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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표 365 놀이공부
오선영 지음 / 박앤 / 2012년 12월
구판절판
엄마표 놀이에 대한 여러 책을 읽어봤는데, 이 책이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안토니가 우리 아이와 동갑이기 때문이었다. 평소 비바님 블로그에 들어가 이런 저런 정보를 보곤 했는데, 아이와 참 재미나게 잘 놀아주시는구나 했더니 일목요연한 책으로 정리를 해주셔서, 한결 보기가 더 수월해졌다.
3세부터 초등학교입학전까지 아이와 재미나게 놀고, 또 다양한 홈스쿨을 놀이로 찾아볼수있는 놀이법들이 국어, 영어, 수학, 예능, 창의 편으로 나누어 소개되어 있었다. 평소에 다른 엄마들이 책 읽고 독후활동해주는 것이나 이렇게 비바님처럼 엄마표 놀이수업 진행하시는 거 보면, 아, 이렇게 놀아주면 되겠다 싶으면서도 막상 실천하기가 어찌나 어려운지. 큰 맘 먹고 아이를 책상 앞에 앉히고, 이것 좀 해보자 하고 꺼내들면 아이는 스윽~ 빠져서 자기 하고 싶은 다른걸 하겠다 하면 엄마도 맥이 빠지기 일쑤였다. 뭔가 내게 문제가 있긴 한데, 그걸 빨리 알아차리고 다른 방식으로 아이와 놀아주지는 못할 지언정, 그래?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 하고 엄마도 모른체 내버려둔게 문제였다.
부족한게 많다 보니 늘 이런 책을 보며 아이에게 더 미안해지고 이렇게 하는 놀이법 , 응용하거나 따라해서 단 몇가지라도 놀아줘봐야겠다 느끼다 보니, 이런 놀이공부 책에 더욱 관심이 가기 마련이었다.
사실 엄마가 잘 못 놀아주어 그렇지 아이가 뭔가에 빠져서 하는걸 보면 참 잘 한다. 우리 아이가 언제 이렇게 컸지? 싶을 정도로 잘해내고 있는데, 엄마는 뭔가 아웃풋이 더 대단하게 나타나길 바라며 학습쪽으로 아이를 자꾸 끌고 가려하니 아이가 다른거 하고 싶다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이 책에서도 뭐든 아이와 하는 것을 놀이식으로 아이가 흥미를 갖게하는게 중요함을 강조한다.
날 보면 사실 공부를 놀이라 부를 뿐이지, 제대로 놀아주는건 아니지 않았던가. 이름만 놀이라 붙였을뿐이지. 그래서 아이가 싫다 했는지 모르겠다. 진정한 놀이란 이렇게 안토니처럼 웃게 만드는 것. 잘 보면 쉽게 따라할 수 있는게 많다.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조금만 아이디어를 내어도 공부와 재미나게 연계시킬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릴적에 워낙 오밀조밀하게 뭔가 그리고 만들기를 좋아했던 터라, 아이와 그렇게 놀아주면 참 좋겠다 , 그렇게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를 오년씩이나 집에 데리고 있었으면서도 아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나게 놀아주진 못했던 것 같아 너무나 미안한 마음 가득이다.
맨 먼저 나온 놀이유치원에서는 연령별, 월령별로 아이들이 손쉽게 집안에서 즐길 수 있는 놀이들을 두 페이지 정도에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국어 놀이 공부에서는 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연령별 전집 선택 참고 사항이라거나 책 읽히기에 대한 엄마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으로 시작하였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같은 아이를 키우고, 또 실제 아이와 각종 놀이학습을 통한 아이의 반응을 보며 실은 산 지식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할 수 있었다.
국어에서 단어 공부 뿐 아니라, 아이가 듣기에도 신경 쓸수 있도록 엄마 설명 잘 듣고 국기 찾는 게임을 하는 식도 아이가 공부라 느끼지 않고 재미나게 할 수 있을 듯 하였다. 이 국기는 세가지 색상을 갖고 있어. 검은색, 빨간색, 노란색 순서로 되어있단다. 어떤 국기일까? 하는 식의 엄마 설명이 이어지면 아이가 찾는 식이다. 사실 아이 교육이 참 막막하다가도, 어떤 부분에선느 기본적인 것을 아이에게 심어주지 못해서, 아이가 어려워하는 것일수 있단 생각도 많이 든다. 아이의 집중력과 듣기 능력향상은 학교 수업에 적응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 따로 이렇게 훈련이 될 수 있다면 무방비상태인 아이들에 비해 훨씬 덜 산만하고 높은 집중력을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글자보물을 찾아라는 아이 튼튼영어 수업시간에 본 그런 교구와 비슷한 교구였다. OHP필름과 검은 도화지만 있어도 금새 만들 수 있는 것이었는데, 그래서 튼튼영어 할적에 아이가 참 좋아했던 건데 이렇게 만들면 되겠구나 팁을 얻을 수 있었다.
