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 교육의 기적
전성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1월
어제 거의 날을 새워 읽은 책이 이 책 하브루타로 교육하라 였다.
책은 편안하게 읽히는 어조로 씌여있었으나, 요즘 내 육아 방식에 반성이 많이 되고 있는 터라 자못 신중한 기분으로 읽어내려갔다.
하브루타라는 말은 낯설고 어렵지만 유태인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요즘처럼 교육열이 최고조가 아니었더라도, 나 어릴적부터도 유태 교육의 이야기는 자주 들어온 부분이었다. 다만 최근에는 북유럽 등의 선진국의 교육 문화에 열을 올리는 책을 많이 읽었던 터라 말로만 들었던 유태인들의 교육 방식에 대해 체계적으로 쓰여진 책은 내가 읽은 육아서 중에는 이 책이 최초가 아닐까 싶었다.
머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좋지만, 실제 끝까지 성공하는 사람들은 유태인을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한다.
특히나 고교 올림피아드 등의 국제 대회에서 두각을 발휘하고, 하버드 등 아이비리그 합격 등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우리나라지만, (상대적으로 유태인들의 비중은 우리나라에서 그 쪽에서는 밀릴 수도 있다고 ) 전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노벨상 수상자의 인원수부터 시작해, 실제 대학 졸업 후 각계 각층에서 우수하게 활동하는 인재 수를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유태인들의 성공 사례를 따라잡기가 힘들다 하였다. 대학에 합격은 하되 중간 자퇴자수가 무척 많은 우리나라와 달리 유태인들은 끝까지 적응을 잘해 대학에서도 또 사회에서도 성공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주입식, 암기식으로 결과만 보고 공부를 해서, 눈에 보이는 성적은 우수한데 봉사 등의 인성 점수나 대인 관계가 중시되는 사회생활 등에서는 도태되기 마련인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어려서부터 봉사가 생활화가 되어 있고, 태아때부터 남다른 태교로 다져진데다가 엄마, 아빠는 물론 가족의 중요성을 잊지않고, 늘상 대화를 하고, 친구들과도 늘상 대화, 토론이 이뤄지는 하브루타에 길들여진 유태인들을 당해낼 수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나 또한 주입식, 암기식 교육을 받고 자라난 터라, 직접 실험을 하고, 친구들과 토론 후 학습 결론을 도출해내는 대학교, 혹은 중고등학교에서도 가끔 여름방학 과학 교실 등의 선행 수업을 받으러 갔을 적에 토론과 발표를 통한 자발적인 수업 방식이 무척이나 힘겹게 느껴졌었다. 그냥 암기해서 발표하고, 정답이 똑 나와있는 것이 훨씬 쉽게 느껴졌다. 나때도 그랬는데 요즘에는 창의력이다 뭐다 해서 어려서부터들 신경을 많이 써준다고는 하나 여전히 조기교육의 대부분이 주입식 암기식이 되어가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유태인들의 특성은, 자기들만의 폐쇄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것에도 있지만, 그것이 나쁘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데에서도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상깊었던 인터뷰가 저자가 유태 학교의 여학생들에게
"현대 다른 여성들처럼 즐기면서 사는 것이 좋지 않느냐? 왜 유대인과 결혼해서 많은 자식들을 낳고 힘겹게 살려고 하느냐?"와 같은 곤란한 질문을 하였더니,
"그것이 신의 명령이기때문에 우리는 그렇게 사는 것이다 안식일에 가족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다."148p라고 대답했다.
그들은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탈무드와 토라 등의 공부를 가르치고, 그 공부 또한 대부분 아이들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다른 수업에 비해 월등하게 많은 양으로 50%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탈무드를 공부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그들은 아내의 임신 소식을 알자마자 남편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아기만의 성경을 사온다 하였다. 엄마는 뱃속의 아이에게 성경을 읽어주기 시작하면서 성경에 날짜를 적어 넣는다.
아이가 태어나고 잠자리에 들기전 줄곧 읽어주는 성경은 곧 아이의 일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부모와의 끊임없는 관심과 애착의 대상이 된다. 바깥일이 아무리 중요해도 가족과의 행복을 더 우선으로 친다는 유태인들의 교육관은 정말 본받을만하다 느껴진 부분이기도 하였다. 본문에 나온 어느 유태인 가정에서는 샤론 스톤 등의 거물 배우와의 인터뷰 자리도 마다하고, 가족간의 저녁 약속을 지켜냈다고 하였다. 일이 우선이고, 가족을 뒷전으로 여기다, 어느덧 자녀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우리나라 가장들의 슬픈 현실을 생각해보면, 가족과 일의 공존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쥐고 있는 유태인들의 행복은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정말 어느 육아서보다도 더욱 심취해 읽을 수 밖에 없는 책이었다.
유태인들은 일상이라는 토론과 대화, 그 어떤 주제로든 그들은 성경, 탈무드 등을 인용해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같이 대화로 스트레스와 그 모든 것들을 가족 내에서부터 풀어나간다 하였다. 또 공부조차 혼자서 하지 않고, 책을 읽고 친구들과 격론을 벌이며 (그들의 도서관은 우리처럼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일부 도서관은 놀러온 양 시끄러운 잡담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자기만의 공부를 하는 도서관이 아니라 바짝 마주보게 되어있는 책상으로 토론 문화를 강조하는 도서관이라 하였다.) 정답은 없어도 서로의 아이디어를 경청하고, 또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아가는 놀라운 하브루타를 평생 맺어간다 하였다.
하브루타란 그들에게 그냥 공기와도 같은 일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막상 내가 아이와 하브루타를 하려고 해도 엄마인 나조차도 말문이 막혀서, 뭐라고 하지? 하고 고민이 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동안 늘상 아이가 "엄마, 내 말에 귀기울여 주세요."하고 부르는 신호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 미안하기 그지 없었다.
오늘은 적어도 잠자리에 들기전 동화를 읽어주는 시간만이라도 엄마가 지루해하거나, 졸려하고, 아이의 말을 끊어내지 않고 되도록 서로 질문과 대답, 혹은 반문 등으로 아이의 동화에 대한 호기심의 싹을 끊지 않기 위해 노력하였다.
책을 읽고 난 나의 조그마한 시작이랄까.
노벨상으로 대표되는 유태인들의 능력.
노벨상을 바란다기 보다 아이가 창의적으로 공부하고, 사회생활에서도 잘 적응하고 성공할 수 있는 멋진 성인으로 성장할수 있는 기반이 하브루타가 될 수 있다면 그 시작을 엄마가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