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 제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이시카와 도모타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손에 잡자마자, 단숨에 읽어버린 책 그레이맨이었다.

정말 통쾌하다고나 할까.

어딘지 끝을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끝도 그저 허무하게, 혹은 뒷통수를 때리며 산산히 부서져내리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충분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책이었다.

 

티브이나 영화를 통해 만났던 수많은 영웅들, 그러나 현실에서 그런 영웅을 만나기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가난하고 힘이 없는 약자, 혹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 선량한 사람들이 권력과 돈 앞에 너덜거리는 세력에 의해 농락당하고, 정말 입에 담기에도 힘들 그런 짓들을 당해도,심지어 잔인하게 죽임을 당해도 세상은 통쾌한 복수를 해주지 않는다. 돈에 묻혀 변호를 하고, 돈에 묻혀 그들을 쉽게 세상에 다시 풀어준다. 억울한 것은 더러운 일을 당하고, 그저 파리목숨처럼 목숨을 잃어야하는 그런 사람들 뿐이다.

 

삶의 의지를 이어갈 수 없는 그런 막막한 현실 앞에 사람들은 이제 마지막 남았던 줄을 끊어내려 한다.

자신도 모르는 새에 희대의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 버린 소녀, 고객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말도 못하는 따돌림 속에 삶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 회사원, 그들이 삶의 끈을 놓아버리려 할때 그들 앞에 회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나타난다. 이름도 알수 없는 그, 그저 그의 의상과 인간이 아닌 듯한 느낌에 그레이라 불러버렸던 남자 덕분에 회색 정장은 이후 그레이로 불리게 되었다.

 

그레이는 자살을 목전에 둔 사람들을 알아보는 놀라운 능력이 있었다. 그 자신이 나락까지 추락했던 적이 있었기에, 그런 능력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구해내고, 자살의 원인이 되는 그 돈, 돈, 돈의 재분배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대규모 보석 절도 등을 감행하기도 한다. 현대판 홍길동 같은 사람이라고 해야할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할 놀라운 힘을 발휘해 약자들을 도와주는 그레이, 세상에 그레이같은 사람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통쾌할까 싶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도와준 사람들을 모아, 드러내지 않는 계획에 동참시키고자 하는 의뭉스러움을 갖고 있기도 하다. 목숨을 구해준 그레이에게 목숨을 걸고 충성하게 되는 사람들.

그들이 그레이와 함께 벌이는, 그리고 그레이가 추구하는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제2회 골든 엘러펀트상 대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시원스레 읽히는 책이었다. 덕분에 1회 대상 수상작인 염마이야기에 대한 흥미도 높아져서 책장에 꽂아뒀던 염마 이야기도 얼른 읽어야겠단 상승 효과가 생길 정도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