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이 번지는 파리 감성여행 In the Blue 9
백승선 지음 / 쉼 / 2012년 11월
절판


처음에는 각각의 파리 여행책을 따로 읽었다. 그리고 책이 이어지는 느낌을 받자, 그 이야기가 맞는지 다시 책을 비교하면서 두번째 읽어보게 되었다.



여행서를 좋아하고 다양하게 읽어보았다 생각하지만 번짐 시리즈가 주는 느낌은 참 신선하였다. 사진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고 멋진 그림 같았으며, 그 사진들로 글을 대신하는 많은 이야기가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그런 책이었다.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사진이 주는 감동이 무한한 책이라고나 할까.

백승선님의 책이 사진이 주는 그 느낌이 강렬하다고 하면, 이번 파리 책에서는 또다른 번짐 시리즈가 있어 김현정님의 책과 함께 어울려 읽을 수 있었기에 글이 부족한 느낌을 김현정님의 책에서 찾아 읽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백승선님이 올려준 사진 퐁피두 센터의 니키 분수로 유명하다는 스트라빈스키 분수에 대한 사진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는데, 그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김현정님의 책에서 만나 볼수있는 그런 식이었다. 정말 감성은 백승선님이 지성은 김현정님이 나누어 맡은 것이 딱 어울리는 제목이었다 싶었다.



피카소와 같은 경쾌한 느낌의 놀라운 분수를 건축한 니키 드 생팔은 사실 어릴 적 아버지와 사촌오빠에게 당한 성폭력의 아픔을 평생 간직한 여성이었다 한다. 이후 10대에 갑작스러운 결혼과 출산을 하고, 현모양처의 굴레로 살아간다는것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그림을 통해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한다. 충동적인 결혼과 친족 성폭력의 아픔을 그대로 끌고 가야했던 그녀의 아픔은 의외로 너무나 발랄한 피카소 풍 그림처럼 개성적인 분수로 남게 되었다.

파리의 아름다운 다리, 퐁데자르, 퐁네프, 알렉산드르 다리 등의 이야기 역시 멋스러운 사진과 함께 다시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건축물까지도 너무나 매력적으로 아름다운 파리의 그 곳들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르사이유 궁전은 당연하겠거니와 노트르담 성당, 사크레쾨르 성당(백승선 저자분의 불운한 여행의 추억이 담긴), 오페라 가르니에,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오르셰 미술관 등등.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프랑스 사람들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멋스러운 곳들이 한가득 사진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의 벤치에서의 휴식을 찍은 그 모습조차도, 그렇게 멋스러울 수가 없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는 그 여유.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자신을 위해 카페를 찾는다는 파리지엔들의 일상 등등이 말이다.

다시는 파리는 안가.

파리 학회를 다녀 온 후 가이드와 여행사를 잘못 만난데다가, 하필 파리 지하철 파업까지 겹쳐 생고생만 하다 온 신랑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파리가 그다지 낭만적인 도시만은 아닌듯 싶은데...

책 속의 파리는 이보다 아름다운 도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생지옥처럼 느껴졌을지 모를 그 파리가, 내게는 꼭 가보고 싶은, 어디를 둘러봐도 아름다울 것 같은 그런 매력적인 도시로 각인되어버렸으니, 이 책임을 번짐 시리즈에 물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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