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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이야기 - 명화와 함께 미적 감각과 학습 능력이 쑥쑥 ㅣ 세계의 신화와 문명 1
그레그 베일리 외 지음, 원재훈 옮김 / 비주얼하우스 / 2012년 8월
품절
어렸을 적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무척이나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른들을 위한 그리스 로마 신화도 다양하게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정작 몇권 못 읽어본 아쉬움이 있다. 요즘은 정말 책도 잘 나오는데 말이다.
이 책은 제우스 신화를 글이 아닌 선명하고 컬러풀한 명화 위주로 만나게 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유아들서부터 초등 저학년이 읽을 법한 큼직큼직한 글씨가 눈에 띄고, 책 자체도 꽤 큼직하여 그동안 책에 작게 소개되거나 첨부되어 아쉬움이 많았던 명화들을, 제대로 선명한 색감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눈에 띄었다.
저자의 수가 왜이렇게 많나 했더니 세계적인 신화, 문명 전문가 20명이 꼼꼼하게 정리한 신화 관련 내용이 어우러진 명화집이라 모든 저자의 이름이 실려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시리즈는 1권 제우스 이야기를 시작으로 2권 아프로디테와 에로스 이야기,3권 디오니소스와 오르페우스 이야기 등 다양한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을 연이어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제우스부터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무척 좋아하는 터라, 한달전 제주도 여행을 갔을 적에도 새로 생겼다는 그리스신화 박물관에 들러 감상을 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 제주도와 그리스신화라 어쩐지 안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는 하였으되, 실물은 아닐지라도, 다양한 명화와 조각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았다는 데서 예전에 읽은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주역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기는 하였다.
글로만 만났던 신화 속 주인공들을 그때도 명화로 만나며 즐거움을 만끽했는데 이 책에서 또 명화들을 한데 만나니 이런 즐거울 데가 있나 싶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에서 벌어지는 무서운 자연현상이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냈어요. 그리스 신화, 중국신화, 인도 신화, 성경, 부처를 비롯한 많은 신들의 이야기는 나라가 없을때 만들어져 나라가 생기면서 그 나라의 정신적인 기둥이 된 것이지요.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와 중국신화의 황제는 모두 신들의 왕이에요. 그들의 공통점은 천둥 번개의 신이라는 것이지요. -본문 인용
제우스의 웅장한 모습을 명화로 감상하다가, 그리스 신화 박물관에서 본 작품이기는 하였으나 자식을 잡아먹는 크로노스, 아들을 집어삼키는 크로노스 등의 그림을 다시 접하자, 너무나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스 신화속에서 글로 읽을 적에는 자식을 잡아먹는 이 아버지의 모습을 신이라고는 하나 너무 끔찍하기에 그저 상상만으로, 꿀꺽 통째로 삼킨다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넘어갔는데, 이렇게 뜯어먹는 모습이라니, 이렇게 잔인할 수가 있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자식을 잡아먹는 그 모습이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다. 아마도 아이들이 이 장면을 본다면 큰 충격에 빠지지 않을까 싶었지만 동시에 머릿속에 아주 강하게 자리잡을 수도 있겠단생각이 들었다. 제우스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자식들을 잡아먹었다 이렇게 말이다.
명화 위주다보니, 사실 글밥은 적은 편이었는데도 꽤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제우스가 올림포스 신들과 함께 아버지인 거인족 타이탄들과 전쟁을 일으켜 어렵사리 승리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페르시아 전쟁과 비교되기도 하고, 성서에 나오는 타락천사와 수호천사와의 싸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한다.
신을 닮고자 했던 인간의 노력은 다양하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오늘날에도 서양 문물의 가장 큰 기원으로 알려진 그리스 로마 신화, 인류 문명의 발달사과정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그 과정이 그림으로도 잘 나타나 있었다.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가 그린 왕좌에 앉은 나폴레옹과, 제우스와 테티스에서의 나폴레옹과 제우스의 모습은 참으로 많이 닮아 있었다. 신들의 왕인 제우스라니, 나폴레옹이 되고 싶어하는 그 모습 그대로가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바램은 같은 화가의 작품을 통해 그대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또한 독수리가 왜 이리 많은 나라들의 문장이 되었는지도 알 수 있는 좋은 대목이 있었다.
제우스의 상징인 독수리가 국가 문장이 된 것은 제우스가 되고 싶었던 로마 황제가 자신의 문장으로 독수리를 삼은데서 비롯되었어요. 그 뒤 세계 각국이 독수리를 국가 문장으로 사용하고 있지요. 이것은 서양 문화가 얼마나 그리스 신화에 의존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 입니다. -본문 인용
신성 로마제국 뿐 아니라 러시아,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미국, 체코, 세르비아 등의 문장이 모두 독수리로 되어 있었다
굵고 중요한 이야기들을 명화와 함께 잘 담아내고 있어서 호기심이 생기는 대목은 다시 찾아보고 싶게끔 만드는 그런 유익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