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낢이 사는 이야기 시즌2 3 - 그런 시절도 있었더랬다 ㅣ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글.그림 / 씨네21북스 / 2012년 11월
절판
웹툰 연재 당시부터 즐겨 보게 된 만화, 낢이 사는 이야기, 서나래 양의 재미난 일상 이야기를 들여다볼수있는 시리즈이다.
다른 캐릭터보다도 브로콜리 머리를 한 엄마 이야기가 인상깊게 남곤 하는데 (친근한 이미지랄까) 어느덧 시즌 1이 끝나고 시즌 2도 3까지 나오게 되었다.
이번에 나온 3권은 1990년대 그때 그 시절 이야기.
지금이 편리하면서도 왠지 그때가 그립다라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정말 이런 시절이 있었나 싶은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들이어서 더 재미있었다.
표지서부터.
단칸방에 밥솥, 티브이, 등의 살림살이가 빼곡히 들어있다.
어린 낢과 동생 식이도 보이고 말이다.
내가 아주 어릴 적 우리 집에 흑백 티브이가 있었다고 하면, 나보다 젊은 세대의 사람들은 허걱~ 하려나? (내 나이 묻지 마세요~ ㅠ.ㅠ)
그러나 정말 있었다. 우리집에 흑백 티브이가. 그것도 다리가 네개 달린 옆으로 밀어넣는 셔터 같은 문을 열면 등장하는 티브이가 말이다.
철없던 나는, 동화책 등에서 보던 침대가 부럽다면서 다리 달린 텔레비전 위에 이불 깔고 누워 자면 안되겠냐 해서 부모님들을 경악케 하기도 하였다. 어쩜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될 이야기들인데, 그땐 그런 생각을 했을까. 지금 우리 아이가 어른이 생각하기엔 말도 안될 것같은 행동들을 하는걸 보고 이해 안된다 하고 있는데,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더랬다.
이후 컬러 티브이를 거쳐, 또 몇대의 티브이의 진화를 거쳐, 우리집에는 LCD, 친정에는 PDP의 티브이를 보고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리고 서울에서 자란 낢양의 이야기와 지방에서 자란 나의 어린 시절 추억도도 살짝 다르다.
왜냐~
낢양이 할아버지 닭집이라 말했던 그 KFC는 대전에는 정말 한참 후에나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버거킹, 스타벅스 등등이 내려온 것도 정말 서울에 비하면 한참 후에나 내려오고 그전에는 친근한 롯데리아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프린세스 메이커는 스타크래프트 못지않게 많이 들어봤으나, 오락에는 영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둘다 해본 적이 없었다.
오락이라니, 게임을 모독하고 있어 하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겠지만.
어쨌거나 열심히 프린세스 메이커에 탐닉했던 사람들에게는 낢양의 사연이 정말 와닿을 수 있는 이야기일듯
과거의 이야기만 회상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낢양 이야기도 재미나게 들어가있다.
엄마가 무쳐주시던 그 맛있던 김장배추 속 이야기서부터 (나도 옆에서 간을 본다며 몇번 맛을 보곤 했으나, 워낙 신 김치를 좋아했던 터라, 그 단 배추속의 참맛을 잘 몰랐었다. 어른이 되니 이제야 알것같은..) 다른 웹툰 작가인 김진님, 레게댄서 아키님과 함께 인디밴드 몽구스를 만나게 되었을 적에 그들이 복근자랑을 하자, 젊은이들의 복근이 뚫어질새라 바라봤다는 사연 역시 (실제로는 안 그랬을 것 같은데)
재미나게 그려져 있었다. 나도 이제 그리 주책맞은 모습을 보이려나? 아니야. 젊은이들은 아름다워 그러면서도 복근은 부끄러울듯.ㅋ
나 어린 시절은 어떘을까 싶은데 사실 우리집에는 그리 인형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친구네 집에 갔을 적에 침대에 인형이 가득한 것을 보고 어찌나 부럽던지, 사실 인형을 내가 무척 좋아했으면 엄마도 많이 사주셨겠지만 어릴적에는 인형에 크게 욕심을 보이지 않았던 까닭일 수도 있었다.
아뭏튼 낢양의 인형 콜렉션도 상당하였다. 우리집은 첫째가 아들이라 더더욱 인형이 없던 것이었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
토이스토리의 그 핑크 허그 베어 (지금 토이저러스에서도 똑같은 인형을 팔고 있다. 참 귀엽게 생겼는데 토이스토리의 설정상 호러처럼 나온다.)를 닮은 낢님의 소중한 분홍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동아전과(와 이달학습)를 보니, 반가움과 동시에, 그래도 난 표준전과와 완전학습이야 하는 웃기는 편견도 떠오르고 말이다.
요즘은 문제집의 종류와 가짓수도 어마어마하지만,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매달 푸는 문제집이 완전학습, 이달학습, 다달학습 이 세권 정도가 강세였다. (더도 없었던듯)
어쩌다보니 낢양의 재미난 사연을듣고 내 어릴 적 이야기들을 풀어놓는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어릴적 그때 그시절이 그립다.
어릴적이 아니라, 대학생때 만난 친구들도 그립다.
눈이 오니 이제는 밖에도 잘 못 나가는 아가엄마들이라 집안에서 전화통화나 하고 있지만, 내년에는 친구랑 친구네 아이랑 해서 어른 2, 아이 둘이 제주도 여행이나 다녀오자고 약속도 잡았다.
그리운 그때 그 시절, 낢이 사는 이야기 2-3을 읽으며 타임머신을 잠깐 타고 여행다녀온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