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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제너레이션 - 좀비로부터 당신이 살아남는 법
정명섭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5월
평점 :
이 책은 재미로 읽기보다는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매뉴얼(?) 같은 느낌이었다.
예전에 자못 진지한 기분으로 "재난이 닥쳤을때 필요한 단 한권의 책" http://melaney.blog.me/50112448107 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미국 최고 전문가가 말해주는 생존 매뉴얼이라 우리나라 정서상에는 좀 잘 안 맞더라도, 이렇게 대비하는 사람들이 정말 있구나, 재난 영화 등을 보며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구체적인 것들이 필요하구나 하는 것들을 배운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 책이 정말 필요할 때가 제발 오지 않기를 바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 책.
처음엔 당연히 소설 정도로 (물론 소설이다) 생각했는데, 독특하게 씌여져있다. 스토리는 좀비 사태가 발생하고, 그 자리를 벗어나는데까지의 약간의 모험이 곁들여진 내용이지만, 스펙터클한 대서사시 같은 느낌이나 무슨 또다른 사연 등이 들어가 있기보다는 정말 말 그대로 좀비에게서 벗어나는 방법, 조금이라도 더 버티기 위한 방법, 심지어 사람을 잡아먹고 좀비로 만드는 그 상대 좀비를 없애는 무기 제작법 등까지 자세히 언급되어 있었다.
다소 코믹한 부분들도 있었지만 사실 난 이 책 역시 진지하게 읽었다.
정말 진지해지고 싶지 않지만 진지해지는 분위기랄까.
어떤 사람들 (낢 웹툰 작가님처럼)은 좀비에 대해 매력을 느끼고 푹 빠지기도 한다는데, 절대 난 그럴 생각이 없었고.
시커먼 얼굴로 더이상 의식이 없는 채로 사람들을 잡아먹고 괴력을 발휘하고 다닌다는 좀비 이야기를 듣자, 공존 자체를 거부하고 싶은 심경이었다.
워낙 전기와 물 (상하수도 포함) 등의 혜택들 누리고 살던 문명인인지라 그 모든 것이 끊겼을때의 위기상황(좀비 사태에서도 물론 금새 그런 상황이 된다고 한다.)에 대처하는 방법을 강구하기란 정말 막막하기 이를데 없는 것이었다. 기름이 꽉 채워진 차로 이동을 하면 좋겠지만 기름도 금새 떨어질테고 적재적소에 좀비를 피해 자동차로만 긴 여행을 한다는게 힘들 수도 있고..걸어서 도망을 가면서 내 몸을 지킬 무기와 며칠이라도 버틸 식량을 챙겨야 하고 배터리로 들을 수 있는 라디오를 이용해서 수시로 정부의 방송 등을 들어야 한다는 것, 아.. 행동이 굼띠고 겁이 많아서 재난 영화 등을 보면서 살아남는 생존자 보다는 일찍 나가떨어지는 엑스트라가 어쩐지 내 운명이 될 것 같아 느끼는 1인이었기에 읽으면서 일찍 좀비의 희생양이 될 듯, 공포를 미리 맛봐야했다.
살아남는다는 거, 정말 만만치 않은 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