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파트너 2
김예린.장유라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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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람들이 참 잔인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물들의 입장을, 제대로 헤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쩜 이럴 수가~ 하면서도 정작 나는 어떻지? 하는 생각에 직면하면 나 역시 흉해보인 그들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우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우리집도 그렇게 강아지를 키우고 사랑했지만, 사실 너무나 강아지를 사랑하는 애묘인들처럼 사랑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신랑은 강아지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그러기에 쉽게 또 누군가와 정을 붙이기 어려워하기도 한다. 한번 정을 붙이고 나면 떼기 어려운 것이 바로 강아지기에.. 시댁에서도 주택이 낡고 불편해도 이사가시지 못하시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오랫동안 키운 개 때문이었다. 신랑이 사랑해 마지않는 그 강아지가 성견이 되었고, 어머님께서도 어떻게 정을 붙이고 키운 개를 남에게 줄 수 있느냐, 어찌 됐건 강아지가 세상을 뜰때까지 어머님께서 거두셔야한다고 강조하시었다. 나라면 아마 내 이해관계를 따지는데 급급해 강아지의 여생까지 기다려주지 못하고, 더 나은 집(?)을 찾아 분양하겠노라고 나섰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이미 한 주인에게 정을 붙인 강아지에게 더 나은 집을 찾아주겠다는 건 사실 인간의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을..

책에는 정말 이런 사람도 있을까 싶은 사람들이 나온다.

강아지가 예쁠때에만 잠깐 키우고 금새 싫증을 내고 강아지를 파양해버리거나 심지어 개장수에게 팔려가도 눈 하나 깜짝않는 사람들이 말이다. 혹은 길냥이들이 싫다면서 은근슬쩍 고양이 다니는 통로에 쥐약을 놓아버리는 사람도 나온다. 이런 분들 주위에 사실 너무나 많다고 한다. 배고프고 굶주린 동물들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을 오히려 나무라며 뭐라고 하는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어젠가 뉴스에 나온 기사를 보니, 동물들 뿐 아니라 같은 아파트 아이들이 심하게 다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드는 이웃들도 나와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도 하였다. 어린 아이들이 여름에 아파트안 놀이터에서 뛰어노는게 시끄럽다고 (일년에 열흘정도 더운 여름에만 놀이터가 물놀이 수영장이 되는 아파트란다.) 아이들 노는 놀이터에 물풍선을 투척하고, 압정을 깔아놓고 하는 어른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엄마 심정은 어땠을까. 아이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인간의 아이들에게도 이런 세상인데, 동물들에게는 더더욱 너그러울 수 없는 팍팍한 세상인 것이다.



잠깐 키우다가 아이가 생겼다고, 혹은 고3이라 공부를 하기 위해 파양하거나 내다 버리는 동물들이 늘어 안락사를 당하거나 길가에서 로드킬을 당하는 등, 불우한 생애를 마감하는 동물들이 많다 하였다. 그런 동물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나온다.



사실 나도 아기엄마기에 애완동물을 키우면 아이에게 해롭지 않나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면서도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키우면 안되는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책에 보니 고양이 기생충으로 잘못 알려진 톡소 플라즈마는 고양이를 키워 만져서 감염되는게 아니라 육회나 생선회등 날고기를 섭취하거나 톡소 플라즈마에 오염된 흙을 만진 손으로 음식을 먹을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나와 있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톡소 플라스마 항체검사를 한 후 항체가 없다면 날고기를 섭취하지 않고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고양이의 배설물과 접촉하지 않고 손을 깨끗이 씻는 정도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란 것이었다.



길고양이 나리의 가슴아픈 이야기는 주인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남편이 고양이들을 갖다 버리는데서 시작되었다. 임신한 주인은 고양이들을 잊지 못하고 계속 찾고, 길고양이가 된 두마리 고양이 중 한마리는 금새 죽고 남은 한 마리는 새끼 고양이까지 낳아 기르며 열심히 살았지만, 길고양이로 살아가면서 제때 아기들을 먹이지 못하는 고충을 겪다가 아기들에게 갖다줄 먹이를 입에 물고 길을 건너다 로드킬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충분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들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마냥 그들이 귀엽기만 했을뿐 정말 그들을 속속들이 이해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런 책들을 하나둘씩 읽어보면서, 왜 사람들이 그토록 동물들을 사랑하는지, 애묘 가정을 성토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사랑을 주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주는 사랑 그 이상의 것을 소중한 가족이 된 동물들로부터 느끼고 받고 감사하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런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씩 헤아리게 되는 책, 바로 환상의 파트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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