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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초대장 - 칭찬 ㅣ 저학년 어린이를 위한 인성동화 24
문인화 지음, 이경택 그림 / 소담주니어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학창 시절에는 내 마음이 이렇게 여린지 몰랐는데.
결혼하고 특히나 아이엄마가 되고 나니 내 마음이 이리 여림을 깨닫고 놀라게 되었다. 내 아이를 향해서만이 아니라, 아이엄마가 되어서인지 어떤 아이고 간에 아이들에 관련된 이야기면 눈시울부터 붉어지기 일쑤이다. 이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행복한 일만 있으면 좋겠다고,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 심지어 책이나 영화 속의 아이들 이야기만 읽어도 그 이야기가 밝은 이야기가 아니면 가슴이 아파온다.
이 책은 표지가 무척 밝아 보여서 개구진 어느 아이가 칭찬을 많이 받아서 상을 받는 그런 이야기인줄 알았다.
개구진 아이, 맞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승재는 그냥 개구지기만 한 아이가 아니었다.
우리 어릴적에는 그저 산만하다, 주의력이 결핍되어 있다 정도로만 생각했던 그것을 요즘에는 ADHD라고 명명을 하고, 약물 치료를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치료를 받게 한다는데 우리 때보다도 훨씬 더 ADHD의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았다. 정말 그 병을 모르더라도 그땐 그렇게 문제시 될 정도의 아이들이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엔 정말 제법 많은 모양이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학부형으로 학교에 가본적은 없지만, 가족 중에 초등학교 선생님이 많은데 정말 ADHD 학생 보는게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는 것이다.
승재는 열쇠를 잃어버렸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집밖에서 혼자 울다 잠들었고, 덕분에 엄마와 아빠는 목소리를 높여가며 서로 싸워댔다.
아이는 마음이 아팠다.
학교에서도 아이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가 없다. 선생님은 또또~ 라며 동화 속 주인공 이름이라고 또또하지만, 사실 또또는 또또~ 그랬어? 라고 나무라는 말이었을뿐이었다. 물론 승재는 어감의 차이로만 깨달았을뿐 그나마 또또는 좋은 의미라 생각하려 노력하였다. 친구들은 승재를 대놓고 ADHD때문에 전학온 아이라고 수군거린다. 그리고, 창피해하기까지 한다. 승재도 그러고 싶어 그러는게 아니었는데.
승재의 마음 속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다보니 가슴이 저릿저릿해왔다.
아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엄마와 아빠는 자신의 아이가 치료 대상이라 인정하기도 싫고, 그렇다고 따로 더 주의를 기울여 보살펴주지도 않는다. 승재는 학교 외 학원도 다섯군데나 돌고, 숙제도 혼자 못한다는 이유로 학원을 알아보는 엄마에게 싹싹 빌며 보내지 말아달라고 한다.
자기가 한게 아닌데, 사실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 눈에는 승재가 한 것이지만.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는 손과 발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승재는 그저 애가 탈 뿐이었다.
그런 승재에게 칭찬을 마구 해주시면서 따뜻하게 다가오신 어느 할아버지가 있었다.
놀랍게도 이 이야기는 그저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인 문인화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동화였다.
비밀이라 하셨지만 어렸을 적에 정말로 ADHD였다고 한다. 엄마는 새엄마처럼 나무라시기만 하였지만, 사실 따뜻하게 대해주신 할아버지의 칭찬 요법 덕분에 ADHD가 호전되고, 선생님에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으로, 그리고 이런 재미난 동화를 써주시는 동화책 작가까지 되신 것이었다. ADHD때문에 공부를 못할 거라는 편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이야기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따듯하게 어루만져줘야함을 들려주는 이야기기도 하였다.
ADHD는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약물때문에 너무 풀이 죽어있는 상태가 되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도 들었다.
어느게 옳은 것일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저자분과 동화속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처럼 잘못을 꾸짖지만 하지 말고, 칭찬으로 감싸주시고, 아이 스스로 자존감을 키울수있도록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정말 약물의 힘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기적적으로 우뚝 설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