 먹는 시간이 많았고, 레시피 보고 새로운거 해먹고 하는게 무척이나 즐거웠다. 사실 지금도 신랑은 내가 해주는 요리를 대부분 다 맛있다 좋아는 하는데, 어째 예전만큼 열심히 만들어지지가 않는다. 신랑에게도 미안하지만 제일 미안한 것은 나의 금쪽같은 보물 내 아들에게이다.
우선 어른들은 맵고 짜고 자극적인 요리를 하게 되는데 아이에게는 그런 요리를 해줄 수 없고, 먹이기 싫은 인스턴트나 뭐 그런 재료들을 몇가지 빼다보니 어쩌다보니 심한 편식을 유도하는 엄마가 되어가는 듯 하였다. 차라리 뭐든 자유로이 먹이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 모양새로 말이다.
그래서 예전의 요리하던 열정을 다시 되살려야 가족의 건강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 반성이 되고 있는 요즘이긴 한데..
여름이라 너무 입맛이 없다. 나부터도 그렇고, 맛있게 먹어줄 신랑조차 입맛이 없다.
2인식탁.
이 책은 나같은 아기 한명인 부부, 내지는 신혼 부부 등이 보기에 좋은 간단한 식탁이다.
지금도 1식 몇찬씩 잘 차려서 드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나같은 경우에는 손이 무척 느려서 요리 한가지를 하려면 정말 거기에만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기에 한 식탁에 많은 요리를 후다닥 올리는게 사실상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이 책은 간단하고도 손쉽게 뚝딱 차려먹는 식탁을 소개하고 있다. 건조, 냉장고에 두는 시간 등을 제외한 실제 요리에 들어가는 시간들까지 레시피별로 수록하고 있어서 계획적인 식사를 준비하려는 초보 주부들에게 더할 나위없이 유용한 팁이 될 수도 있는 책이다.
스피드 아침 식사, 브런치, 한접시로 즐기는 면요리, 밥요리, 그리고 속이 든든한 저녁 상차림, 엄마를 닮고 싶은 손맛 반찬, 간식까지 책임져주는 홈베이킹과 가족과 손님까지 반하게 할 특식들까지.. 다양한 레시피가 수록되어 있는 요리책이었다.
브런치 카페에서 맛있게 먹어봤으나 홀랜다이즈 소스 딱 1~2인분 만들 레시피를 못 찾아서 못 만들어본 에그 베네딕트. 이 책의 레시피는 2인 기준이라 도전할만 하였다.
다른 메뉴들 보다도 가장 브런치메뉴에 눈길이 많이 가는걸 보니 당장 해보고 싶은 메뉴가 브런치 메뉴여서인가보다. 아이 먹이기에도 괜찮아보이는 채소와 달걀, 소시지 등을 듬뿍 넣어 쪄낸 프리타타, 비슷한 재료들이지만 구워내는 방식의 오픈 오믈렛 등은 계란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야채까지 골고루 먹이기 좋은 브런치가 아닐까 싶었다.
이탈리아 만두처럼 보이는 뇨끼의 경우, 실제 반죽을 해서 모양을 잡아 만드는 레시피까지 잘 나와있어서 건면 파스타를 끓여먹는 느낌이 아닌 생 반죽으로써의 뇨끼의 맛을 제대로 느껴볼수있는 요리로 꽤 맛이 좋을 것 같았다.
저녁 상차림은 한식을 좋아하는 아빠 입맛에도 잘 맞는 그런 메뉴들이 눈에 띄었는데, 한식 찹스테이크의 경우 레드와인과 굴소스 등을 넣어 소스는 양식 스타일이지만 꽈리고추가 더해져서 칼칼한 한국식 쇠고기 볶음 요리가 된 퓨전 메뉴였다.
아삭이 고추도 사실 씻어서 그냥 고추장에만 찍어먹곤 했는데 책에서는 된장과 고추장, 아가베 시럽 등등을 섞어 한입 크기로 썬 아삭이 고추를 조물조물 무쳐서 반찬으로 만들어놓은것이 색달랐다.
유자청을 넣어 향긋함을 더한 유자 스콘, 얼그레이 티백을 우려 넣어 만든 얼그레이 머핀 등의 티타임을 도와줄 맛있는 간식들도 눈에 띄었다. 익숙한 등갈비찜 등의 요리도 있었지만 감말랭이 무침, 곶감 인절미 등 이 책에서만 만나는 색다른 요리들도 눈에 띄었다.
가족을 위해 꼭 만들어봐야할 122가지 요리라는 타이틀이 오늘따라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떡 벌어지는 한상차림이 힘들다면, 손쉽게 차리더라도 엄마표로 차리는 밥상으로 아이 밥상에 좀더 신경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