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구르메 - 레미의 오사카 맛집 탐방기
이정애.김광일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9월
품절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각자 다양한 목표가 있고, 취향이란게 있을 테지만, 내게 있어 여행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맛집 탐방이다. 예전엔 그저 여행 다니며 끼니 때우는 정도로 생각했던 식사였기에 관광지의 식당은 맛도 없고 비싸기만 해 하는 편견이 생겼었는데, 어디를 다니건 맛있는 집을 (수고스럽더라도) 찾아가게 되면 그런 편견에서 벗어나 오히려 평소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멋진 여행을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나의 여행의 주된 자리를 차지하게 된 미식.
그러다보니 일본에서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에 초점을 맞추면서 일본 여행이 더욱 기대가 되기 시작하였다. 멋모를적에는 그저 스시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웬걸 하나하나 알면 알수록 내가 좋아하는 먹을거리들, 손수 만든 탱탱한 면발의 우동에서부터 오코노미야키, 라멘, 초밥은 물론이고 돈까스, 덮밥, 튀김 등등과 맛좋은 디저트들까지 장인의 손길을 느끼며 즐길 수 있는 곳들이 한가득이었다. 일본 여행을 후쿠오카, 나가사키 쪽만 다녀와서, 다음에는 사람들 많이 다녀오는 도쿄를 다녀와야만 제대로 된 맛집 탐방에 성공하겠다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도쿄에 관광지를 꼭 둘러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모를까. 맛집 탐방만을 목적으로 간다면? 오사카를 가야 맞는 것이다.

일본에서 최고로 다양한 음식들을 선보이고 맛집 또한 많다는 오사카, 저자 또한 오사카를 먹을거리의 천국으로 꼽았다.
저자의 오사카 음식 이야기를 접하다보니, 대부분의 일본 대표음식으로 성공한 것들이 모두 오사카에서 시작되었다.
카레를 일반 가정에서 해먹는 방식으로 대중화 시킨것도 오사카이고, 빵을 만든 시초는 아니지만 빵 소비 1위인 교토 못지않게, 2위를 다투며, 마가린 소비는 전국 1위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도쿄에서는 식빵을 8등분하지만, 오사카에서는 한장을 먹어도 배부르게 먹는 것을 좋아해서 5등분을 해 두껍게 식빵을 자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 또한 나의 구미와도 딱.
대부분의 호텔에서 식빵이 보통 사이즈로 나오는데, 제주 신라호텔에서 식빵이 두툼하게 썰려있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오코노미야키, 그 유명한 회전초밥, 다코야키의 원조인 라디오야키, 샤부샤부, 오므라이스, 꼬치튀김이라는 쿠시카츠, 심지어 인스턴트 라면까지도 오사카에서 시작되었다. 음, 여기까지 꼼꼼히 읽고 나니, 일본 맛집을 탐방하러 왜 오사카로 가야하는지 똑똑히 알게 되었다.

일본에서 나고 자랐고, 어머님이 식당을 하셔서 꽤 까다로운 미각을 가진 저자 레미님이 신랑과 아이와 함께 오사카 맛집들을 두루두루 탐방하고, 취재를 위해 방문요청한것이 아닌 직접 돈내고 사먹은 , 일반 고객의 입장에서 소개된 맛집 평가들. 정말 알짜 맛집 정보들이 한가득이었다.

예전 일본 여행이 패키지 여행이었던 지라 하나하나 음식이 맛이있었다곤 해도, 직접 찾아간 맛집이 아니라 가이드가 이끈 곳들이어서 사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내가 찾아다닌 곳이라면 한층 더 나은 곳을 다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일본여행을 할 기회가 몇번 있었지만 이상하게 그 이후론 계속 허사가 되곤 했는데, 다시 성사를 시킨다면 도쿄가 아닌 오사카로 , 바로 이 책을 들고 여행계획을 짠 후 출발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남자분들이 읽기에도 좋을 책이지만, 여자분들이 읽으면 눈에 하트가 뿅뿅 그려질 디저트와 카페 이야기부터 시작되었다.
오사카의 밤 야경을 멋지게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더 그랜드 카페를 소개하였다. 무려 7.3m의 천장으로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카페란다. 애프터눈 티세트, 저녁에는 피자와 스파게티도 즐길 수 있는 카페, 멋진 야경을 즐기고 싶을때 꼭 들러야할 곳이란다.

