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쫄깃 - 메가쑈킹과 쫄깃패밀리의 숭구리당당 제주 정착기
메가쇼킹.쫄깃패밀리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12년 11월
장바구니담기


제주도가 좋아 제주도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다보니, 이제는 제주 정착기를 다룬, 제주이민자 (?)들의 에세이에도 발을 넓혀가며 읽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제주 보헤미안이라는 책에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트위터엔 수시로 출몰하셨던 것 같은데 내가 트위터도 안 하고, 메가님은 거의 웹툰에서만 만나뵈었던지라) 메가쑈킹님의 근황을 발견하고 정말 깜짝 놀라게 되었다. 아니,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지으셨단 말이야? 쫄깃 센타란다. 제주 보헤미안(http://melaney.blog.me/50141341562)에는 13인의 제주 정착 리얼 다큐가 실려있었는데 그중 쫄깃 센타의 사연은 가히 틀을 깨는 그런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 메가님이라 가능하셨을게야. 싶었는데, 먹을 것을 워낙 좋아해 그런지, 메가님이 아침마다 끓여서 게스트하우스 손님들에게 내놓는다는 메뚜기 수프, 메뚜기를 넣은게 아니라 오뚜기 수프에 제주산 감자와 양파, 청양고추 등을 아낌없이 팍팍 넣어 끓인 특제 수프란다. 그때도 그 수프가 먹고 싶어서, 집에서 인스턴트 수프 사다가 양파랑 감자 넣고 끓여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젠 한권의 책에서 쫄깃 센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정말 반가운 마음으로 ..

정말 오랜만에 택배가 도착함과 동시에 하루에 다 읽어버렸다.

요즘처럼 책이 와도 며칠 묵혔다 읽고 있는 (본의는 아니고 읽던 책을 다 못 읽어서) 상황 속에서 쫄깃은 말 그대로 한번 손에 붙들면 내려놓을 수 없는 묘미를 간직하고 있었다.


짤막한 에피소드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만들어 읽으니, 훨씬 더 자세하고 재미나다. 정말 구상서부터 실행 그 자체까지 믿기 힘든 일들의 연속이었다. 드라마 내지는 만화 같은 스토리랄까?

내 친구 메가는 그런 녀석이다. 심심해서 저지르는 일을 진지하게 하고야 마는. -강풀

그러고보니 강풀님 웹툰이나 일상 이야기에서도 메가님 이야기를 가끔 접하곤 했었는데, 두분 막역하신 사이셨구나.


염통이 쫄깃해진다라는 둥, 다른 사람들은 미처 떠올리지 못할 과감하지만, 그러나 어쩐지 애정이 가는 그런 용어를 마구 쏟아내고 있는 만화계의 유행어 제조기 같은 메가쑈킹님, 원래는 홍대에 친구들과의 아지트를 마련하고 싶었지만, 워낙 임대료가 비싼 곳이라 홍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단다. 그리고, 바다가 마냥 그리웠던 그는, 뜬금없는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를 구상하고 친한 동생, 친동생 등과 의기투합하여 제주도에 내려가 살 계획을 하게 된다.

제주도에 내려와 사는 경우는 참 다양한 예를 읽어보았는데 메가님의 경우는 좀 즉흥적으로 보였으나 그럼에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그대로 실행되는거 보면 그의 작품으로 인한 인덕인지, 아니면 정말 우러나오는 인품에서의 인덕인지 부러울 따름이었다.


쫄깃 센타는 우선 생지옥, 생각을 지워주는 옥빛 바다라 이름 붙인 너무나 유명한 협재의 바다가 보이는 주택을 사면서 시작이 된다. 그러나 그대로는 안되었다 거의 대부분을 새로 짓다시피 했는데, 쫄깃센타에는 처음 주축 멤버 세명 외에 무료로 숙식제공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게스트하우스 이용을 할 수 있으나, 무임으로 와서 공사 일을 거들 사람들을 모집한다고 해서 뽑은 쫄깃 패밀리 네명을 추가로 뽑게 되었다. 무료로 내려와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니, 아무도 믿기 힘들었으나 메가님이 계획한 무모해보이는 일들은 의외로 실행이 착착 되는 경우가 많았다.

