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의 고군분투 연애기 - 골드미스가 아닌 골병든 노처녀의 악樂소리 나는 리얼 스토리
tvn 막돼먹은 영애씨 제작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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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케이블 전문 드라마들이 공중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막돼먹은 영애씨가 첫 방영된 초창기만 해도 케이블 방송에서는 주로 공중파 드라마를 재방해주는 경우가 많았고, 자체 제작한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두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공중파 못지않은, 아니 웬만한 공중파를 압도할 인기를 누리며 2007년부터 지금까지 6년 이상의 장수를 누리고 있는 드라마가 아닐수 없다. 곧 시즌 11이 다시 시작되는데 막돼먹은 영애씨를 기다리는 팬들이 꽤 많은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그 인기는 지속될 듯 하다.


나 또한 막돼먹은 영애씨를 꾸준히는 아니지만 드문드문 티브이를 통해 본 적이 있었다.

어라?

얼굴만 빼어나게 예쁜 여주인공이 엄청난 재력의 재벌, 혹은 빵빵한 직업을 가진 남자와 사랑을 하다, 꼭 가족관계 등으로 꼬여서 의붓 남매가 되는 황당 설정의 드라마들이 난무하는 판에, 이 드라마 현실적이어도 참으로 현실적이다. 사실 요즘 나이 서른이면 노처녀도 아닌데, 영애씨 서른 넘어서부터 결혼하라는 압박에 안팎으로 고단한 실정이다. 못생기고 뚱뚱하고 막돼먹은 것으로 나오나, 사실 만화 속에서는 그녀가 사장에게 짜증날때 타오라는 커피에 침 좀 뱉어 넣고, 만들어오라는 토스트를 겨드랑이에 문질러서 갖다주는 것 말고는 뭐 그렇게 막돼먹었다고 볼 소지는 많지 않다. 드라마에서는 어땠더라? 막돼먹은 부분이 잘 생각이 안나지만..책에서는 암튼 그렇다.


막돼먹은 영애씨의 쏠쏠한 재미는, 영애씨를 맡은 여주인공 김현숙님의 살아있는 연기가 고스란히 전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재미난 것은, 그녀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외모가 아닌데도, 정말 신기하게 직장 내 꽃미남들과 연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 과정이 쉬운 것도 결과까지 늘 아름다운 것만도 아니다.

그녀는 쪽팔림을 무릅쓰고 먼저 좋아한다 고백하고, 뱉어놓은 말이 창피해 전전긍긍하는 등, 생각만하고 실천하지 못했을 여성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런 용기(?)가 있었기에 꽃미남들의 사랑을 얻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지나친 현실 반영인지, 막돼 영애씨의 인기를 이어가기 위함인지, 안타깝께도 그녀의 사랑은 늘 해피엔딩만은 아니었다.


드라마라는 것이 한번 보면 중독성이 있어서 계속 보게 되지만 시작을 하지 않으면 내용을 몰라서라도 중간부터 보기가 힘이 든다.

하지만 막돼먹은 영애씨는 사실 중간중간 봐도 참 재미가 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막돼먹은 영애씨 초창기 부분을 만화로 그려낸 이야기라 보면 되겠다. 장동건과 핑크빛 로맨스가 진행될 것 같은 암시를 주면서 끝을 맺었으니, 현재 드라마가 10까지 이어지면서 장동건과 약혼에 파혼까지 이어진 것을 보면 그 이후로도 꽤 많은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실 최원준이 나오는 첫 부분은 간혹 봐서, 대강의 주인공과 스토리를 짐작할 수 있었는데, 장동건이 나오는 부분은 드라마로 못 봤던 부분이라 어느 탤런트인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하였다. 완전 깔끔하고 일도 잘하나, 지나치게 냉철해보였던 그가 영애씨에게 조금씩 호감을 갖는 부분이 참 매력적이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다시 궁금해진 드라마에 대해 찾아보니, 오호.제대로 즐거운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었구나.

이영애와 새로운 러브라인을 형성중인것은 책에선 아직 등장하지 않은 김산호라는 캐릭터였다. 멋지구리. 드라마 또한 어떤 내용이었을지 기대되네. 산호의 인터뷰를 보니, 영애와 러브라인을 형성한 배우들은 다 하차를 하고 마는데 (해피엔딩이 아니라 치명적 이별이라는.) 자신만은 끝까지 영애와 러브라인을 이어가고 싶다는 귀여운 바램을 선보였다고. 드라마도, 드라마를 그려낼 만화도 너무나 기대되는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드라마를 봤을 적엔 영애네 가족, 동료 사원인 지원의 연애사 등까지도 꼼꼼하게 다뤄졌으나, 책에서는 순수하게 영애씨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진다. 그래서 영애씨 중심의 이야기이기에 주변인물들의 연애사 등이 적나라하게 다뤄지진 않는다는점.



드라마가 나오고 나서 만화가 나와서인지, 어쩜 이리 캐릭터들을 잘 살려서 만화를 그려냈나 싶다.

엄마도 영애씨도 딱 그대로이다.


만화로 봐도 완전 흥미진진 재미있어서 드라마 못지않은 흡입력이 있었는데 짬짬이 읽었는데도 정말 그 뒤가 궁금해 견딜수가 없을 지경이 되었다. 이 시대 최강 리얼 러브 스토리라고 해야하나?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뚱뚱하고 못생겼다 생각지 않더라도 빼어나게 예쁘다 자각하지 않는 여성들이라면 어느 정도 일부분 공감하고 몰두하게 만드는, 그런면이 출중한 스토리가 아닐 수 없었다. 내 이름은 김삼순도 그래서 대 히트를 하지 않았던가. 막돼먹은 영애씨는 삼순이보다 조금 더 독하다!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회사에서 감히 그녀를 대놓고 덩어리라 부르는 상사와 남자직원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만은 절대 낮춰지지가 않는다. 현실에 수긍해 많이 아쉬워보이는남자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려 해도, 그녀 스스로 눈을 낮췄다 생각함에도 반대로 남자들이 "참고 만나보려 했다는둥"의 반응이 많아 그녀를 경악케 하기도 한다.


네살이나 어린 부잣집 도련님이자 꽃미남 최원준은 수시로 그녀의 마음을 흔들어놓고, 이 한권의 책에서만 벌써 세번의 이별을 통고하는구나. 수시로 아쉬울 때만 그녀를 찾는 그, 참 못됐다 싶었다.

그에게 잘 보이려고 다이어트 하다가 몸과 마음 모두 상처를 입은 그녀였는데 말이다.



유형관(회사사장): 그러게 예전엔 뚱뚱했어도 둥글둥글 성격은 좋았는데

지금은 어중간하게 뚱뚱해서는 성격만 더러워지고. 205p



정지순(회사동료): 결국 이렇게 될걸 왜 괜히 사겨서 영애씨에게 꿈과 희망만 줬냐고? 자기가 무슨 놀이동산이야? 224p

이 깨알같은 멘트의 잔재미들.

읽을땐 쿡쿡쿡 웃으며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그녀가 안쓰러워 견딜 수 없는 마음이 든다. 어쩐지 웃기면서도 슬픈 그런 이야기였달까?

신랑도 너무 재미있다며 이 만화책 어디 뒀냐 찾는걸 보면, 영애씨의 인기는 드라마, 뮤지컬, 이제는 만화로도 이어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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