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나물 밥상 차리기
이미옥.김건우 지음 / 성안당 / 2012년 12월
구판절판


채소가 건강에 그렇게 좋다는데, 각종 나물류를 섭렵하지 않고서는 정말 아주 기본 채소만 먹고 사게 된다.

콩나물, 배추, 무, 양파, 애호박, 가지 등등

언젠가 읽었던 책에서도 그런 내용이 나와 있었다. 나물을 좋아하지 않는 요즘 젊은 주부들은 늘상 같은 것들만 장바구니에 담고, 반찬할게 없다고 푸념한다는 그 글귀에 나 또한 너무나 절실하게 공감을 하였다. 기본 채소 외에 늘 해물이나 고기류에 치중을 하곤 했는데, 다양한 나물의 매력에 빠진다면 정말 사시사철 밥상에 가족의 건강을 챙겨줄 맛있는 반찬을 얼마든지 더해줄 수 있는 건데 말이다.




부모님께서 워낙 채소를 좋아하시기도 했지만 연세가 드시니, 건강 걱정에 더욱 채소와 나물을 챙겨 드시게 되었다.

봄에는 나물 캐러, 또 시시때때 산에 버섯도 캐러 몇번이고 날잡아 여행을 가시기도 하고, 차 트렁크에도 간단한 나물 캐는 도구와 비닐 봉지등을 챙겨 갖고 다니시면서 여러 나물을 어렵사리 캐오셔서 말리고 정성스레 요리해 주시는 기쁨을 누리시는 것을 보았다. 올초부터 시작하신 텃밭 농사도 소홀히 하시지 않으시면서 말이다.


정작 나는 각종 나물은 정월대보름에나 먹는건줄 알고, 친정에 가면 밥상에 올라오는 이름모를 나물들에 젓가락을 잘 옮기지 않으면서도 언젠가부터 조금씩 맛이 있게 느껴지는 그나물들을 보면 산채비빔밥도 생각나 고추장 넣고 쓱쓱 비벼도 먹고, 집에도 가져간다며 챙기기도 하고 그랬다. 뒤늦게 나물의 맛을 알아간달까. 그럼에도 나 스스로 나물 요리를 하려면 걱정부터 앞선다.

콩나물무침은 누구나 하는 것이니 그럭저럭 하지만, 이상하게도 무나물이 내게는 참 먼 산처럼 느껴지는 요리였다. 아들을 위해 뚝딱 고소하게 만들어 반찬으로 올려주고 싶은데 내가 만들면 내가 먹어도 어찌나 맛이 없고 뻣뻣한지..


나물 밥상에 대한 다양한 요리책들이 나오면 그래서,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봤는데 이 책은 정말 나물 요리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고서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나도 소장하고, 엄마께도 선물해드리고 싶어 한권을 더 샀다.

주부 경력 수십년의 베테랑에 워낙 요리도 잘하시는 엄마시지만, 그래서 내가 감히 요리책을 선물해드린다는게 참 어불성설같지만, 이 책을 선물해드리고 싶은 가장 큰 이유는 각종 다양한 나물들의 사진과 (그것도 A4 한 장이 가득찰 커다란 화면에 )다양한 나물에 대한 정보가 실려있어서 레시피 외에, 실제 채취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주로 레시피가 도움이 되겠지만 나물 캐기에도 관심 많으신 어머니께는 나물 채취에 대해서도 실용적인 도움이 되실 책이기에..망설임없이 구입하였다.


요리책으로는 드물게 300페이지 넘는 두툼한 두께에 담긴 푸짐함.

나물을 좋아하거나, 좋아하지 않아도 먹고 싶은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에서 나고 자라는 다양한 나물의 종류와 약효와 영양분들을 짚어주고, 맛있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손쉬운 레시피까지 알려주는 책.


