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파트너 1
김예린.장유라 글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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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을 다룬 웹툰은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라는 웹툰이 책으로 나온 것을 처음 읽었다. 그리고 다음 웹툰에 인기리에 연재된 환상의 파트너가 단행본으로 나와 세권을 연달아 읽어보았다. 나의 어린 고양이와 늙은 개가 실제 자신의 반려 동물과의 에피소드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한다면, 환상의 파트너는 여기에 하나하나의 스토리로 나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두 사람 주인공의 이야기를 내세운 독특한 스토리가 눈길을 끄는 책이었다. 순정만화와 같은 그림에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두 주인공의 만남.



한번 손에 붙잡자마자 가슴한켠이 시린 느낌이 들면서도 이내 푹 빠져들어 금새 세권을 내리 읽어버리고 말았다.

여주인공인 한우물은 드라마 작가지만 작가로서의 재능은 뛰어난 편이 아닌 듯 하다. 어릴적 키우던 동물부터 시작해 자신이 동물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동물들보다 대개는 가슴아픈 도움을 요청하는 동물들의 이야기가 많아 모두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듣기만 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저주받았다 생각하기까지 한다.



김태희, 우리나라 최고 여배우를 연상케 하는 이 이름은 너무나 잘생긴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남성의 이름이었다.

하필, 한우물의 바로 옆집에 살고 있던 그는 직업은 애니멀 커뮤니케이터지만, 실상은 사람의 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 또한 그리 행복한 일만은 아닐터, 그 역시 곤혹스럽기는 매한가지였던터라 마음을 읽을 수 없는 동물들과 있을때가 행복하게 느껴져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선택했지만, 그러면서도 동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직업의 아이러니함에 결국 한우물에게 SOS를 요청하게 되었다.

이 두 주인공의 다소 악연과도 같은 만남이 1권에서 이루어졌다.

부업으로 오피스텔 관리인을 맡고 있는 한우물, 바로 옆집의 전구를 갈아끼워주려 들어갔다가 혼자 있던 어린 여자 아이가 깨진 유리조각을 만질뻔한 상황에 놓임을 목격한다. 너무나 커다란 티브이를 보고, 호기심에 티브이를 틀었다가 주인인 김태희가 들어와 깜짝 놀란 한우물, 여차저차 전구는 갈고 돌아왔지만 김태희는 이미 한우물의 마음을 모두 읽어버린 상태. 게다가 그 일을 계기로 한우물의 능력을 알아채 버리기까지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더없는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우물의 능력을 알고, 미안하지만 살짝 그녀의 도움을 얻기로 한 김태희.

엄청 부자에 다소 쌀쌀한 냉정남이긴 하지만 동물들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는 김태희기도 하다. 그와 한우물의 앞으로의 사랑이야기 뭐 이런 스토리가 진행될 것 같기는 한데, 어찌 됐건 두 사람이 풀어나가는 유기동물들의 이야기는 참으로 환상적인 콤비가 아닐수 없었다.

가끔 한우물 눈에 아예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동물들의 모습은. 우리가 사람과 동물이 다르다 착각하는 그 순간을, 생명은 똑같이 존엄한 것이라는 잣대로 생각해볼때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정말 아이들이 가끔 장난으로 저지른다는 생각하기도 끔찍한 동물들에 대한 묻지마 폭력은, 어린 아이에게 가해져서는 안될 폭력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더욱 끔찍하게 느껴지는 상상의 장면이기도 하였다. 그냥 단순한 재미로 아이들이 휘두른 폭력은 어린 새끼 고양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실 인간으로 재해석하지않아도, 생명을 단순한 재미에서 폭행하는 인간의 모습은 정말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추악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대개가 강자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못나빠진 인간들이 약자나 동물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법이 아니었던가.



동물은, 반려 동물은 가족이라는 생각, 애완동물을 극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 딸, 내 아들이야 혹은 내 동생이야 하는 그 반응이 당연할 수 있음을 이해하게 하는 그런 웹툰이었다. 반려동물을 장난감이 아닌, 끝까지 책임져야하는 생명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따뜻한 웹툰이었기에 재미로 읽기 시작했건 관심으로 읽기 시작했건 사람들의 마음에 생각의 전환을 일으켜줄 조그마한 불씨를 당겨준 책임에는 틀림이 없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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