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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워드의 선물 -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필생의 가르침
에릭 시노웨이 & 메릴 미도우 지음, 김명철.유지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미국 경영학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고의 교수인 하워드 스티븐슨.
그가 40년 넘게 근무한 하버드 교정을 거닐다 어느날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였다. 너무나 다행히도 그는 바로 지나가는 이에 의해 구조되었고,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무척이나 가까운 병원에서 빠른 치료를 받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인생 최고의 조언자라고 할 수 있는 하워드, 그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제자 중 한사람이었던 에릭은 너무나 놀라 달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
쓰러진 사람은 하워드였으나 자신의 삶이 바른 삶이었다 확신할 수 없었던 에릭이 더욱 초조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수년간 하워드와 나누었던 금쪽같이 귀한 대화와 조언들을 책으로 엮고 싶다는 결심을 굳히고, 하워드와 만나 산책하고, 커피를 마시며 주고 받은 이야기, (하워드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뿐 아니라 에릭의 이야기까지 담겨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를 엮어 책으로 만들게 되었다. 바로 이 책 하워드의 선물을 말이다.
어렸을적부터 이야기책만을 좋아해온 나는 어른이 되서도 그 습관이 쉽게 바뀌질 않았다. 인문서나 자기계발서적 등 보다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 먼저 손이 가곤 하였다. 그런데 간혹 정말 괜찮은 책들이 눈에 띄어 읽게 될때가 있다. 하워드의 선물도 그런 맥락에서 소설보다 재미나게 읽은 그런 교훈적인 이야기였다 말하고 싶다. 책을 읽어야지 하고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자꾸 가는 곳마다 눈에 띄었다. 하워드가 쓰러지고 나서 결정적으로 깨달았던 인생의 전환점. 아니 사실은 그보다 먼저 깨닫고 있었던 이야기였겠지만, 죽어도 이제 여한이 없다 느끼는 그일지라도, 더욱더 사람들에게 헌신적이 되어 모르는 사람의 전환점, 고민을 위해서도 같이 고민하고 답을 구하려 노력해주는 그 자세야말로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은 누군가, 이렇게 현명한 사람이 나를 위해 조언해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인생, 어떻게 하면 후회 없는 삶 (사실 후회없는 삶을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겠지만 그래도 노력여하에 따라 달라질수 있는 거라면), 만족할만한 삶을 살아볼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는, 또 지금의 삶에 대해 고민이 많은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이 될만한 책이 아니었나 싶다.
에릭과 하워드의 일상적인 조언이라기보다는 마치 정말 때를 만난 사람들처럼 에릭에게 나타난, 고민을 털어놓은 주변의 친구들, 혹은 낯선 이 조차도 에릭과 하워드는 외면하지 않고 그들에게 조언해줄 일을 충분히 토론하고 답을 얻어낸다. 물론 하워드가 에릭에게 주로 조언해주는 관계였지만 말이다. 에릭은 직장 내에서의 자신의 불안한 위치로 인한 고민, 여태 해온 공부가 자기의 길과 맞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경우,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이 등의 다양한 고민들에 대해 하워드에게 정말 인생 최고의 선물같은 주옥같은 해답을 듣고 또 전해주었다.
똑똑한 사람은 많아도 현명한 사람은 드물다는데, 하워드는 그 둘 모두를 갖추었다 한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을 돕도록 배우고 자라난 그인지라 늘 그의 인생에서 타인에 대한 조언이 빠지질 않았는데 한번의 쓰러짐으로 인생에 대해 더욱 깊이있는 성찰과 해답을 얻게 된 그의 타인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은 읽는 이까지 정말 뭉클하게 해주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길이 막혀 고민이라는 사람들, 나만 지금 위급한 것 같은 사람들, 그 모든 사람들이 하워드의 조언을 들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나 역시 몇번의 전환점을 맞았던 것 같다. 쉽게 말하자면 잘 다니던 대학(?)을 그냥 끝까지 다닐 수도 있었지만, 좀더 다른 미래를 위해 다시 수능을 봐서 다른 대학, 다른 전공을 선택했고, 직장 역시 그렇게 처음에는 좀 끈덕지게 다니지 못한 내가 이상한게 아닌가도 싶었지만 진정 나를 위한 곳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였다. 물론 그 직장들이 하나같이 나와 잘 맞았다고 생각하진 못하지만, 여러 이유로 좋은 경험들이었다 생각이 된다.
그리고 지금, 나는 어떤 인생의 전환점에 놓여있는가. 현실에 만족하고 그냥 이대로 안주하고 싶다면 고민할 여지가 없겠지만 뭔가 아주 작은 것이라도, 아니면 내가 고민인지도 모르고 있었던 그런 것조차 다시금 진지하게 고민해볼 여지가 있는 거라면, 하워드의 선물을 다시 한번 빼곡히 읽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나만을 위한 맞춤 조언을 찾기 위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