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는 반드시 세 번 느낀다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한성례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책을 몇권 읽고 나서, 단단히 팬이 되어 버렸다.

본격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머 미스터리를 지향하는 그의 필체가 다소 가볍게 느껴져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미스터리가 꼭 무겁고 어두울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에 그만의 가벼우면서도 유머러스한 터치가 내게는 무척이나 재미나게 느껴지곤 하였다. 심각할법 하다가 한번씩 툭툭 던져주는 유머의 즐거움이랄까. 가볍게 웃기는 일본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정말 바로 드라마로 만들어 성공한 예까지 있다고 하니 이 시리즈 전체가 드라마로 만들어질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현재 2012년 2분기 NHK 인기 드라마로 방영중이라는 <방과후는 미스터리와 함께> http://melaney.blog.me/50138200954가 이 책의 번외편인 작품으로 나 또한 재미나게 읽은 작품이었다. 서점 대상 1위에 뽑혔던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 http://melaney.blog.me/50113129092는 내가 읽은 최초의 히가시가와 도쿠야였는데 이후 그의 작품들이 나오는 족족 반가운 마음에 빠짐없이 읽어야겠다 마음먹게 되니, 이 작가의 글 쓰는 취향을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가보다 싶다.

위 언급한 작품들 외에도 내가 읽어본 작품들로는  <이제 유괴 따윈 안해> http://melaney.blog.me/50149084543  ,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 http://melaney.blog.me/50125302560  등이 있고, <밀실을 향해 쏴라>도 읽으려고 서재에 꽂아둔 중이다.

 

번외편에서 살짝 맛만 봤던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란 말인가?

정말 궁금했는데 본편을 드디어 읽게 되었다.

 

번외편에서도 야구가 중요하게 다루어졌는데 본편에서도 마찬가지다. 탐정부 소속은 아니지만, 사건의 주요 흐름과 관련 인물들이 모두 야구에 관련된 이야기였다. 딸랑 세명인 탐정부, 그중 꽃은 타마가와 부장이다. 여기서 절정을 말하는 꽃이란 탐정의 활약으로서가 아니라, 바보같은 행동으로 인해 유머를 유발하는 꽃을 말한다. 부서의 핵심 인물이지만, 부원들보다 못한 바보같은 모습을 많이도 보여준다. 다만, 그가 잘하는 것 한가지가 있었으니 바로 오코노미야키 부치는 거랄까?

이따금 핵심을 찌르는 예리한 말로 주목을 받는 사람이 야쓰하시 선배라면, 때때로 얼빠진 소리를 해서 욕을들어먹는 사람이 타마가와 부장이랄까. 둘의 성격은 대충 이렇다.16P

남은 부원 하나는 이 책의 화자, 아카사카로, 두 선배에게 속아 부원이 된 신입 피해자라고 되어 있다. 어찌 됐건 셋의 바보 트리오는 덤앤 더머를 보여주는 듯 하였다.

 

유머가 난무하지만, 미스터리에 빠질 수 없는 살인이 일어나기도 한다.

어째 안 어울릴 법 한데 말이다.

 

절대 최약체, 코이가쿠보가쿠엔의 야구부의 베이스가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처음에 탐정부 일원들이 밝혀보려고 했지만 허사.

도대체 이런걸 어따 쓰려고? 하는 의문이 발생하던 차에, 드디어 사건이랄만한게 발생하고 말았다. 바로 코이가쿠보가쿠엔의 노구치 감독이 코이가쿠보가쿠엔과 비등비등한 실력의 경쟁 약체 (참으로 눈물 겹다. 최강 라이벌이 아닌 약체 라이벌이라.) 히류칸과의 시합날 경기장 근처에서 사체로 발견되고 만 것이다.

 

히류칸의 경기장 자체가 잡목 숲에 가려진 특이한 구조였는데, 사건 발생 추청 시각에 때마침 히류칸 이사장네 가족들이 그 곳에 몰려 있었다는 사실이 의아스러운 점이었다. 이사장네 가족도 산책을 나와 있었고, 이사장네 얹혀 사는 코이가쿠보가쿠엔의 미녀 선생 세리자와 선생님도 하시모토씨와 함께 따로 산책중이었다. 나중에 밝혀진 바로는 비슷한 시각에 코이가쿠보가쿠엔의 쓰치야마 부장도 그곳에서 연습중이었다.

 

참고로 쓰치야마 부장은 탐정부의 타마가와와 함께 서로가 범인이 아니냐며 으르렁거리는 사이기도 하다. 참으로 착실하기도 하지. 그들의 으르렁거림은 드라마로 방영되는듯 눈앞에서 재미나게 펼쳐지기도 한다. 마치 만담같은 장면들이 사이사이 재미나게 배치가 된다.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지만서도 어른들이 봐도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재미랄까.

 

어른들에게 맡겨도 좋을 사건 해결에 탐정부는 나서서 해결하려고 노력을 한다. 게다가 용의자들과 관련 인물들을 모두 모아놓고, 사건을 추리해나갈때에는 너무나 행복감에 젖기도 한다. 이제야 탐정부가 빛을 보는가? 하면서 말이다. 그들은 과연 바보의 오명을 벗고, 탐정부의 위상을 세울 수 있을 것인가. 세리자와 선생님이 오해하는 대로 하마네 오코노미야케 가게에서 매일 오코노미야키나 부쳐먹으며 오코노미야키 연구부라는 오해를 받고 살아갈 것인가.

 

미녀 세리자와 선생님과 함께 오코노미야키에 마요네즈로 사건 발생 야구장을 그려가며 당시 상황을 연구해보기도 하고, 현직 경감, 형사와도 너스레를 떨어가며 (물론 그쪽에선 그런 친분으로 생각지 않겠지만) 사건 해결을 모색해 보려 하기도 한다.

우리의 코이가쿠보가쿠엔 탐정부.

 

"탐정부?"

순간 세리자와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졌다.

"소문은 들은 적이 있어. 좋은 소문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설마 실제로 존재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그저 학생들 사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비슷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존재합니더. 도시 전설도 아니고 학교 7대 불가사의도 아입니더."

111p

심각한 사건보다 오히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도시전설처럼 되어버린 의문의 탐정부, 그들의 본격 이야기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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