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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 : 우리 집에 놀러 올래? - 2012 네덜란드 실버브러시상 수상작 ㅣ 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
카리나 샤프만 글.그림, 모난돌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2년 12월
절판
어린이들도 상상의 세계를 마음껏 드높일 수 있고, 어른들도 보는 내내 동심으로 돌아가 행복하게 만드는 책.
다 보고 나니 작가의 하나하나 만든 정성에 감탄을 금하지못하게 된 책이 바로 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이다.
출간 이틀만에 초판이 매진되었다는 이 책은, 보고 나면, 정말 그럴 수 밖에 없겠다란 공감이 드는 책이었다.
재활용품만으로 3년동안 제작했고, 방 100개 이상에 복도와 야외공간까지도 정성껏 담겨있는 섬세한 인형 집 생쥐아파트를 완성해낸 작가의 노력과 정성이 그대로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실내를 꾸미는데 들어간 천조각들은 50년대, 60년대, 70년대 쓰던 것들을 일부러 모았고, 게다가 각각의 방들은 각자 사연을 다 담고 있어서, 한편의 동화로 만들어지는데 어색함이 없었다.
현재 이 생쥐 아파트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공도서관에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꽤 두툼한 이 그림책에는 샘과 줄리아의 소소하지만 재미난 일상을 들여다볼수있는 일화들로 구성이 되어있다. 그림책인데 크기와 두께가 제법 되고, 차례까지 따로 있을 정도로 다양한 사연을 다루고 있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줄리아. 말괄량이 천방지축 줄리아는 아파트 뒷동 6층에 살고 있다.
샘은 생쥐아파트 앞동 한가운데 살고있는데, 식구가 무척이나 많다. 부모, 형제 자매는 물론 양가 조부모님, 숙모, 고모, 이모들, 삼촌들의 대식구가 모여살고, 부끄럼쟁이인데다가 말 잘 듣는 모범생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전혀 다른 두 꼬마 생쥐는 너무너무 잘 맞는 친구이기도 하다. 서로에게 부족한 것들이 또 다른 생쥐에게는 넘치는 것이기도 해서 서로 함께 나눠가지고 행복한 우정을 지속하는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고물장수 아저씨편에서는 샘과 줄리아가 고물장수 아저씨의 분류 작업을 도와드리고, 용돈 25센트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둘이 놀면서 말썽만 피우고 다니는게 아니라 두 꼬마 생쥐는 어른들도 잘 돕고, 자신들의 우정도 지속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샘할머니의 팬케이크 굽는것을 도와드리다가, 팬케이크 뒤집다가 샘 머리위로 날려버리질 않나, 설탕을 뿌리려다 사방으로 흩어버리질 않나, 샘과 줄리아의 어쩔수없는 실수들은 일상을 재치있게 빛내주고 있었다.
줄리아는 동생이 갖고 싶었는데 샘은 엄마가 낳은 세쌍둥이 아가들이 귀찮기만 할 뿐이었다.
줄리아는 아기 기저귀 가는걸 해보고 싶고, 샘은 귀찮고.. 샘 엄마는 셋이서 하나씩 기저귀를 갈고, 둘에게 나가놀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기저귀 가는 샘 가족네 방을 보면 하기스, 팸퍼스 등의 지금도 잘 알려진 기저귀 브랜드들 이름까지 그대로 이용해내서 더욱 재미를 자아내었다. 일상 소품들을 하나하나 그 이름들을 찾아내어서, 재치있게 미니어처로 만들어내서 더욱 실감이 났다.
계단 밑 비밀 아지트에서 놀곤 하는 두 꼬마 생쥐.
일년에 두번은 계단에서 놀수 없는 날이 된다. 창고에 물건을 채우는 날이기때문이다. 꼬마 생쥐들의 일상 뿐 아니라 하나하나 어른들의 삶까지 (생쥐 아파트에선 어떻게 식량을 비축하고, 살아가는지 꼬마 친구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소개되어 있어서 책을 읽는 어린이들의 상상의 나래에 불을 붙여주기 더욱 좋은 그런 책이었다.
샘네 가족들과 늘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줄리아가 어느날은 온 몸에 수두가 나서 집에서 쉬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엄마는 박하잎을 으깨어 가려운 곳에 살살 두드려 주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심심한 것도 가려운 것도 다 잊게 해주었다.
"이야기는 최고의 약이란다."
한국 아이들에게는 약간 낯선 키두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꼬마 생쥐 샘네는 유대교였나보다. 유대교의 풍습에 따라 안식일을 기념하는 특별한저녁이 소개되기도 한다.
꼬마 생쥐 샘과 줄리아의 바쁘고 재미난 일상들.
둘이서 나가놀기만 하지않고 어른들을 돕기도 하고, 비밀 아지트에서 알콩달콩 재미나게 놀기도 하고.
꼬마 생쥐들의 일상을, 입체 인형과 집을 통해 재미나게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두툼한 한권의 그림책.
읽자마자 한눈에 반한, 꽤 괜찮은 그림책이 아닐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