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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샌드위치 - 북유럽 행복 레시피
데비 리 지음, 김은기 그림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13년 1월
북유럽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에세이, 오픈 샌드위치입니다.
처음엔 신간 소개글을 읽고도 이 책이 레시피북인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책을 읽어보니, 너무나 예쁜 표지 그림하며, 삽화 등이 우선 눈에 띄고, 또 그와 잘 어울리는 글이 눈길을 사로잡는 어여쁜 인생 레시피 북이더라구요. 감성 에세이라고 해야 표현이 더 쉬울까요?
북유럽, 그 중에서도 덴마크 기업들을 한국에 소개하는 일을 하며 30대를 보낸 저자 데비 리님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아날로그 방식의 인생, 하지만 그 안의 훈훈함은 안데르센의 동화적 감상을 불러일으키고, 또 여왕마저 우리 이웃으로 생각하는 수평적 ㅏ고 관계 등을 엿볼 수 있는 친숙한 느낌의 덴마크를 느끼게 한 책이었지요.
덴마크에 대해서는 덴마크 아이들의 교육법에 대해 나온, 육아서를 제일 먼저 읽어본 것 같아요. 다른 책이 우선 떠오르지 않네요. 그 책에서 숲속 유치원 같은 자연 친화적인 교육을 받으며 경쟁을 강요받지 않고,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만 공부를 하는 자발적 학습 태도를 보며 우리와 정말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책 속 저자가 덴마크 기업인들에게 물어봤던 덴마크 최고 대학 등을 물어봤을 적에 정말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런게 과연 있는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덴마크 인들에게 놀라움을 갖게 되었답니다. 성적으로 서열을 매기는건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알게 모르게 존재하는 것이었는데 덴마크에는 정말 그런게 없나봅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그냥 편안히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글들을 곱씹어 생각해보게 됩니다.
직장 생활에 취미생활, 혹은 살림과 육아 등 그 어떤 이유로도 빡빡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우리 삶을 되돌아 생각해보며, 가끔은 어떤 식으로든 여유를 찾고 싶다 생각할때가 있지요. 그럴때 책을 펼쳐들기도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우리와 다른듯 닮은, 또 그러면서도 바라보고 있으면 행복해지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또다른 의미에서 빼꼼히 생각해보게 하는 여유를 주는 책이랍니다.
그저 막연히 적어나간 것들, 그것들이 5년후 실제 이뤄져서 깜짝 놀랐다는 어느 CEO의 이야기
일과 일의 관계로 만났지만 그들이 주는 것은 우리나라의 정과 같은 휘게라는 것이 있어서 (책에서는 LA타임즈에서 우리나라의 한과 비교해 휘게를 이야기해보라 했지만 딱 읽으니 정이더라구요 저자 또한 정과 비교했으면 좋았을뻔했다 이야기했구요. 왜 우리나라는 한의 민족으로 더 알려진걸까요? 문학 등에서 우리나라의 서글픈 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어 그런걸까요?) 공적인 관계 그 이상의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들임을 알게 해주었어요 어쩌면 저자 또한 인복이 있고 정으로 사람을 대하는 터라, 그렇게 오고 가는 휘게와 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요.
저자가 덴마크인 친구에게 받았던 약봉투에 감격해하자, 데비 또한 한국에서 그렇게 그 친구를 챙겨주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역시 사랑은, 정은 일방통행이 아닌가 봅니다. 또 저자의 생일을 마침 덴마크기업인들을 만나는 날 맞이하게 되었을때 키가 190cm 이상인 바이킹의 후예들이 일어나 바다사람의 정서로 씩씩하게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고 콩알만한 진주 목걸이를 수산전시회를 뒤져 찾아냈다며 선물로 건네주었다는 일화도 참 훈훈하더라구요.
기업대 기업의 일을 하면서 정까지 교감하고, 이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다루게 될만큼 감동을 받은 경우는 얼마나 될까요?
대부분은 그냥, 일이니 마지 못해 하거나, 다른 일을 해보고 싶다. 아 삭막하다 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건 그만큼 자신의 마음 또한 일은 일이지 하는 삭막함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그런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둘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를 하던 중, 덴마크 왕실 관계자들이 내한을 해서, 잠깐 방문을 해야한적이 있다고 해요.
그때 산후조리중에 나간 터라 정신도 없었을 텐데 마침 옆자리에 앉은 여성분이 자기도 아이 셋을 키우고 유치원 교사다 하고 소개를 해서, 이런 자리에 유치원 교사도 나오다니, 하고 의아해했다 합니다. 그런데 이야기를 계속 하다보니 덴마크 국무 총리 부인이었다고 하네요. (실제 그녀는 여왕, 공주 등 덴마크 왕실 분들과 직접 만날 기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자신이 국무 총리 부인이다 소개하지 않고, 유치원 교사라고 자신의 직업을 당당히 밝혀 소개하는 소박함, 덴마크인들에게 호감도가 높아지는 대목들이 참 많았어요.
사실 VIP란 돈이 많은 사람도, 남들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아닌 나와 관계를 맺으며 내게 행복을 주는 그 모든 사람이라는 것을, 저자는 일깨워주었답니다. 저 또한 소위 높으신 분들보다, 내 앞의, 내 옆의 소중한 사람들, 이웃들이 진정한 VIP로 와닿으니까요.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책, 저자의 따뜻한 감성만큼이나 이 책 꽤 괜찮은 책이었다 생각이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