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위니의 공룡 소동 비룡소의 그림동화 229
코키 폴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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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키 폴의 마녀 위니 시리즈는 아이들에게 꽤 인기 있는 시리즈이다.

우리 아가도 어릴 적에 처음 보여준 바다로 간 마녀위니를 시작으로, 마녀 위니와 새 컴퓨터, 마녀 위니와 요술 지팡이 등을 읽어보고, 이번에 열세번째 신간인 마녀위니와 공룡 소동을 읽게 되었다.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두루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시리즈의 열세번째 신간인 이번 편에는 놀랍게도 우리 나라 아이 네명의 작품이 같이 들어 있었다. 아이들의 작품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때 당시 우리 아이가 네살이었던 고로 응모할 생각을 못했는데, 세상에 네살짜리 아이의 놀라운 색채 감각의 작품 또한 수록되어 있었다. 한국에 방문했던 코키폴이 한국 어린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실행한 일이라는데, 직접 전세계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에 작품이 수록된 아이들은 얼마나 뿌듯할까 싶었다.

사실 엄마는 좀 부드러우면서도 귀여운 그림을 좋아한다고 해야하나? 마녀위니는 좀 뭔가 어수선한 느낌의 그림이라 엄마의 취향은 아니었는데, 어린이들에게는 이런 그림이 꽤 잘 먹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로도 글이 아닌 그림 작가인 코키 폴이 유명한 것을 보면, 그림이 더욱 잘 알려진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 우리 아들도 무척 좋아하니 말이다.

공룡이 나와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몇번이고 읽어달라는 책이기도 하다. 사실 늘 궁금한 점이지만, 왜 호랑이 사자는 무서워하면서 더 무섭게 생긴 공룡은 무서워하지 않는 것인지, 언제 한번 물어보고 싶은 일이다.



마녀 위니의 엉뚱하면서도 재미난 개성이 드러나는 시리즈기에 이번에도 그녀의 엉뚱함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사실 엄마들이 읽고 자란 책에서 마녀란 그리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는데, 마녀 위니 시리즈의 마녀 위니는 심술궂게 사람들을 괴롭히는 악당이 아닌, 마술을 좀더 잘 부리는 ,그러면서도 생각이 엉뚱해서, 아이들과 코드가 잘 맞는 주인공이다. 장난꾸러기 애어른 같은 이미지랄까? 아이들은 어른들이 좀더 자신을 잘 이해해주고, 재미나게 어울려주기를 바라는데, 삐삐, 피터팬과 같은 이미지를 마녀 위니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마녀 위니가 다양한 경험을 할수 있어 좋아하는 박물관.

그 중에서 위니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뼈를 바탕으로 공룡 그리기 대회가 박물관에서 열렸다.

뼈만 보고 상상을 해 그림을 그리려니 막막했던 마녀위니는 집으로 돌아와 마법의 힘으로 공룡시대로 돌아갈 엉뚱함을 보이고 말았다.

그녀의 가족인 윌버는 아주 그게 싫었지만 말이다. 잘 보면 마녀 위니보다 윌버가 훨씬 철이 잘 들고 현실적인 면을 많이 보여준다.



위니가 공룡시대로 돌아가 트리케라톱스를 직접 보고 그리며 좋아하자, 윌버는 그 상황이 끔찎할 따름이었다. 얼른 공룡이없는 현대로 돌아가고픈데, 세상에나. 위니가 트리케라톱스를 타고 같이 현대로 돌아가자는게 아닌가. 깜짝 놀란 윌버는 끼야아옹 소리를 지르며 앞발로 두눈을 가려버렸다.

우리 아들, 이런 대목이 다 기억이 나나보다.

끼야아옹의 뜻이 무엇이냐, 왜 고양이 윌버가 갑자기 끼야아옹을 했느냐 묻지를 않나.

트리케라톱스가 왜 머핀을 먹지 않냐 묻기도 한다.



녀석의 기억력은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여러권의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읽은지 며칠 된 책인데도 불구하고, 어떻게 다 기억을 하지? 세세한 부분까지 말이다. 하루종일 붙어있는 엄마인 나도 아이가 기억하고 이야기하는 것을 다 짚어내지 못할 때가 많은데, 자세히 들어보면 뭔가 실제 경험했다거나 꿈에서 본 이야기들을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엄마가 미처 기억 못하는 것들까지 모두 다 기억해서 말이다.



아뭏든 아무렇지도 않게 현대로 공룡을 데리고 돌아온 마녀 위니.

도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무대뽀인거야? 어른들은 생각하겠지만, 아이들 눈에는 정말 호기심 대장이자 매력 덩어리도 비춰지지 않을까 싶다.

머핀도 안 먹겠다 하고, 집안의 장미 나무 등 정원을 모두 쑥대밭을 만들어버리는 트리케라톱스를 보고서도 위니는 큰 고민 없이 간단히 해결해버리기도 하였다.



아이가 좋아해 자주 같이 읽다보니, 이제는 하나하나의 그림까지 눈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하였다.

좀 거칠고 어수선한 톤으로 그려진줄 알았던그림들이 하나하나의 배경들, 예를 들어 성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얼마나 신경을 써서 그리고, 마녀위니의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정성스레 표현을 하는지에 눈길이 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동화속 주인공들도 무척 돋보이기 시작하였다. 역시 아이가 좋아하는 작품이 중요한 것이다. 내가 읽을 책이 아니라 아이가 읽을 책이니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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