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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페 일기 3 - 행복이란, 분명 이런 것 ㅣ 다카페 일기 3
모리 유지 지음, 권남희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12년 12월
다카페 일기 1권을 정말 인상깊게 봤었는데, 어느새 3권까지 나왔다. 큰딸 바다는 중학생 소녀가 되었고, 하늘이도 초등학생이 되었다. 아직 어린 아들만 있어 그런지, 어린 아기가 아닌 아이들의 일상 역시 멋진 사진 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었는데 (당연히 아이들의 이야기도 멋지다. 다만, 어린 아기들의 이야기가 더 사랑스럽고 의외의 포착을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했었다.) 정말 한결같이 가족을 사랑하는 식구들의 사랑이 그저 새록새록 담겨있어 어느 한 집의 일상을 정말 속속들이 들여다본 기분이었다.
아이들의 다 자란 이후의 사진만 있는게 아니라, 아직 아가티를 벗지 못했을 사진서부터 지금의 모습까지가, 순간 포착이 잘 이루어진 (정말 아이 아빠는 늘상 안경과 함께 카메라를 갖고 다니나 싶을 정도로) 사진에 재미난 멘트까지 적절히 잘 붙여져서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게 만들었다.
있을 수 없는 일 시리즈.
냉장고에 떡하니 들어가있는 사진이라거나, 어느새 아빠의 바지 길이와 같아져 버린 딸의 바지가 (아빠 키가 164 정도이다.) 빨래줄에 걸린 사진 등.
일본의 집이 워낙 좁다보니, 방이 세개라 해도 사실 안방이 따로 없이 다다미방을 거실겸 안방으로 (낮에는 거실, 밤에는 이불만 깔고 부부 침실로) 쓰고 있다는 방의 구조도 나와있었는데, 사진 속 집은 그리 좁아보이기는 커녕, 정말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담겨져있었다. 아이들의 모습도 행복하고, 무엇보다도 강아지 세마리의 활약 또한 대단하다. 특히나 두 긴 귀가 축 늘어진 단고의 활약, 주먹밥을 몰래 먹는다거나, 사랑하는 하늘이의 의자쯤 참아낼 수 있다거나, 하늘이가 충전재를 날리며 눈밭을 만들고 있으면 살짝 그 충전재를 삼켜주는 역할로 등장하기도 한다.
1999년부터 사진을 블로그에 게재한 이후로 하루 7만여건의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는 가족, 평범하지만 너무나 따사로워보이는 그들의 일상이 평범한가족이 맞을까 싶은 놀라움을 만드는 가족의 이야기.
사진이 대부분이고 그저 한두줄의 짧은 글로 채워진 이야기들이었는데 그 사진과 글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마법같은 일기였다.
물론 끝에 따로 실린 아내와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의 글도 재미났지만 말이다.
아이의 일상을 이렇게 하나하나 담아내 기억할 수 있는 기록으로 만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었다.
우리나라에도 윤미네 집이라는 사진첩이 태어나서, 시집갈때까지의 사진 기록을 그 아버지가 남긴 책으로 유명한 사진집이 있다는데, 그 책 역시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아기때는 정말 아기의 표정 하나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했는데 요즘에 아이가 조금 더 컸다고 사진을 너무 안 찍고 있는 것 같아 (아직도 아기티를 다 못 벗어서 너무나 사랑스러운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랑하는 울 아들의 사진도 이렇게 많이 많이 찍어주고 간단히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