나같은 초보 주부(도대체 초보딱지는 언제까지 갈 셈인가. 그러나 내게 베테랑 주부란 풀기 힘든 영원한 숙제와도 같다.)들에게 유용할 시장에서 쉽게 만나는 기본 나물에서부터, 재배가 되는 밭나물, 조금만 노력하면 먹을 수 있는 들나물, 낯설지만 맛있는 산나물(나물도 들나물,산나물이 구분되어 있다.), 잡초인줄 알았는데 몸에 좋은 나물, 최고의 맛과 향을 지닌 고급나물, 영양과 효능이 농축된 말린 나물, 나물 장아찌, 나물로 끓이는 국과 찌개까지.

그 푸짐한 구성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나물 캐는 재미를 아는 사람들이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는 나물 밥상 차리기 책.

산나물 채취시의 복장과 준비물까지 소개가 되었고, 독초 구분법도 소개가 된다. 나물 손질과 보관법, 더 맛있게 요리하기 등이 세부 레시피에 앞서 소개되었다.

또 실제 나물 채취 베테랑 할머니들과 함께 다녀온 나물 산행 이야기도 담겨 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하기도 하였다.

시중에서 쉽게 만나는 참나물, 사실 별 맛을 잘 몰랐는데 어머님들께서는 참나물을 최고로 친다 하시었다 한다.

재배되는 참나물과는 종도 다르지만 큰산에서 채취한 참나물은 단맛이 나면서도 정말 향긋하다. 정말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자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었다. 나와 아내는 한동안 참나물 비빔밥을 열심히 먹었다. 아직도 그 맛과 향이 잊혀지지 않는다. 39P

아, 이 글 보면 우리 부모님께서도 큰산에 참나물 캐러 가고 싶다 하실것같았다.


레시피를 보면 정말 꼼꼼함을 알 수 있었다.

초보주부들이 궁금해하는 세부 요리 과정이 사진으로 일일이 소개되어있엇고, 만드는 시간과 몇인분인지도 표기가 되어 있다.

선호도가 누구의 어떤 선호도인가 보니 (17P에 소개) 선호도가 낮으면 재료를 구하기 어렵고 맛이 익숙하지 않은 나물이고, 별이 많을 수록 자주 먹는 나물로 구하기도 쉽고, 직접 재배도 가능한 나물이라 하였다.

만드는 시간은 재료를 씻고 다듬는 시간은 뺀, 썰고 조리한 시간만을 언급한 것이란다.

그 외에 맛있는 비법 전수, 또 매 페이지마다 아래에 이 나물의 효능은? 박스가 있어서 채취시기, 좋은 재료, 효능 등을 언급해 나물에 대한 척척 박사 책으로 임명해도 될 정도로 꼼꼼함을 자랑하였다.


하고 싶으나 잘 못 만들었던 다양한 나물요리서부터, 듣도 보도 못한 처음 보는 나물 요리들까지.

베테랑 주부이신 친정 엄마께서 보셔도 이런게 있었나 싶게 놀라워하실 나물이 정말 한가득 수록되어 있었다.

저자분의 시어머니께서 살아있는 나물도감처럼 가꿔놓으신 정원과 친정 부모님이 가꾸시는 시목실의 텃밭. 특히 시부모님께서는 전국을 다니시면서 귀한 것이있으면 조금씩 얻어 하나씩 늘리시기도 하였다 하니, 텃밭 농사에 흔하고 꼭 필요한 채소들 외에 나물을 직접 길러봄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 같았다.


레시피 북인데, 그 이상의 정보가 가득해 눈길을 사로잡았던 책.

무엇보다도 한 페이지 꽉찬 큼직한 나물들의 모습을 보며, 직접 채취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렇게 생생한 사진을 실어주신게 아닌가 싶어 더욱 반갑고 고마운 책이었다.

우리나라 한식 전문가이자 나물요리 전문가임을 자처하시는 저자님의 책으로, 독자들 또한 나물에 대한 안목과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는게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또 친구들에게 선물할 보석같은 레시피북으로 이 책 꽤 요긴한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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