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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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책을 무척 좋아했는데, 정작 그림책은 많이 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글밥만 가득한 책을 읽다보니, 더 어릴적에 읽었던 그림책들은 디즈니 명작 몇권 밖에 기억에 남아있지않다. 그림책 자체를 그때는 지금처럼 풍족하게 많이 볼 수가 없기도 하였다. 아이 엄마가 되어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고르다보니 참으로 다양한 많은 일러스트들에 내가 먼저 매료될 때가 많았다.

이 책 역시 엄마가 먼저 보고 반한 그림책이었다.

이 책은 사실 1953년에 사망한 마저리 키넌 롤링스의 작품을 사후에 판본이 발견되어 1955년에 레너드 웨이즈가드 그림으로 첫 출간된 작품이라 하였다. 그러니 거의 60여년 전의 작품이라는 것이었다. 그 작품을 레오 딜런, 다이앤 딜런의 일러스트레이터 부부가 2011년에 새롭게 그림을 그린 판본으로 2012년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명예상을 수상함으로써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오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러니까 2011년의 판본 책이다.

 

1930년대 미국 남부의 전원 생활이 배경이 되는 그림책.

그러고보니 어릴적 보던 초원의 집 같은 티브이 프로도 생각나는데, 그 시리즈는 1980년대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 하네요.

오래전 미국의 생활상이라 하니 이국적으로 느껴져, 제게는 두 시간대가 비슷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어요.

 

 

플로리다 외딴 곳 울창한 숲, 그 사이로 길이 하나 나있고 길을 따라가보면 칼포니아와 버기 호스의 집이 나와요.

칼포니아는 어린 소녀지만 타고난 시인이라, 사랑하는 강아지에게도 '마차를 끄는 말'이라는 뜻을 지닌 버기호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어요.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행복한 날 아침 칼포니아는 아빠에게서 불경기라는 말을 들었어요.

불경기란 모든게 팍팍해져서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때라 하네요. 아빠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생선을 파는데 요즘엔 생선이 잡히지 않아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구요.

 

 

 

귀여운 칼포니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멋진 시를 지어 보아요. 하지만 물고기를 구할 수 없는 아빠 귀에는 칼포니아의 시마저도 들어오지 않는다 하네요. 칼포니아는 궁리를 합니다. 송사리밖에 안 잡아본 자기지만, 물고기들이 과연 어떤 먹이를 물고 싶을까? 그게 나라면? 하고 말이지요. 그리고 놀라운 생각을 해냅니다.

 

"내가 만일 물고기라면 말이야. 특별하고 아주 예쁜 것들만 물려고 할거야." 13p

 

 

 

그리고 마을에서 가장 현명한 알버타 아주머니를 찾아가 물어보아요. 어딜 가면 큰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지를요. 알버타 아주머니는 비밀의 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메기, 농어, 모래무지, 날치들이 잔뜩 있다는 비밀의 강은 소녀의 코끝을 따라가면 나온다네요. 하지만 칼포니아는 늘 앞쪽만 가리키는 코끝을 따라 어떻게 갈지 막막했어요.

그런데 숲에 가니, 토끼와 파란 어치 등이 소녀의 눈을 이끌어, 방향을 자연스럽게 바꾸게 만드는게 아니겠어요? 그리고 정말 놀라운 비밀의 강을 만나게 됩니다.

 

 

칼포니아는 머리에 묶어온 종이 장미를 매달아 메기를 낚습니다. 우와, 꼬마 소녀가 이렇게나 많은 메기를 잡다니 놀랍기만 했어요. 소녀는 물고기를 잡을때도 미리 양해를 구할 정도로 착한 마음을 지니고 있어요.

아이의 순수함이 이럴때 빛을 발하는구나 싶었지요. 어른들의 탐욕을 갖고 바라보았다면 절대 비밀의 강은 발견되지 않았을테니까요.

현실 속에 드며든, 불가사의한 이야기 그러나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 같지는 않고, 있을법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신비로운 이야기. 현실과 환상의 조화가 적절히 스며든 정말 신비로운 느낌의 동화였답니다.

 

 

 

게다가 착한 칼포니아는 돌아오는 어둑어둑한 밤길에 만나게 된 동물들에게도 물고기를 나눠주는 것을 잊지 않아요.

사람들뿐 아니라 동물들도 배고플 것을 걱정했던 것이지요. 또한 길을 알려준 아주머니에게도 들러 메기를 선물해드립니다. 모두 다 아빠에게만 갖다 드리는게 아니라 그렇게 넉넉히 자신의 마음을 베풀고도 아버지께 갖다드릴 메기가 풍족하게 남았어요.

아빠는 딸아이가 잡아온 물고기를 믿을수가 없었답니다. 이렇게나 크고 많은 메기를 잡아오다니 말이예요.

그리고 칼포니아 덕분에 마을의 불황도 사라지고 점차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어요.

마법은 멀리 있는게 아니었으니까요.

 

글도 그림도 너무나 매력적인 그런 그림책이었어요.

칼포니아가 찾아낸 그 비밀의 강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비밀의 강은 내 마음 속에 있네

언제든 갈 수 있는 그 강

알버타 아주머니의 말은 모두 맞았지.

하늘에는 황금빛 물결이 너울너울

강에는 옥빛 물살이 출렁출렁

강, 강, 비밀 속에 감춰진 내가 사랑하는 강. 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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