그냥 책만 읽어주고, 문제를 풀게하는 재미없는 엄마의 공부법은 아이를 쉽게 질리게 한다.
아이가 홈스쿨 시간에 교사들의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교재 외에도 아이들의 흥미를 이끄는 재미난 교구들이 등장해서이다. 이 책을 보니, 집에서 엄마도 손쉽게 아이들의 교구를 만들어 흥미를 높이는 방법들이 많아, 이제부터라도 좀 찾아가며 아이와 놀아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놀아주려고 색상지도 한가득 사다두고, 아이 그림 그리는 용도로만 가끔 썼다.)
영어는 엄마들이 느끼는 산과 벽같은 존재이다. 영어를 너무나 잘하는 엄마도 드물게 있겠지만 잘하건 못하건, 내 아이가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 느끼는건 대한민국 엄마들 대부분의 바램이 아닐까 싶었다. 비바님은 자신도 영어꽝이지만, 영어잘하는 멘토 맘들에게 많이 배우고, 또 아이 영어 교육에 아빠와 함께 같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을 하고 있단 이야길 들려주었다. 만 30개월에 안토니가 나도 영어책을 읽고 싶어요 하고 울었다니, 아, 사실 좀 문화적 충격이기도 했다. 외국인 싫어. 영어 싫어를 벌써 시작한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나는 정말 뭘하고 살았나 싶은 그런 느낌.
영어 노출을 전혀 안하고 있던 나를 가장 반성케 한것은 매일 영어 노출 기록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것 하나라도 실천해나갈 수 있으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제대로 있는게 아닐까 싶은. 여태 하루에 한번도 아이에게 영어 안 들려주고 지나친 날이 참 많았는데, 앞으론 하루 한번이라도 반드시 영어를 들려줘야겠다 마음 먹었다. 따로 교재를 찾기까진 못하더라도 배우는 교재라도 들려주고 같이 읽고 하는 것을 반복해야 아이의 것이 되지 않을까.
공을 굴려 돈을 모아요 편은 아이 수학 놀이에 나온 이야기였다. 왜 안토니가 울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아이와 뭔가를 진행하다보면 꼭 엄마맘처럼 아이가 웃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가 이 책 엄마보는 책이야? 하다가, 이 장면을 펼치고, 근데 왜 이 친구는 울고 있어? 하고 말해서, 웃는 사진도 많은데 왜 이걸 펼쳤냐. 속으로만 생각했다.) 놀이 자체는 상당히 재미있어 보인다.
100단위의 연산을 배워보고 돈을 계산하는 방법도 배운다. 음, 연산 자체를 가르치지 않았는데, 100단위 연산이라니, 뭐 그래도 실제 아이가 쓰는 돈 단위라 생각하면 (앞으론 그보다 더 커지지만) 단위 자체를 넘 거부감 있게 생각안해도 될 것 같다.
어렵게 느껴지는 공부로 연계되는 국영수도 놀이로 배워볼 수 있고, 요즘 다양한 미술 놀이가 사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이렇게 집에서 재미난 퍼포먼스나 예능, 창의활동을 엄마표 놀이로 배워좀도 경제적이면서도 아이에겐 더욱 재미난 시간이 될 것 같았다.
그러니까, 내게 필요한건 정말 실천이다.
이렇게 잘 나와있는 매뉴얼까지 앞에 놓여있으니, 이젠 아이와 실천만 하면 되는것.
아이 기관 입학을 한달 앞 두고 있으니, 아무 것도 안하고 아이 시설에 보내는게 갑자기 막 불안해졌다.
놀라고 보내는거라 생각했지만, 이제 아이와 놀아줄 시간마저 부족하다 생각하니 하루하루를 좀더 유용하게 보내야할텐데.
요녀석은 엄마 속도 모르고 레고만 조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