세계 제일이라는 말이 붙으면 must go,must have를 외치고 싶다.
가격이 그렇다면 물론 must가 좀 흔들리겠지만.
고베 기타노 호텔은 세계 제일의 아침 식사로 유명한 곳이다. 그 요리를 총괄하는 사람이 총 주방장 야마구치 히로시이고 그가 프로듀스한 카페가 바로 이구 카페다. (이구 카페 또한 그랜드 카페처럼 힐튼 플라자에 위치해있다.) 40p 프렌치 스타일의 이구 카페에서는 고베 기타노 호텔 조식에 제공하는 빵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여러 가이드 북에 소개되었다 한다. 고베 기타노 호텔,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는데 고베에 들른다면 그 곳에, 오사카에 들른다면 이구 카페에 들러보고 싶어졌다.

생크림 하나로 중국에 진출까지 한 가게, 파티스리 몬 쉐르.
가게 이름보다 도지마 롤 이름이 더 유명한 곳이란다.
빵 사이에 생크림 하나 통째 들어가 있는 도지마 롤, 엄청 느끼할 것 같으나 일반 생크림과 달리 매우 가볍고 솜털처럽 가볍고 촉촉하며 입안에 부드럽게 퍼지는 생크림은 겉은 둘러싼 빵과 함께 정말 진정한 롤 케이크의 맛은 바로 이런 거라고 알려주는 듯 하다. 혼자서 1롤을 기분좋게 먹을 수 있을 정도지만, 1개가 부담스러우면 도지마 롤 반개와 푸딩을 하나 사는 것도 추천한단다. 헉, 보기만 해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맛이 아닐수 없었다. 생크림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각 맛집 소개시, 예산, 영업시간과 휴일, 주소와 전화번호는 기본이고, 간단한 추천메뉴와 함께 바로 활용가능한 간단 일본어등도 수록하고 있다.
도지마 롤 1개 주세요->도지마 롤 히토츠 구다사이
이런 식으로 말이다.

1329년에 시작되었고, 체인점도 없이 딱 두개의 메뉴만 판매중인 칸부쿠로라는 가게가 있는가하면 3대에 걸쳐 60년이 넘게 운영되어 어릴 적 먹던 오사카인들의 오코노미야키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 맛집도 있다. 오코노미야키 치구사. 커다란 돼지 등심 한덩이를 얹은 치구사 야키가 메인메뉴이고, 여러 야키소바 중에서도 돼지고기 야키소바를 추천할만하다 하였다. 어떤 맛일까. 오사카에서 즐기는 오코노미야키,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관광객들만의 식사가 아닌 그 지역 사람들이 매일매일 즐기는 정식을 즐길 수 있는 가게들도 일본에 가서 꼭 들르고 싶은 가게 중 하나였다. 도모라는 식당에서 일본 흑우 암소고기를 숙성한 정식을 판매중이라니, 여행에서 편안한 밥으로 기운내기 좋은 곳 도모!232p라 저자가 추천한 멘트를 기억해둬야겠다.

고기 이야기가 나와서 또 시작,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우를 최고로 치듯, 일본 사람들도 일본 소를 최고로 친단다. 고급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수 있는 가게, 모나미의 햄버그는 매일 아침 신선하게 가져오는 고베 소고기의 등심과 안심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사이드까지 맛있다 하니, 맛있는 고베 소고기를 햄버거로 즐기러 여기도 찜!해두었다.

책을 덮고나니 갑자기 시장기가 몰려온다.
아침부터 거한 정식이라도 한상 받아야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오사카 구르메. 둘이서 오사카로 먹으러 가자라는 멘트 그대로, 누군가 한사람 붙들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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