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꼬마 니코 ㅣ 피리 부는 카멜레온 100
스테파니 오귀소 그림, 아그네스 라로쉬 글, 조정훈 옮김 / 키즈엠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어릴때 나도 만화에서 본 슈퍼 영웅들이 되고 싶던 때가 있었다.
남보다 빨리 달리고 힘도 세고, 그래서 아무나 건드릴수 없는 그런 영웅 말이다. 누가 날 건드리거나 하는건 아니었지만 그냥 내게 힘이 있으면 좋겠다, 투명인간이면 좋겠다 그런 상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장 바랬던 것은 축지법, 집에 빨리 도착하거나 눈뜨면 학교라거나 그런 기술을 습득하고 싶었다. 또 어릴적 보던 공상만화 중엔 지구를 지키는 로봇 조종사 같은게 많아서, 저런 특공대가 되려면 참 운동신경이 좋아야 할텐데 하면서, 위급 상황시 빨리 행동할 수 있는 특공대원들이 참 부럽기도 했다. 참 운동신경 하나만큼은 끝내주게 떨어졌던 아이였기에..
귀여운 소년 꼬마 니코.
작고 어린 아이라 등교길에 지나가는 아저씨가 발을 밟고 지나가기도 하고, (사실 아저씨들이 좀 조심해야하지만 다들 출근길이 바쁜지 니코의 발을 밟고도 그냥 지나가기 일쑤였다.) 학교앞에서는 힘센 악동 앙리에게 구슬을 뺏기기도 한다.
니코는 슈퍼 니코가 되고 싶었다. 힘 세고 용감한 니코가 되어서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을 물리치고 싶었다.
마음은 굴뚝이지만 약한 모습으로 속으로만 삭일뿐이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니코는 하루 종일 머릿속이 복잡하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까지 수퍼니코의 꿈은..이어질뻔했으나, 니코는 스스로 깨닫는다.
그만. 수퍼 니코는 없어. 나는 그냥 니코야.
그렇다고 니코는 좌절하지 않는다.
그냥 니코지만, 현명하게 처신을 한다.
다음날 깨달음을 얻은 니코가 더이상 투덜거리지 않고, 속상해하지 않으며 문제가 될 일들을 알아서 잘 처리하거나 미리 피하는 모습을 보여서 무척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막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들. 사실 걱정이 무척 많았다.
무척 여린 아이인데다 친구를 사귄 경험이 많지 않아서 이미 기관 생활에 익숙해진 또래 친구들에게 치이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어제도 유치원에서 찍은 단체사진을 선생님께서 보내주셨는데 내 눈에는 우리 아이만 한없이 어려 보여 여전히 걱정스러운 마음이었다.
처음엔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이젠 울지 않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었으면좋겠다. 니코처럼 속으로만 삭이지 말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녔으면 좋겠다.
꼬마 니코. 그림도 너무나 사랑스럽고, 하나하나의 장면들이 일러스트 컷처럼 와닿는다. 그림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너무 행복할 정도로 사랑스러운 느낌이랄까. 글씨 또한 동글동글 참 귀여운 글씨체라 그림의 연장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슈퍼영웅이란, 사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영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일이다. 현실 속의 나는 나일뿐이다. 어른들도 사실 니코처럼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 니코가 잘해내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 아이가 해낸듯 뿌듯하기만 하였다. 우리 아이도 꼬마 니코처럼 자신을 찾고, 당당한 아이가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