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 - 2012년 제13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김중혁 외 지음 / 문학의숲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순문학, 장르문학 가리지않고 두루두루 다양한 소설을 섭렵하기를 좋아한다. 물론 재미만을 생각하자면 순문학 보다는 추리 소설 등에 더 손길이 가기는 하지만.

조정래, 황석영,박완서 작가님들의 책 역시도 그에 못지않게 좋아한다.

 

중학교때던가, 한국문학전집을 사주셔서 정말 그 자잘한 글씨에도 불구하고 날을 새워가며 빼곡한 그 활자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꽤 길고 긴 중장편들이었는데도 정말 재미있었다.

추리 소설 등은 루팡을 제외하곤 거의 읽어보지 않았다가 어른이 되어서 지금에서야 읽고 있지만 말이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작품집 또한 참신한 작가의 새 글을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읽어내려갔다.

김중혁님의 요요.

13회 수상작인 이 글부터 우선 눈에 들어왔다. 작가의 또다른 단편인 바질이 웬지 좀 현실에서 갑자기 그로테스크한 비현실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질적으로 느껴졌다면, 요요는 좀 가슴아픈 청년의 인생사를 다루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아이 앞에서 절대 해서는 안될 말. 부모가 서로 자신들이 맞지 않는 책임을 아이 핑계를 대고, 아이는 평생을 부모의 이혼이 자신의 책임인양 십자가를 지닌채 살아간다.

 

관계를 부수는 사람.

누가 어린 소년을 이렇게 만들었던가.

소년이라고 억지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을리가 없다.

 

방에 틀어박혀 살던 소년은 자신의 공간에서 시계를 분해하고 조립하며 그 완벽하고도 세밀하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소년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는 소년이 자신을 떠나가려 함이 안타까웠지만..가족 등 주변인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뤄지지 않는다.

철저히 소년에게 초점이 맞춰져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다.

 

일부러 시계를 전공한다는 핑계로 지방의 대학에 진학을 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음을 준 여자친구에게서 갑자기 연락이 오지 않는 것으로 다시 못 올 상처와 충격을 먹고 만 이제는 청년이 되어버린 소년.

이제 청년은 시계 기술자에서 독립 시계 제작자가 되어서 자기만의 작품을 제작하며 살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의 상대였던, 이유도 제대로 모른채 사라져간 여자친구와 만날 기회를 두번 정도 가졌으나 처음에는 자신의 가정 사정으로 못 만나고 말았고 또 수십년이 흐른 후에 잠깐, 아주 잠깐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고요히 흘러가는 시계 속의 시간처럼. 소년의 사랑도 그렇게 아쉽게 흘러갔지만, 상실만을 이야기한다기엔 충분히 아름다운 그런 이야기였다.

 

조해진 님의 유리를 예전 다른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던 지라, 이번에 나온 밤의 한가운데서를 읽으며 반가움을 갖기도 하였다. 사실 작가분 얼굴이 낯익어서 혹시? 하고 찾아봤던 것인데, 유리의 내용 자체도 아픔이 컸기에 밤의 한가운데서는 그런 아픔이 많은 이야기가 아니길 바랬다.

 

박형서님의 QED, 증명완료는 숫자가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온갖 수학 이야기로 가득 채워지는 이야기였다.

머릿 속의 형이상학적인 이야기들이 종이 위에 펼쳐지는 듯한 그런 이야기랄까. 다소 갑갑함을 느끼게도 되었지만 수십년을 허비한 주인공이었어도 결말만큼은 자신의 인생에 충실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모두 다 개성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읽기 어려운 거부감이 드는 이야기도 끝까지 읽어내었고,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 나오면 반가운 생각으로 읽기도 하였다.

이렇게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수있다는 즐거움이 있어 문학상 수상작품집을 반갑게 읽게되는 것인가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