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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日1食 - 내 몸을 살리는 52일 공복 프로젝트 ㅣ 1日1食 시리즈
나구모 요시노리 지음, 양영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9월
살이 쉽게 붙는 체질임에도 나처럼 다이어트에 신경 안 쓰고 사는 사람도 드물겠다 싶다. 천성이 느긋한건지..
이젠 정말 살을 좀 빼야할 시기가 되었는데도, 확 자극받지 못하고, 실행을 못하고 있었다.
끼니도 불규칙할뿐더러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으려 하고, 몸에 해롭고 입에 맞는 음식 앞에선 폭식도 서슴지않고.
어머님이 걱정하신대로, 아직 아기도 어린데, 앞으로 건강하게 살며 아이 크는 모습 보고, 챙겨주고 하려면, 젊다고 건강 해치지 말고 내 몸 챙길줄 알아야하는 건데.. 머리로만 알뿐, 당장 실행할 생각을 못했다.
그러다 읽게 된 1일 1식.
헉.
하루에 한끼라고?
게다가 글을 쓴 사람은 단기 효과를 노리고 막가파 다이어트를 행한 사람도 아니고, 의사이자, 스스로 1일 1식을 10여년 넘게 실행중인 사람이었다. 스스로 효과를 보았는데, 대중에게 권해도 될까?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었는데 최근 발견된 장수 유전자를 통해 자신의 걱정을 불식시키고, 이 책을 낼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한다.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때는 한층 더 강력한 생명력이 용솟음친다. 그것의 실체는 '시르투인 유전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동물실험을 통해 식사량을 40퍼센트 줄이자 수명이 1.5배 늘어났다. 시르투인 유전자는 통칭 연명 유전자, 또다른 명칭으로는 장수 유전자라고도 불린다.
뱃속이 꼬르륵 울리지 않는 한 이 유전자는 활동하지 않기때문에 평소에는 보물을 갖고도 썩히고 있는 상태인 것이다. 138p
하루 한끼 식생활로 배에서 꼬르륵 하고 소리가 나도록 해보라. 그러면 이 시르투인 유전자가 체내의 유전자를 순식간에 스캔하여 손상 입은 곳을 회복시켜 준다. 139p
그가 강조하는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때의 그 공복감.
배가 고프지 않아도 자꾸 때가 되었거나, 신랑이 권하거나 해서 뭔가를 먹게 되니, 공복감을 느껴 본 때가 최근 들어는 드물었던 것 같다.
끼니를 잊고 있다가 갑자기 당이 떨어지는 것 같은 어지러움증이 있었던 적은 있어도 꼬르륵 소리가 날때의 공복감이라..
사실 배가 지나치게 차 있는 그 만복감처럼 불쾌한 것도 없다. 신물이 거꾸로 올라오는 것 같고, 부데끼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다.
운동이라도 마구 하고 돌아다니고 싶은데 어린 아들을 옆에 두고 뛰어다니거나 원하는 대로 산책한다는 것도 사실 어렵다.
뭐 거꾸로 생각하면 아이 노는 것에 맞춰서 운동이란걸 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어찌 됐건 이러저러한 이유로 나의 다이어트는 실행을 못하고 있었다.
다만 1일 1식이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 감히 생각했던건, 폭식을 할지언정 요즘 내 식생활이 몹시 불규칙했던 터라 하루 세끼를 꼬박꼬박 잘 챙겨먹지 않았기에 적은 양으로 1일 1식을 하면 괴롭긴 하겠지만 못 지킬 것은 아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렇게 생활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
오늘처럼 자다가 새벽에 일어날때도 있고, 보통은 아침에 제때 일어나더라도, 아침을 잘 안 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신랑과 아기 식사만 챙겨주고, 나는 커피 한잔을 마시거나 하기 일쑤.
책에서 절대 하지말라는, 공복에 커피 마시기. 내가 즐겨 하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점심때. 아이 밥을 먹이고 나서 남은 밥만 조금 먹거나 하지 내 밥을 따로 꺼내먹는 일이 드물었다. 자기 밥 먹고 나면 바로 놀아달라 하거나 다른 일을 할 게 생기는데 내 밥까지 따로 담아 먹는게 힘들게 느껴질때가 많았기에.. 배가 고픈 경우가 아니고서는 그냥 넘어가기 일쑤. 그나마 밖에 나가 외식을 하거나 하면 내 밥까지 따로 챙겨먹었지만 말이다.
