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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꿈일 뿐이야 ㅣ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23
크리스 반 알스버그 글.그림,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1월
미국 도서관 협회가 우수 그림책에게 주는 칼데콧 상을 세차례나 수상한 작가 크리스 반 알그버그의 환경을 다룬 그림책이다.
칼데콧 상 수상작이라면 엄마들이 너도 나도 인기몰이를 하는 통에 나도 덩달아 칼데콧 상 수상작가의 작품들을 읽기 시작했었는데, 정말 괜찮은 작품들이 많았다. 이 작가분의 책은 처음 읽어보지만, 글과 그림이 정말 어렵지 않게 쉽게 공감하게 만들면서도 아이들이 바로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실천적인 면을 많이 다루는 책이었다.
이건 꿈일 뿐이야.
월터는 좋아하는 잼이 가득한 커다란 도넛을 한개 사서 먹고, 종이봉투는 구겨서 소화전 옆에 휙 던져 버렸다.
집에 오는 길에 옆집의 로즈가 생일선물로 나무를 선물받았다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녁을 먹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와서는, 귀찮아서 늘 그랬듯 분리수거는 하지않고 쓰레기를 한번에 모두 쏟아버리고 들어갔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미래의 남자 아이의 멋진 삶이 나오는 텔레비전 프로를 보러 들어갔다. 자가용 작은 비행기도 있고, 로봇에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내는 기계까지 가진 부러운 남자주인공.
월터는 자기도 미래에 살면 좋겠다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잠이 들자 월터의 소원이 이뤄졌다.
월터의 침대가 날아서 미래로 여행을 간 것이었다.
침대와 함께 하는 미래로의 여행이라.
꼬마친구들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다음 장을 펼쳤으리라.
헉!
월터가 꿈을 깬 곳은 거대한 쓰레기장 한가운데였다. 게다가 그 동네는 바로 자기가 살던 동네, 플로랄 가.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거대한 쓰레기장.
꿈일거야 하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자, 이번엔 나무 위에서 잠이 깨고 말았는데, 거대한 나무들을 마구 베어버리는 아저씨들이 보였다.
뭔가 중요한 만들걸 만드냐 물어보니 "이쑤시개"를 만들기 위해 모든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월터의 침대는 매연이 가득한 공장, 에베레스트 산 꼭대기의 호텔, 심지어 바다 위의 어선,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자동차들 사이, 스모그가 가득한 풍경, 청둥오리가 연못을 찾을 수 없는 불길한 미래 등으로 그를 데리고 갔다.
월터는 이꿈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까봐 불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너무 놀란 월터는 잠옷바람으로 나가서 자신이 버린 종이 봉투를 주워 휴지통에 넣고, 분리수거까지 말끔히 다시 꺼내서 해놓고 들어왔다. 그리고 생일선물로 자기도 나무를 선물받아 로즈의 나무 옆에 심어 열심히 키우기로 하였다. 그날밤 그는 전혀 새로운 미래를 보여주는 꿈을 꾸게 된다.
사실 미래를 꿈꾸는건 우리 어렸을 적부터도 꿈꿔온 근사한 세상이었다. 그러나, 실제 그 미래가 되고 나니 우리 어릴적 생각하던 sf과학 같은 세계가 실현된다기 보다 자연환경 파괴문제가 시급해서, 미래 우리 후손들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갈지, 삭막한 그림이 그려지는 불운한 조짐들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 또 그 아이들까지도 우리와 같은 깨끗한 물을 마음껏 마시고, 공기를 들이마시고, 녹음이 우거진 나무들을 보며 살게 하고 싶은데, 물도, 공기도 마음껏 누릴 수 없는 갇혀진 유리 새장 같은 곳에서 살게 만들까봐 사실 조바심이 들기도 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고 평소에 실천을 해야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환경에 관한 그림책 혹은 책들이 우리에게 시사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어린 아이들도 도넛을 좋아하고, 정리하기는 좀 귀찮아 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지금은 귀찮은 것들, 하지만 그것들이 쌓이고 쌓여 우리의 불안한 미래를 투영하게 된다면.. 더이상 아름답지 않은 미래를 생각하게 된다면, 지금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뜯어고치는 것이 필요한 문제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날아다니는 침대에 아이가 신기해했지만, 쓰레기 도시,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이 가득한 도시 등은 아이도 살기 싫다고 하였다.
우리 아이들과 그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터전을 마련해주기 위해, 우리가 쓰고 끝나는 자연이 아닌, 보존되어야할 자연환경으로 우리 주변을 다시 되돌아봐야겠단 생각이 듬뿍 들게 만든 고마운 책이었다.
환경이라는 주제는 사실 교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어 딱딱하거나 재미없게 쓰여지기 쉬운 글이기도 하다. 그런데 작가의 필력과 멋진 그림솜씨로 금새 독자들을 매료시켜, 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하게 만드는 책이었기에 "역시 칼데콧 상 수상작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