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미술로 달라졌어요
최민준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남자아이들만을 위한 미술학원인 자라다 미술 연구소를 운영중인 저자의 남아 미술 교육 노하우가 담겨 있는 책.

방문 교습을 통해 아이들을 가르치다 남아 심리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심을 기울여 아들의 특성을 알고 보면, 미술 교육 뿐 아니라 아이교육까지도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딸로 태어난 엄마'들에게 일깨워 주는 책이었다.

 

다섯살 아들을 둔 엄마라 이런 이야기가 더욱 귀에 쏙쏙 들어왔다.

아이가 유순한 편이라 남아라도 여아들과 같이 다니는 미술학원이 좋을 것 같아서, 소수 정예로 한다는 모 미술놀이 센터에 보낸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과 1:1로 했을 적에는 아이도 재미나했지만 이내 다른 여아들과 어울려 하는 수업에는 큰 흥미를 보이지 않고, 다니기 싫다는 말을 해서, 곤란한 적이 있었다. 꽤 유명한 프로그램이었는데 잘 다니는 다른 여아들과 달리, 분명 집에서는 그림 그리기도 좋아하고, 블럭 만들기, 책 읽기도 좋아하는 우리 아이가 아직 사회성을 키워주지 못해 그런것인지 왜 다른 미술학원에서는 적응하기 싫어하는 것일까 엄마로써 걱정도 되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이런 저런 아이의 입장에 서서 아이의 마음 들여다보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괜찮은 교육 시설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집중해있는데 놀랍게도 자라다 남아 전문 미술 연구소가 일산, 대전, 전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혹시? 하고 검색해보니, 대전에서도 바로 우리집 근처에 있는 곳임을 알고 반가운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책에 등장한 학원의 모습은 사실 학원이라기보다 비밀 연구소라는 선생님들 말마따라 아이들 눈에 그렇게 보일 연구실? 엄마들 눈에는 어쩌면 창고 비슷해보이는 구조랄 수도 있을 그런 모습들이 아이들 활동 틈틈이 보였다.

 

적어도 아이 교육에 관한한 하나하나의 개성에 살려 맞춤식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고, 아이들이 싫어하는 주입식, 선생님의 지도가 우선인 교육이 아닌 아이가 주도가 되는 교육을 해서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기에 어디에 있는 곳인지를 찾아봤던 것이다.

 

 

아뭏든, 꼭 미술교육이 아니더라도 아들 둔 엄마들에게는 육아서로도 도움이 될 그런 책이었다.

아들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하면, 아들을 내 기호와 규율에 맞게 교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를 깨닫게 된다는 것.

사실 나 또한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착한 아이에게 자꾸만 내가 원하는 대로 하자고 강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오히려 내 앞에서 짜증을 낼 지언정, 아빠가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더 효율적으로 보이고 둘 사이에도 큰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보면, 엄마로써의 내가 부족함이 많은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아빠는 아들과 생각이 비슷한 남자였기에 딸인, 여성인 엄마가 이해하고 보듬어주기에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는 면이 많았던 것이다.

 

어렸을 적을 되돌아보면, 그림그리기를 좋아했던 나에 비해, 오빠를 비롯한 주위 친구들, 남자아이들은 대부분 만들기에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아이들이 많았었다. 과학상자 조립대회도 그랬고, 간단한 수수깡이나 종이로 뭔가를 만드는 것도 남자아이들은 눈에 불을 켜고 좋아했던 것 같다. 저런게 왜 재미날까? 싶었던 나와 달리 말이다.

 

 

이 책에서도 어린 남자아이들이 만든, 깜짝 놀랄만한 작품들이 꽤 많이 실려 있다.

사실 선생님이 이렇게 해라~ 를 지도한 것이 아니라, 아주 간단한 최소한의 룰을 주고, 이 규칙만 지키면, 정해진 시간 동안은 여기 있는 모든 재료를 네 마음대로 써도 돼~ 하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자기만의 세상 속에 빠져들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두 남자 초등학생이 스타워즈 우주선을 커다랗게 만들어내는가 하면, 여섯살밖에 안된 남자아이가 꽤 정교한 자동차 그림을 뚝딱 그려내기도 한다. 미술학원에 오기 전부터 이미 실력이 뛰어났던 아이도 있고, 그리기 싫다, 미술학원은 지루하다 등등을 내뱉던 아이들이 미술학원 못가게 할까봐 엄마말 잘듣게 되었다는 아이들도 있다. 어찌 됐건 남자아이들의 경쟁심리서부터 (여아들과는 다른), 자기 주도 성향, 반항 심리, 혹은 천성적으로 청각적 자극에 둔감한 남아들의 성향을 확실히 분석해서, 아이들 스스로 재미난 창작활동을 해내고, 미술학원이 아닌 비밀 연구소라 굳게 믿게 만드는 그 자유로운 시간들이 작품으로 완성이 되면 보는 이까지 뿌듯해질것같았다. 다만, 모든 아이들이 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재료 탐색을 더욱 즐기고 과정만 더 소중히 여겨 만든 작품을 찢거나 부수는 아들들도 있다니 그 점도 감안할 부분이었고 말이다.

 

우선은 아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쭉 읽어내려갔다.

아이가 아직 어리기도 하지만, 소극적으로도 보이고, 얌전해보이는 면이 강하다 생각되었는데, 외향적이고 상당히 산만해보이는 아이들 못지 않게 소극적인 남아들을 위한 맞춤법 교육 방법도 소개가 되어 있어 주목할만했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남아들에게서 보이는 성향들은 자칫 잘못하면 요즘 엄마들이 겁을 내는 그 ADHD 양성으로 판정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길 읽고 깜짝 놀랐다. 예전에 아는 의사 선생님도 자신의 아이가 산만해서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투약하고 있다는 이야길 듣고 놀라웠는데 요즘은 예전과 달리 그렇게 ADHD진단후 투약까지 받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이야길 듣고 걱정도 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책에서는 말을 한다. 아이들의 성향을 잘못, ADHD로 오인하여 섣불리 투약하고, 아이를 병에 가둬버리면,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닫혀버릴 수 있다고 말이다. 아이도 엄마도,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약을 먹지 않아서 그래, 하면서 수동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제대로 성숙하게 되는 문을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제대로 된  ADHD판단을 내리기도 쉬운 문제가 아니라니, 섣불리 내 아이가 ADHD가 아닐까 하며 약을 먼저 먹여 산만함을 가라앉혀 보겠다 하지 말고, 아이의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산만함은 병이 아니다. 나는 에너지가 넘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다라 세상을 바꿀 위인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실제로 세상에 알려진 많은 발명가, 선동가, 정치가 들은 어려서 엄청나게 산만한 아이들이었던 경우가 많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아는 발명왕 에디슨을 포함해서 말이다. 톰 하트만은 산만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엉뚱한 아이들을 두고 에디슨 유전자를 타고 났다고 한다. 나는 이 이름이 좋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산만했지만 스스로 에디슨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던 긍정적인 아이였기때문이다. 5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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