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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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잘 보지 못하지만, 신랑과 함께 가끔 보는 프로는 뉴스 아니면 ebs의 다큐멘터리 등이다. 특히나 다큐멘터리를 틀기 위해 튼 EBS에서 가끔씩 강렬한 멘트와 영상으로 눈길을 끄는 프로가 있었으니, 역사 e가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무엇인지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축된 말로 호기심을 잔뜩 부풀려놓은 그것은 대단한 반전을 지닌 흥미로운 영화처럼 우리의 눈과 귀를 그대로 고정시켜 버리곤 하였다. 지식 e의 인기도 높다던데, 역사 e도 마찬가지였다. 교과서 밖의 세상,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마저도 그 놀라운 영상으로 담아내기 위해 엄청난 양의 자료 조사를 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진솔한 역사를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었던 것이다.

엄청난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영화 광해. 신랑과 함께 그 영화를 보는데, 바로 이 역사 e와 똑같은 내용을 신랑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영화 광해에도 그 내용이 나온다. 물론 광해의 내용은 픽션이 가미된 터라, 도플갱어와 같이 왕을 똑같이 닮은 서민이 백성을 이해하는 왕 광해의 이야기를 담아낸 것이었는데, 신랑이 이야기하는 뒷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기 이를데 없었다. 그런데 그 똑같은 내용이 바로 이 책 역사 e에 담겨있다니..

왕이 투항을 하라 명을 하였다. 그것도 사대부들이 떠받드는 명이 아닌 그들이 오랑캐라 칭한 금 앞에 말이다.

광해의 그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었다. 신랑이 이야기해준 부분은 바로 광해가 사람들의 인심을 얻게 된 부분이었다. 우리에게는 그동안 폭군으로만 알려져있던 광해가 사실은 진심으로 제대로 된 자립 외교를 할 수 있었던 현명한 왕이었다는 것. 오히려 그 아비인 선조는 도망가기 급급해서, 왕세자를 사지에 내몰고 자신은 몸을 숨겼으면서 정작 광해가 인심을 얻게 되자, 그 사실 역시 질투하는 치졸함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또한 책에 그대로 나오고, 또 선조가 궁을 버리고 도망가면서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된 내용 역시 책의 후반부인 징비록을 다룬 부분에 자세히 다뤄져 있었다. 왕이 피신을 갔다고만 알았을뿐, 광해를 사지로 내몰면서 그가 전쟁으로 인한 백성의 참극을 지켜보고 같이 고생했다는 부분과 왕의 도망으로 인해 화가난 백성들이 또다른 왕자들을 적국에 고발하기까지 했다는 사실 등은 모두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 사실들이었다.



역사는 드라마틱한 사실을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아 어느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할 수 있다. 그런데, 정설이라 생각했던 것이 뒤집어지는 야사의 경우, 더욱 흥미진진하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들을 티브이 영상처럼 강렬하게 짚어주며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비로소 상세한 부연 설명으로 자세히 풀이를 해주고 있었다.

너무나 흥미로워 책을 잡자마자 끝까지 다 읽어내릴 정도로 말이다. 정말 너무나 재미있게 몰두한 책이라 말하고 싶다.





재미나게 읽은 부분들도 있었지만, 가슴아픈 그런 이야기들도 담겨있었다. 바로 어제도 뉴스에서 접한 위안부 할머니의 절규가 담겨있었다. 위안부로 살아야했던 할머니들이 숨어 지내며 과거를 외면하려 하자, 일본은 뻔뻔스러운 얼굴로 증인도 없다며 전쟁범죄를 은폐하려 하였기에, 1991년 세상에 어렵게 자신을 드러낸 김학순 할머니의 사연을 시작으로 과거의 치부가 낱낱이 공개되고 말았다.그렇게 위안부 할머니들은 하나둘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당시 234명으로 등재되어있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하나둘 세상을 뜨시고, 2013년 아흔 가까이 된 할머니들의 생존 숫자는 58명 밖에 남아있지 않다 하였다. 위안부 소녀상에 해서는안될 못될 짓을 하는 일본 극우파 세력이나 할머니들의 쉼터에 저속한 편지와 영상을 보내는 일본의 그룹등의 행태를 보면, 그들의 선조가 저지른 만행을 반성하기는 커녕, 최소한의 인간의 기본 양심도 없는 듯한 모습에 치가 떨리기도 하다.



역사 e는 짧은 영상 속에 잊지 말아야할 우리의 깊은 역사를 담아내고 있었다.

잊혀질 뻔한, 그러나 잊혀져서는 안될 이야기들서부터 미처 몰랐던 이야기들.

일본 사무라이가 우리나라에 자진 투항해, 조총 신기술을 알려주어 우리나라에서도 임진왜란 당시 귀화한 일본인 장수를 선두로 해 조총 부대가 생겨났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고, 왕조다 마음대로 들여다볼수 없었던 실록이 되기 전의 사초에 대한 이야기도 처음 접하였다.





드문드문 보던 역사 e를 보며 한데 모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렇게 책으로 꼼꼼히 다시 만나니, 교과서 안의 규격에 맞춘 역사가 아닌 우리가 미처 몰랐던 역사의 퍼즐 조각들을 맞춰나가는 재미에 밤이 깊어가는 줄을 모르고 빠져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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