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로드
모이라 영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동짓날 태어난 쌍둥이 남매.

루와 사바.

금발머리에 빼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갖고 있고, 모든게 출중한 루에 비해 여동생이면서도 두시간 늦게 태어난 사바는 검은 머리에 외모도 루만 못하고, 모든 것이 루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 같은 존재라 스스로 생각한다. 모든 것을 루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면서도 당연히 그러는게 자신의 몫이라 생각한다. 쌍둥이 남매의 운명이란 어떤 것일까. 보통은 서로가 각자의 운명을 찾게 되는 것이 일상이겠지만 다른 형제들과 달리 같은 날 같은 배에서 태어난 이들 사이에 보다 더 끈끈한 끈이 있을 거라는 그 생각은 책 등에서는 더욱 신비한 힘으로 승화되어 나아타는 것 같다.

 

평범한 날도 아니고 동지에 태어난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루.

그리고 별을 읽을 줄 아는 아버지.

여동생인 에미를 낳다가 돌아가신 어머니.

루를 동경해 마지않으나, 여동생인 에미는 엄마를 죽게했단 생각에 눈에 가시처럼 여기는 사바. 이들 네 가족은 단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쌍둥이 남매가 열 여덟살이 된 어느 날.

 

웬 정체불명의 남자들이 그들의 유일한 이웃인 존 프록터와 함께 나타나 루를 발견하고 그가 동지에 태어난 열여덟 남아라는 것만 확인한채 잡아가고 말았다. 사바는 루에게 외친다. 그녀가 그를 쫓아가 구해낼 것임을 약속한다.

아빠는 루를 구하려다 돌아가시고, 오직 루만을 생각하는 사바에게 여동생 에미는 귀찮은 존재일 따름이었다. 왜 에미가 대신 잡혀가지 않았을까 싶은 심한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자신의 목숨보다 루를 더 중시하는 사바. 오직 사바에게는 루를 구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만이 남았다.

 

여기까지만 읽고서 예전에 읽은 만화가 생각났다.

바사라.

정말 재미나게 읽은 만화였는데, 일본 만화 시리즈의 특성상, 워낙 길고 길게 연재가 되는 터라 끝까지는 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다.

거기에서도 쌍둥이 남매가 나온다.

예언자에 의하면 그 중 남자아이인 타다라가 나라를 구할 운명임이 점지되어 있었고, 국왕은 그 타다라를 죽이기 위해 사람들을 보내 마을을 불태워버렸다. 그 와중에 실제 타다라는 죽음을 당했고 한날 한시에 태어난 여동생 사라사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오빠 타다라 행세를 하게 되었다.

 

국왕의 아들인 적왕 슈리. 타다라와 싸워야하는 그는 배다른 형제들에게 배척을 받는 외톨이같은 존재였다. 그가 적왕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우연히 만난 사라사와 사랑에 빠지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로맨스가 바로 바사라의 주된 줄거리였다.

 

쌍둥이 남매, 하늘의 운을 타고 난 평범하지 않은 그들 중 남자는 의외로 연약함을 보인다. 물론 루가 그런 모습을 보인건 아니지만 이 책 속에서도 바사라의 사라사처럼 분연히 떨쳐 일어나 여전사로 성장해 싸우게 되는 몫은 여동생 사바의 몫이었다.

사바가 루를 구하러 가겠다 약속을 할 적에 어떻게 혼자 구하러 가겠다는 건지 읽는 나까지 막막하였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현실에서나 책 속에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기 일쑤여서 위험에 처한 오빠를 구하러가겠다는 사바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였다.

 

사바는 어린 아홉살 여동생 에미에게 평소에도 그다지 정을 느끼지 못한 데다가 위험한 여정을 따르려니 더욱 짐처럼 느껴졌다. 루는 에미를 여동생으로 사랑하고 아꼈으나 사바는 친언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유독 에미에게만 함부로 하고, 루만을 아꼈다.

에미는 그럼에도 꿋꿋이 사바를 따라왔고, 사바와 에미가 루를 구하러 가다가 그만 인간 사냥꾼들에게 걸려 격투기 전사로 키워지게 된 것이었다. 그곳에서 사바는 죽음의 천사라는 별명이 붙은채 상대 호적수들을 모두 다 제압하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다.

 

사바가 루를 구출하게 되는 과정, 그리고 사바가 튼튼하고 강인한 여전사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하게 된다는 설정 (어쩐지 연약한 여성만 사랑을 할것같은 편견을 깨뜨리고 말이다.) ,기존의 책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그리고 끝이나기는 하였으되 어째 좀 완결된 것 같지 않다 했더니만..

역시나 투비 컨티뉴드~

더스트랜드 3부작의 첫권이며 2권은 2012년 후반 미국에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3권까지 모두 완결로 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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