넘쳐나는 상상력으로 건물 벽 하나를 고래로 만들어버리는가 하면, 딱 하나의 커플룸에는 애기공장이라는 참으로 엽기스러우나 한자를 풀이하면 사랑의 기운이가득한 장소라는 뜻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하여간 읽는 족족 웹툰의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는, 웹툰 못지않게 재미난 무용담이랄까.


개는 기르지 않겠다 하였으나 너무나 불쌍해보이는 강아지 한마리가 쫄깃센타 앞에 오는 바람에 저절로 키우게 된 다행이.

다행이는 발견 당시 뱃속에 기생충이 가득한 상태라 하마터면 죽을 위기에 처해있었다한다. 지금은 너무나 귀여운 강아지로 탈바꿈. 개를 기르지 않겠다 했던 메가님도 이제는 다행이의 눈과 코, 세 까만 점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게 되었다.


제주도를 좋아해 제주여행을 매년 1~2회 정도씩 다녀오고 있는데 아기가 있어서 대부분 호텔에 머무르는 여행만을 선호하였다.

최근 몇년 사이에 부쩍 게스트하우스를 머물며 여행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단 이야기는 누누히 들었지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아썼는데 메가쑈킹님의 게스트하우스, 쫄깃 센타를 보니 이런 곳을 찾을 수 있는 "젊음"이 부러워졌다. 커플룸이 있다곤 해도 아가와 함께 찾기에 난 너무 이미 몸도 마음도 안이해져버린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다. 그들의 젊음과 소통방식이 부러웠고 (메가님은 나보다 연세가 있으시지만) 즐길 줄 아는 여유가 부러웠다. 싱글들이 있으시다면 친구들과 쫄깃 센타 여행 고려해보시라 하고 싶어졌다.


메뚜기 수프 레시피에는 이제는 삶아진 쫄깃쫄깃한 마카로니가 추가되었고, 한때 인기 검색어에 오르기도 한 자찾생의 사연도 소개가 된다. 자아를 찾으러 온 중학생이라는 비주얼 20대 정도로 보이는 이 막강 노안 청소년. 메가쑈킹님의 쫄깃 센타 건립과정을 지켜봐온 (인터넷으로) 학생 어머니가 정신 차리라고 아들 혼자 덜렁 제주도로 내려보냈다 한다. 게임에만 빠져있던 소년을 졸지에 떠맡게 된 메가님이지만, (무척 황당하셨을터지만) 짧았던 기간이 일주일 또 그렇게 연장이 되어가며 메가님과 게스트하우스 식구들과 끈끈한 정을 이어가게 되었다. 내려올땐 우거지상이었지만 올라갈땐 밝은 미소로 올라갔다는 자찾생 때문에 자녀분들을 보내시겠다는 의뢰가 쇄도하나, 이제는 사양하신다나? 흐흐 정말 메가쑈킹님의 팬들은 팬 분들도 메가쑈킹하신 분들이 많으신 듯 하다. 생각이 트였다고 볼 수도 있고.


너무나 재미났던 쫄깃센타와 메가쑈킹님의 이야기.

그동안 즐겨봤던 웹툰들을 한동안 못봐 아쉬웠는데 이 책 한권으로 메가님의 근황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옥빛 바다와 비양도를 한폭의 그림처럼 볼 수 있는 창앞에 앉아, 메가님과 이웃님들이 모아놓은 책장에서 내 마음대로 책을 뽑아 읽을수도 있고, 아침이면 메가님이 끓여주시는 뜨끈하지만, 절대 고소하지만은 않은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가득한 메뚜기 수프로 (메가님이 끓인 오뚜기 수프) 간밤의 술로 달린 속을 달래봄도 좋을 듯 하다.


특히나 그 공간들 중에서도 창가에 앉아 채을 볼 수 있는 그 공간이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보고 또 봤는데, 여러 분들이 그 명당자리를 고수하는 듯 하였다. 심지어 쫄패들이 모여 담소하는 와중에도 한분은 명당에 누워계시더라는.


꿈을 이뤄가는 곳, 머릿속 상상을 실천해낸곳, 이젠 쫄깃센타를 게스트하우스를 넘어선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내신다 한다.

궁금하다 그 완성된 모습이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