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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기억 속으로 ㅣ 매드 픽션 클럽
엘리자베스 헤인스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기대했던 것 이상의 재미가 있던 책이었다.
심각한 공황 장애, 거의 발작을 수시로 일으키기에 하나하나의 자신의 행동과 족적을 모두 체크해야하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여주인공, 2007년도 현재의 모습이다.
그리고 6년전 2001년도의 그녀는 정말 밝았다. 그녀가 믿고 의지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친구들 앞에서 너무나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이 남자가 내 남자다~라는게 정말 자랑스러울 멋진 외모의 남자친구 리가 있었다.
이야기는 2005년도의 재판 이야기에서 시작되어 2001년도와 2007년도의 캐서린의 이야기를 훑어 나간다. 이야기가 교차로 진행이 되어서 처음에 몰입도가 떨어지려나 싶었으나, 이내 조여들어오는 그 구성이 놀랍게 적응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치명적으로 빠져든 사랑이었고, 그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지만 갈수록 그의 구속이 갑갑함을 느끼게 되었다.
클럽의 경비인줄 알았던 그의 숨겨진 일은 따로 있었고, 그에게서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본심은 그렇지 않은 듯, 자기도 모르게 자꾸 그에게 되돌아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캐서린. 리 못지않게 아름다운 외모였을 그 캐서린은 2007년, 어느 남자도, 아니 여자 또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 사람의 출소 기한이 다가옴을 느끼며,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고, 세번이나 이사를 다녀 그가 절대 자신을 못 찾아낼거라 생각하면서도, 그라면 찾아낼거라고, 찾아내 자신을 해칠거라고 굳은 믿음이 생겨버리는 그녀였다.
나였다면..
내가 캐서린이었다면..
아니 내가 아니더라도 어떤 여성이었더라도..
그녀처럼 심각한 공황장애와 발작을 경험하거나, 그게 극대화되어 심각한 불안에 시달려 어쩌면 스스로 생을 도피해버렸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나를 지켜 줄 수 없을 거라는 불안감
게다가 믿고 사랑했던 그 남자가,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지켜줄거라 생각한 그 남자가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나를 단절시키고, 차라리 한 칼에 죽여주었으면 하고 바라게 될 그런 악마가 될거라고 누가 믿었겠는가.
요즘에 유난히 데이트 폭력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나와 섬뜩하기도 하였다.
치정에 의한 살인, 애인을 폭행하고 살인하기도 하고, 결혼을 반대한다고 여자 쪽 식구들을 살해하는 경우도 뉴스에 가끔 나오니 너무나 무서워졌다. 바로 어제만 해도, 치정에 의한 살인이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났다고 하지 않은가.
데이트 폭력과 관련해 살인과 성폭행 등의 강력 범죄는 지난해 600건, 폭행등 폭력 범죄만은 9천건에 이르는등,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트 폭력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뉴스에 보고된 것을 보았다
이 책의 주요 소재가 그 데이트 폭력이었다.
때리고, 다치게 하는 것이 사랑의 방식이었다기 보다 처음에는 그저 사랑이었는데, 그 사랑이 도망치려 하자, 자신의 소유물로, 왜곡된 표현을 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대방에게 크나큰 두려움을 심어주면서 말이다. 남자 자신 또한 완벽하게 비뚫어져 버렸고, 여자 또한 완전히 망가진 삶이 되어버렸지만 시간과 주위의 보살핌과 사랑 등으로 여성은 조금씩 치유가 되어 가고 있었는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 책은..꽤 어려웠을 데이트 폭력과 낯설게만 느껴진 강박 장애 이야기를 정말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정말 재미나게 읽은 책이었다.
작가의 이름으로 새로운 책이 나온다면 또 찾아볼 의향이 있을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