저녁은 신랑이 늦게 퇴근하니 그 시간에 맞춰 아기랑 좀 늦은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점심에 외식을 하거나 했으면 저녁을 거르기도.
이렇게 하면 하루에 섭취하는 칼로리가 얼마 안될것같지만. 한동안 더웠던 여름내내부터 지금까지 생각날때마다 아이스커피를 입에 달고 살았고, 외식도 꽤 자주 하는 편이었다. 여차저차 칼로리가 부족할 틈이 없었는데, 게다가 밤 늦도록 책을 보거나 인터넷 할 시간이 많다보니, 저자가 말하는 밤 10시부터 2시사이인 골든 타임 (꼭 자야할 시간)에 깨어있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그러다보니 신랑과 늦은 야식을 먹는 경우가 허다했다.
결국 건강도 해치고, 살도 빠지지 않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
1일 1식의 내용이 좀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스스로의 건강 유지 비결이라 말하고, 실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터라, 잘 맞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이 올해 58세라는데 사진을 아무리 뜯어 봐도 30~40대로 보인다는 점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그의 말에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 비싼 헬스장에 갔다가 대부분의 회원이 늙어보이고 아랫배가 나와있는 것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는 것과 아버지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시고 자신도 비만이 되자, 건강서를 사러 서점에 갔더니 저자들의 모습이 모두 나이들어보여서 살 수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탈모를 고치러 간 병원의 의사가 머리가 벗겨져 있으면 절대 신용할 수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비만 클리닉에 갔는데 담당의사가 뚱뚱하면 다닐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239p라는 저자의 대목이었다. 그의 말에 맞게 건강을 위해, 노화 방지를 위해 1일 1식을 권하는 그의 모습은 정말 그야말로 날씬해보이고 실제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보이는 모습이었다.
책을 쓰거나 어떤 말을 하기에 앞서 자신을 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뒤집어말하면 그의 말에 신뢰가 더해지는 대목이라고 할까?
젊게 사는 것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 이왕이면 나이 들더라도 젊어보이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편한게 좋다고 마냥 편한대로 살고 있다가도, 사진도 찍기 싫고, 옷도 사기 싫은,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않는 삶을 생각해볼때 소중한 나의 30대를 스스로 옭아매고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갑자기 섬뜩해진 적이 있었다.
20대 이후로 생이 끝난 것도 아닌데. 가장 예쁠 수 있는 나이는 충분히 여지가 남아있는데, 왜? 자꾸 거울을 보려 하지 않는가.
하루 한끼, 저자는 저녁을 권했지만, 자신에게 맞는 한끼를 먹되, 국 한 그릇, 채소 반찬 한 그릇(그릇에 담길 정도면 사실 고기나 생선도 상관없단다. 건강을 생각하면 채소를 권장할 따름이지) 과 밥 한공기의 식사를 하는 것이 1일 1식의 원칙이었다. 또 밥 그릇도 어린이 밥그릇으로 해서 어른보다 적게 먹는 것이 좋고 채소 접시는 커피잔 받침 정도 크기가 적당하단다.
작은 생선 한 마리, 껍질째 먹는 과일, 이런 식으로 섭취하는 음식들은 통째 먹는 것을 권장하고 있었다.
내가 주장하는 건강법은 건강한 노인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 최종 목표는 피부가 매끈하고 허리가 잘록한 상태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공복, 완전식품, 수면 이 3가지이다.
1일 1식 (또는 1즙 1채)
채소는 잎째, 껍질째, 뿌리째, 생선은 껍질째,뼈째, 머리째, 곡물은 도정하지 않고 먹는다.
수면은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골든타임을 포함하도록 한다.
239.240p
수면과 통째 먹는 식품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하루 한끼라거나, 반찬 한개 식의 주장은 나구모님의 이 책에서 처음 접하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수면할적에도 저녁을 먹고 일정 시간 경과후 자기 보다 골든타임을 위해 바로 잠들라는 조언이 인상적이기도 하였다. 적어도 밥 먹고 바로 자라는 것은 다른 데서 접해보지 못한 내용이었기에. 또한 운동 역시 지나치게 할 필요성이 없다고 말한다. 필요하다면 바르게 걷기 운동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
이 책의 내용이 모두 진리요 믿음을 가지라는 이야기는 할 수 없다.
다만 스스로 실행해온 이 건강법으로 15kg의 살을 빼고, 휴먼 도크 검사 결과 혈관 나이가 스물 여섯살에 이르는 결과를 얻었다고 하니 그의 지금 건강이 부러울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