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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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작을 하기로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지만, 막상 내가 읽은 책은 그리 많은 권수가 아니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을 시작으로, <탐정 클럽> <플래티나 데이터> <성녀의 구제> <신참자> 등을 읽어보았다. 그중 탐정클럽을 제외한 다른 책들이 모두 다 마음에 들었던 고로,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분분한 여러 의견 중에 나는 호평 쪽에 손을 들고 있는 중이다. <백야행> 3권과 <동급생> <방과 후 > 등은 읽으려 준비중인 책인데, 그의 신작이 새로 또 나왔다는 말에 기다리지 못하고 냉큼 구입해 읽어버리고 말았다. 바로 매스커레이드 호텔.

 

단순하기 짝이 없는 나는 매스커레이드 호텔이 책 속 주요 배경이 되는 호텔이름인줄 알았다.

masquerade

 
미국·영국 [|mӕskə|reɪd;英또한|mɑ:skə|reɪd] 영국식
1. (진실・진심을 숨기는) 가장   2. 가장 무도회   3. 가장하다

 

 

매스커레이드란 가면, 가명, 가면 무도회 등을 가리키는 말로 호텔내 잠복 수사를 하게 된 형사들의 처지와 호텔리어와 투숙객들간의 가면을 쓴 듯한 태도를 지칭하는 그런 뜻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 선배에게서 들은 말이 있어요. 호텔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걸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라고요."

"가면......"

"호텔리어는 손님의 맨 얼굴이 훤히 보여도 그 가면을 존중해드려야해요. 결코 그걸 벗기려고 해서는 안되죠. 어떤 의미에서 손님들은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을 찾으시는거니까요."

394P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코르테시아도쿄 호텔, 도쿄에 머무르게 되는 사람들 대부분 만족하게 되고, 한번 머무른 사람은 좋은 기억으로 다시금 찾게 되는 그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호텔이었다.

도쿄내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는데, 의문의 숫자들이 쪽지로 남아있고, 그 숫자들을 분석한결과 다음 살인사건은 바로 코르테시아도쿄 호텔에서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었다. 살인사건을 막고, 범인을 잡아내기 위해 형사들이 직접 호텔리어로 분장해 잠입 근무를 하기로 하였다.

 

호텔의 숙련된 베테랑 직원 야마기시 나오미와 함께 카운터에 근무하게 된 형사는 바로 그 숫자의 비밀을 해독해낸 형사 닛타였다.

머리는 좋지만, 무뚝뚝하고 다소 뻣뻣하기까지 한 닛타 형사와 호텔 투숙객을 위해서라면 정말 혼신을 다해 봉사할 타고난 호텔리어 나오미의 듀엣은 다소 언밸런스한 커플의 만남이라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서로 마음에 안 들고 삐걱거리긴 했지만, 번뜩이는 재치를 지닌 닛타와 수완이 좋고, 빠른 대처 능력을 보이는 나오미의 콤비는 제법 잘 어울리는 매스커레이드 팀이 되어갔다.

 

도대체 누가 범인일까?

궁금증을 자아내며, 초반부터 독자들까지 긴장하며 책에 몰두하게 만든다. 아예 처음부터 이 사람 저사람 심지어 주요 등장인물들까지 빼곡히 의심해 가며 집중하려니 사실 머리가 좀 아파오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호텔을 방문하는 다양한 진상 고객들의 면모를 살피게 되었다.

하나하나 각자의 사연을 담은 사람들.

호텔에서 제 돈 주고 숙박을 할지언정, 운좋게 주어지기도 한다는 무료 업그레이드의 행운은 거의 받아본 적 없는 사람으로써, 다소 이기적인 행태로 트집을 잡아 스위트 룸까지 업글을 받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이것이 호텔의 실상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호텔 입장에서도 참 고객들의 황당한 컴플레인에 당황스럽긴 하겠구나 싶은 그런 상황들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펼쳐졌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범인일테고, 누군가는 희생자가 될 터였다.

 

호텔 잠입 수사, 그것도 진상 고객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호텔리어로써 힘든 나날을 체험해야했던 닛타는 나름 불만도 쌓여가지만, 자신과 이미 한 팀이 아니라 생각했던 노세 형사의 등장으로 촌스럽고 무능력해보였던 자신의 어리숙한 동료가 실상은 오히려 누구보다도 번뜩이를 기지를 발휘하고, 남을 배려할 줄도 아는 깊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아 가는 과정 또한 같이 그려져있다. 대부분이 남을 밟아야 마치 내가 성공하는 듯, 나의 안위가 우선인 사회에서 노세와 같이 다른 사람, 특히 자기 동료에게 은공을 돌리려 하는 그런 천사표 동료의 등장은 다소 신선한 양념이 되어주기도 하였다.

 

본인이 의도하지 못한 사이에 노세와 또 나오미와 호흡을 맞춰가며 사건의 핵심에 접근해 가는 닛타의 활약.

매스커레이드 호텔을 순식간에 읽어내려가며 닛타라는 형사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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