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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크로니클 ㅣ 시원의 책 2
존 스티븐슨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에메랄드 아틀라스를 읽을 적에도 그 흥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것 같은데..
파이어 크로니클은 정말 못 읽고 지나쳤으면 땅을 두번은 때렸을 대작이었다.
정말 너무나 재미있었다.
평소에 소설을 읽고도, 청소년과 초등학교용 소설은 성인 소설과 분류해 블로그에 기록하곤 했는데, 이 책은 잠깐의 고민 끝에 그냥 소설란에 올리기로 하였다. 어른이 읽어도 재미나니까.
판타지 소설들은 정말 상상력의 극대화를 추구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읽다가 아쉬움이 드는 책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생생함 그 자체이다.
게다가 이번 2권, 파이어 크로니클은 세 남매가 두개의 시공간으로 나뉘어 각각의 중요한 이야기를 흘려 들려준다는게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사실 아주 재미난 영화들도 한참 이야기를 펼쳐내놓고서 결국 흐지부지 결말을 내는경우가 많아서 결말이 아쉬운 영화들이 많지 않은가. 소설들도 끝까지 재미난 경우를 찾아보기가 무척 힘들다. 특히 환타지처럼 대대적으로 일을 벌여놓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영화로 만들어져도 무척이나 환상적일 그런 영상미와 함께 생생한 모험담에 놀라움 그자체라는 생각만이 들었다.
이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가보고 싶을 정도로.
사실 너무나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요즘 닥친 일이 많아서 책 읽을 시간이 좀 부족했던 터라 너무나 두꺼운 두께에 언제 이걸 다 읽지? 하는 걱정을 하였다. 그런데 역자의 말대로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 터너", 내가 재미난 책을 평할때 쓰곤 하는 , 술술 읽히는 책이라는 표현 그대로의 책이었기에 잡자마자 내려놓을 수 없는 재미에 빠져들고 말았다. 카톡이 들어오는지 어떤지도 모른채, 정말 두세시간 책에 푹 파묻혀 모든 걱정을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머릿속까지 개운하기도 하였다. 이런 즐거움이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지.
파이어크로니클을 읽기에 앞서서 에메랄드 아틀라스의 내용을 (나온지 한참되었다고) 잊어버려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파이어 크로니클 앞부분에서 간략히 정황이 소개되기에 금새 다시 몰입할 수 있었기때문이었다.
부모님과 어려서 헤어지고, 고아원을 전전하며 10여년 넘게 고생스럽게 살아온 삼남매.
삼남매는 자신들이 그냥 불우한 삼남매가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세계에서 영웅이 될 정도로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되는 존재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찾아온 에메랄드 아틀라스. 시간의 책은 케이트 첫째의 책이었다. 그들은 그 책을 다시 돌아온 인간의 세계의 고아원에 잘 숨겨 두었는데, 여전히 고아원장의 핍박이 심해 아이들은 다시 자신들을 돌봐주었던 핌 박사(마법사)에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그러나 그와 연락할 길이 소원하였다. 답이 없는 연락만 계속 보내던 케이트. 케이트는 계속 이상한 꿈을 혼자 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다시 삼남매를 찾아나서는 어둠의 세력때문에 세 아이는 흩어지게 되었다. 케이트는 에메랄드 아틀라스의 힘으로 마법과 인간의 세계가 공존하고 있던 마지막 시기인 1899년으로 돌아가고, 남은 두 아이는 핌 박사와 함께 두번째 시원의 책, 크로니클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삼남매중 남자임에도 제일 약해보였던 마이클의 활약이 제대로 돋보이는 2권이었다.
하나의 이야기만 흥미진진하게 끌어가기에도 버거울 법한데, 작가는 케이트의 1899년의 이야기 역시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동시에 진행을 시켰다. 케이트는 100년전의 세계로 돌아가서,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에 놀라움 가득한 시선을 던지게 된다. 정말 아주 오래전 그런 세계가 있다가 분리된거라면, 이런 상상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다. 늘상 숨어있는, 숨겨져있는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독립의 날'을 통해 분리된 세계였다니.. 케이트는 그 곳에서 "꼭 만나야 했던" 소년 라피를 만나게 되었다. 라피 역시 케이트를 꿈에서 만나 기억했던 소녀였다. 서로에게 강한 호기심과 끌림을 갖게 되는 아이들. 하지만 라피는 보통 소년이 아니었다.
다시 마이클의 이야기로 돌아와서.. 맏이인 케이트와 달리, 마이클에게는 크게 의존하려 들지 않는 한살 어린 동생 엠마.
그래도 마이클은 엠마에게 당당한 오빠가 되어보고 싶었다. 게다가 케이트는 엠마를 마이클에게 강하게 부탁하지 않았던가. 형제애라는게 이런 것일까. 꼭 손윗사람이 책임감으로 이끌수있다 장담은 못하지만 으레히 우리는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마이클 역시 그것을 해내었다. 아주 강한, 내면의 힘으로 말이다.
사실 핌박사는 아이들이 어려울적마다 나타나 돕는 것 같아도 막상 아이들이 진짜 위급한 상황 등에 처하면 결국 그들 스스로 헤쳐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만다. 어린 아이들이 헤쳐나가기에는 정말 끔찍할 수 밖에 없는 일들인데도, 어느어른들 못지않게 아이들은 잘 해결해나간다. 그러니 아이들이 주인공인 소설이겠지만. 어찌 됐건 아이들의 활약은 정말 눈이 부실 정도였다.
선택받은 세 아이들, 그리고 하나의 예언.
3권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너무나 궁금한 결말로 진행이 된채, 아쉬움 속에 끝나고 말았다.
아이들이 무사히 3권의 책을 다 찾아내고, 10년간 감금이 되었다 도망친 부모님까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누구를 믿고 누구를 의지하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소 가혹한 이야기들이었지만 그들의 대단한 모험이 정말 흥미로웠다는 데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