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경고 - 현대인들의 부영양화된 삶을 꼬집어주는 책
엘리자베스 파렐리 지음, 박여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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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학원, 행복 캠프, 행복 클럽, 행복 강좌, 행복 여행, 행복 워크숍, 행복 피정 등이 도처에 널려있다. 대학들은 행복을 연구하고, 개인의 행복은 큰 사업이며, 모두가 행복을 사고 판다. 녹아내리고 있는 이 지구에서 말이다."

마치 비만이 확산되면서 마른 몸을 숭배하는 현상이 퍼지듯 서양 문화에서는 전염성이 강한 우울증이 확산되면서 행복 중독증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20P

 

요즘 들어 정말 행복에 대한 책들이 넘치게 눈에 띄고 있음을 나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은 행복을 어떻게 추구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지나치게 넘쳐나는 것, 즉 블러버 현상을 지적하면서 개개인의 넘치는 욕구 충족으로 인해 병들어가는 지구의 문제에 대한 갈등 구조를 다루고 있었다.

 

예전처럼 먹고 살기 어려웠던 시절이 아닌, 뭐든지 충족할만큼 넘쳐나는 사회.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이 겪고 있는 충족에서부터 일어나는 비만과 각종 사회 문제들이 사실은 행복 추구가 죄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는 사람들에게서 시작됨을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사실은 결론적으로도 행복하다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이율배반적인 논리와함께 말이다.

 

진실은 정반대이다. 창의적으로 되려면 불만이 있어야 한다. 만족하는 순간 창의성은 사라진다. 29P

 

행복을 추구하면 얻어지는게 많을 것 같지만 오히려 부족하고 다소 불편한 삶이 인간을 발전시키는데 더 유용하다는 것이었다.

 

1950년대 영국 여성의 평균 허리둘레는 27인치였다. 하지만 현대에는 34인치이다. 176P 

 

미국에서는 자네도 45살난 비만 아동이 될 수 있어.

..거리에는 130KG이 넘는 중년 나이의 아이들이 디즈니 캐릭터 그림이 들어간 특대 사이즈 티셔츠를 입고 커다란 고무 꼭지가 달린 플라스틱 통에 담긴 특대 사이즈 탄산 음료를 쭉쭉 소리내 마시며 뒤뚱거리고 걷는다고 말이지. 그들은 파리인 특유의 경멸적인 코웃음을 치며 이렇게 말했지. '영원히 어린 아이로 발육이 정지된 문화'라고 말이야.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먹는 식습관, 너무 많이 너무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몸매는 유전인데 비만인 사람들이더 많아지면서 비만 인자가 더 많이 유전되는 유전적 구조, 트렌스 지방, 광고, 스트레스, 자기 만족, 온도조절장치, 정부와 도시의 계획 등 전반적으로 책임이 있다. 우리는 자신을 책망하는 일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이것이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 중 일부이다. 177,178P

 

45세의 비만 아동이라니.생각만 해도 끔찍하였다.

미국에 가본적은 없지만 사실 쉽게 떠올릴 수는 있는 풍경이었다.

표지의 흐르는 피처럼 표현이 된 것은 사실 초컬릿 같다. 중독성이 강한 단 맛, 마치 그것을 먹으면 행복이 충족되는 듯한 일시적 자기 만족에 순간의 쾌락을 위해 초컬릿, 고기 등의 음식에 빠져들게 되고 결국은 건강도 해치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질 비만의 시기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었다.

 

저자가 건축을 전공한 시드니의 칼럼니스트다 보니 실제로 시드니를 예로 드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사실상 건축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인문 지식을 함양하고, 풀어내고 있었기에 행복을 추구하려다 파멸에 가까워지고 있는 안타까운 우리네 모습을 들여다볼수있는 솔직한 계기마련이 되었다.

 

우리나라 또한 과거에는 육식을 선호하지 않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고수하였고, 빠르고 편리한 서구 문물에 노출된 시기가 짧음에도 분구하고 놀랄 정도로 빨리 적응을 하여, 오늘날의 우리 세대만 해도 전후의 식량이 부족하고, 물자가 부족했던 가난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드물 정도가 되어버렸다. 경험해보지 못했던 궁핍이었기 때문에 어른들의 말씀으로만 간간히 전해들을 따름이었고 우리 자녀 세대만 해도, 우리보다 더더욱 전후 어려운 시기에서 멀어져버려 서구와 가까운 식문화, 이기적 문물 등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러기에 서구 사회나 호주 등과 비교해서 우리나라의 사정이 크게 낫다 볼수있지도 않았다.

 

결핍된 것을 채워나가는 것이 아닌, 이미 잉여된 것에 대한 갈망과 그 잉여로 인한 많은 부작용으로 인한 갈등.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려면 다소 불편을 느끼더라도 몸을 쓰고, 입에 덜 달더라도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행복을 그저 편안하고 입에 맞는 음식이나 행동 등으로 국한시키지않도록 노력해야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하나의 행복이 아닌 내 자손,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지구, 자연환경과의 공존을 염두에 두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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