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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100마리 나뭇잎 100장 - 가을 나뭇잎으로 배우는 숫자 0부터 100까지 ㅣ 자연이 키우는 아이 4
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바람하늘지기 기획 / 웃는돌고래 / 2012년 10월
아이는 어린데, 벌써 가르쳐야 할 것들은 참 많아지고 있다.
엄마인 내가 게을러 그런 것일까. 자꾸 때를 놓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아뭏든.
아이에게 숫자 100까지 세게 하는 방법.
친구들은 칠판에 써두기도 하고, 벽보에 1부터 100까지 붙여두기도 하고, 아이들용으로 나온 수학책을 풀게 하기도 한다 하였다.
우리집에도 1부터 100까지 쓴 포스터가 있는데, 어딘가 뒹굴고 다니다가 다시 눈에 보이게 붙여놓은 상태다. 한참 신경 안쓰고 놔두었더니, 다 잊어버렸길래, 다시 숫자세기부터 도전.
이왕이면 책을 통해 좀 동기부여를 하면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개미 100마리 나뭇잎 100장이 그 좋은 예가 되어줄것같았다.
100에 대한 책으로 우리집에 있는 그림동화는 100층짜리집과 지하 100층짜리집이 있었는데, 한 페이지 당 열 층씩 나와있어서 계속 세어보는것도 재미는 있지만 페이지를 넘겨가며 세어야한다는 단점은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한 페이지에 100마리 개미와 심지어 나뭇잎까지도 세어볼 수 있다는데 있었다.
게다가 다양한 나뭇잎의 100가지 이름을 배우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덤이고 말이다.
또 아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개념이라는 0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여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 개미에서 모두가 획일적으로 일만하는 사회에서 독특한 일개미 혼자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해가려는 시도를 보이는 내용이 선보였었다. 이 책속의 개미에서도 어쩌면 이단아처럼 보이는 꼬마개미의 발상으로 남다른 가을 파티 준비를 하게 된다는 스토리였다. 먹을 것만 챙기기에도 바쁜 다른 일개미들은 서둘러 가을 잔치 준비를 위해 먹거리를 모으는데 바빴다. 그런데 우리 꼬마 개미, 먹을 것은 안 찾고, 가을 나뭇잎의 다양하고 예쁜 색에 반해 모두의 관심을 집중시키게 되었다. 결국 다른 개미들조차, 그럼 가을 잔치에 나뭇잎을 한장씩 모아와 백장으로 멋진 장식을 만들어보자는 의견에 동의하게 되었다.
실제 아이와 산책나갔던 집근처 공원에서 찍어온 사진
처음에는 10마리 개미가 한장씩의 커다란 나뭇잎을 모아왔다.
그렇게 모아도 단 열장, 이렇게 모아오다가는 백장을 다 모으기도 전에 시간이 다 지나갈 것 같았다.
결국 각각의 개미 한마리씩이 한장의 나뭇잎을 옮겨오기로 하고, 하나하나의 나뭇잎을 모아 온다.
그 나뭇잎들이 모두 다 겹치지 않는다는게 주목할만하였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들이라는데 더 눈길이 갔다.
이름도 몰랐던 수많은 잎들. 단풍이 들어도 단풍잎과 은행잎 말고는 나무 이름조차 몰랐던 엄마. 그냥 단풍이 들었네? 하며 아들과 낙엽 몇개씩 주워오곤 하였는데, 책에 나온 나뭇잎들과 비교해가며 나무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았다.
지금은 이미 많이 추워져서 멋스러운 낙엽 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재미난 점은 동기를 부여했던 꼬마개미는 정작 나뭇잎인줄 알고 다른 것들을 가져오고, 할머니가 아니라고 일러주신다.
결국 100번째 나뭇잎을 꼬마개미가 가져오면서 유종의 미를 장식하긴 하지만 말이다.
어린 유아들서부터 초등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숫자 100까지 재미나게 세어보고 (축약식 그림이 아닌 하나하나의 그림을 다 그려넣은 책이므로), 우리 주변의 나뭇잎들을 100가지나 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며, 실제 나뭇잎과 비교해가며 낙엽의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가 톡톡할 그런 신선한 자연주의 그림동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