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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맘의 외국어 홈스쿨링 - 영어 못하는 엄마의 외국어 교육 리얼 스토리
정현미 지음 / 비타북스 / 2013년 1월
평점 :

영어 교육에 대해 관심이 높은 엄마들은 이미들 한두번 이상 들어봤을 찬송맘님의 이야기를, 난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다.
1999년생인데, 벌써 7개국어를 구사한다니, 그냥 영어 홈스쿨링이 아니라 외국어 홈스쿨링이라 이름 붙일만 하였다.
게다가 외국어만 배우는게 아니라, 정규 과정을 학교에서 이수하지 않고 집에서 하고 있다는 찬송이. 목표 대학을 외국 대학으로 정해, 우리나라 커리큘럼보다 좀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가능할 수 있었던 찬송이의 이야기였다.
우리 아이 나이 만 네살.
나 또한 우리 아이가 엄마 세대처럼 영어로 고생하지 않고 어릴적부터 일찌감치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는데, 돌 전에 몇번 영어 시디 틀어준게 전부고, 요즘엔 그나마도 거의 하지 않고 있었다. 튼튼영어를 하고 있었는데 반드시 해야하는 영어 듣기와 dvd 감상도 거의 않고, 아무것도 안하고 수업을 받으니 진도가 나가도 자기 것으로 습득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있었다. 선생님이 수업 전에 누누히 강조한게, 교사의 역할보다 일주일 내내 아이 곁에 있는 엄마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하셨는데, 어쩜 이리 게으른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찬송이의 공부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것들과 많이 달랐다.
다른 책에서 절대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을 밀어부친 예가 많았다.
가장 두드러진게 바로 아이가 아주 어릴 적부터 영어 비디오에 노출을 시킨 것이었다. 하루 짧은 시간도 아니고 아이가 원한다면 몇시간이고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한다. 돌 이후로 2~3시간 정도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고, 두 돌이 되기 전인 2001년 1월경에는 한자리에서 하루 5~7시간씩 집중할 정도였다. 처음에는 염려가 되기도 했지만 아이가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적으로 찬송이가 좋아하는 것, 찬송이가 소화할 수 있는 것을 따라주고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 100p
영어 공부를 하는데 있어 비디오 틀어주고 영어 cd 틀어주는게 좋다해서 따라했다 실패한 사례들이 다른 책에서는 꽤나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이었다. 찬송이 엄마는 dvd 틀어줄때 가장 중요한 것이 절대 아이를 혼자 시청하게 놔두지 않고, 몇시간이 되고 날밤을 새게 되어도 아이 옆에 앉아 영어나 한국어 등으로 옆에서 같이 반응을 해주며 아이와 dvd를 보았다는 이야길 들려준다. 가장 중요한것이 바로 아이를 dvd 앞에 혼자 방치하지 않았다는 것.
책에 나오는 dvd로 인한 아이들의 망가진 모습들은 성공하지 않은, 문제가 된 사례만을 짚어내어, 많은 엄마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게 아닌가? 하지만 찬송이는 달랐다. 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많이 궁금한게 사실이었다.
외국어를 그렇게 많이 구사하고, 해외어학연수는 물론 영어 사교육을 엄청나게 한것도 아니고, 다만 아이와 엄마의 소통과 집에서 보는 dvd, cd 등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돈을 들여도 흉내낼 수 없는 찬송이만의 영어 실력과 다양한 외국어 구사실력을 갖추었다는데,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인지 말이다.
찬송이표 영어 공부법이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한다.
아이가 좋아한다면 외국어 dvd 등을 몇시간을 봐도 엄마가 곁에서 지켜주며 같이 시청한다.
단, 아이의 눈이 다른 곳을 향하면, 아무리 비싼 교재라도 중단하고, 아이의 호기심에 따라 다른 것을 시작한다.
등, 아이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은 엄마표 공부법이었다.
자신이 즐기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면 정말 행복하긴 할 것이다.
찬송이 엄마는 집안 사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있지도 않았고, 오히려 제대로 밥 먹기도 힘들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고, 아이와 함께 지방 사촌 집을 전전하게도 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한다. 집에서 아무 걱정 않고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외국어 공부를, 제대로 과외를 붙여주지 못하고 처음 몇달만 하고 중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미안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이 스스로가 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니, 처음에 놀이식으로 선생님과 공부하며 걸음마를 떼기 시작하면 그다음은 자기가 궁금해 공부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한다.
좀더 큰 아이들 과외는 시켜봤지만, 내 아이에게 학습지 한장 자연스레 풀게 하는게 사실 더 어렵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었다.
게다가 요 녀석이 어찌나 고집이 센지, 엄마가 조금이라도 언성이 높아질것 같으면 그나마도 안 하겠다 드러눕기 일쑤였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야한다는데, 알파맘도 베타맘도 아니고, 이도 저도 아닌 엉성한 상태의 나는, 시작도 제대로 않은 영어 등의 학습에 아이가 거부감을 갖게 만든건 아닌가 싶어 뜨끔하였다.
이 책은 참 재미나게 술술 읽힌다. 찬송맘님의 사연에서부터 방송에 비춰진 지나치게 특이하게 부각된 자신들의 사연이, 블로그에 와서 보면 잘못 비춰진 것을 알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에도 공감이 갔다. 티브이에서는 좀 자극적으로 이야기를 편집하기 일쑤니까. 게다가 아이가 출연했던 화성인 바이러스란프로그램은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모아, 잔뜩 부풀려놓은 프로가 아니었던가.
찬송맘의 이야기를 검색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2009년에 방송된 내용인, 태몽따라 딸 하버드에 보내려는 극성맘이라는 제목으로 화성인 바이러스 내용을 광고하고 있었다. 그로 인해 아마 다른 엄마들에게서 이런 저런 비난도 들었을테고 아이와 엄마가 받은 상처도 많았을 것이다. 찬송맘은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 즐기는 학습을 했음을 강조하였다.
하지만 내가 책을 통해 기대했던, 우리 아이를 마법같이 뿅~ 영어 잘하는 아이로 만들어줄 "수월한 비결"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은 대신, 엄마가 옆에서 쉽게 비디오만 틀어준게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엄마의 눈길이 아이에게서 거두어지지 않은 놀라운 헌신을 보여준 것이 찬송맘의 비결이 아니었나 싶다. 내 몸은 가만히 있으면서 아이만 영어 잘하게 하는 비결이란 없었다.
문제는 내게 있음을 먼저 깨달았다. 노력은 덜 하고, 쉬운 방법은 없나, 전전긍긍한다는 것.
그리고 아이가 원할때를 놓치지 않고 살펴봐야하고, 아이의 관심이 높을때, 화를 내거나 욕심을 내지 않고 아이를 도와줘야하는데, 참을성없이 언성을 높여 아이의 호기심의 불을 꺼뜨려버렸다는 것.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찬송이처럼, 찬송이 만큼은 사실 무리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대학 동기에 아이만 해도 찬송이처럼 여러 외국어에 관심을 갖고, 벌써 초등학생 나이에 러시아어까지 재미나게 공부한단 이야기가 흘려들어지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만큼, 엄마가 귀기울여 주고, 같이 동참하는 것. 내게 필요한 것은 그 기본 과정이 아닌가 싶은 반성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