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터키에 꽂히다 - 걷기의 여왕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 터키에 뜨다
유혜준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8월
절판


서유럽을 다녀온 후에는 동유럽을 다녀오고, 또 그 이후에는 터키를 찾는게 여행의 수순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직 유럽도 못 가봐서, 터키 여행까지 관심을 갖지 못했는데, 이 곳이 의외로 다녀온 모든 사람들에게 호평을 듣는단 말을 들었기에, 가보지 못한 터키에 벌써부터 호감을 갖고 있는 터였다. 특히나 우리나라와 형제의 나라와 같은 곳이라 우호적이고, 특히나 터키 남자들이 한국 여성들에게 친절하다 하니 그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전국 곳곳을 발로 걸어 여행한 것도 모자라, 히말라야와 백두산, 만리장성 트레킹까지 마친 오마이 뉴스의 기자, 필명 올리브인 유혜준 기자가 터키에 한달간 여행한, 그 뜨거웠던 여름의 기록을 남겨주었다. 사진과 함께. 여행을 좋아하지만, 언제든 떠날 여건이 되지는 않는 아기엄마로써, 주로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거나 미리 계획을 세우길 좋아하는 독자의 한사람으로써 그녀의 책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동생과 단둘이 30일간 터키 자유여행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 사실 그 긴 시간의 휴가와 여행일정도 부러웠지만 겁이 많은 터라, 자유 여행으로 낯선 곳을 돌아다니는 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앞서는 터라 그녀의 꼼꼼여행 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으로 우선 만족해야했다. 그리고 언젠가 가게 될, 가보고 싶은 바로 그 곳 터키의 이야기를 그녀의 후기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가보지도 않은 터키를, 난 주위 분들께 참 많이도 추천한다. 이것도 오지랖이라면 오지랖이다. 다양한 오지랖. 진짜 가본 곳만 추천하자면, 동남아, 일본, 호주, 뉴질랜드, 홍콩 정도인데 어른들께 추천할 곳으론 그리 마땅한 곳들이 아니었다. 시부모님께서 서유럽과 일본, 호주는 다녀오셨는데 내년에 칠순이라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 어디를 추천드릴까 하다가 동유럽과 터키를 말씀 드렸더니 동유럽은 별로다 하시고, 터키가 모두 괜찮다 하니 그곳에 가보고 싶다 하시었다. 그래, 가보지 못한 곳이지만 두루두루 책으로라도 정보를 접해서 어디어디는 꼭 관심있게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녀의 여행일정을 둘러보니, 정말 터키를 두루두루 넓게 경유하고 왔다. 그러면서도 빡빡한 일정을 잡지 않고 한 곳에서 사흘 정도씩 묵으면서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한다. 여행에서 뺵빽히 깃발만 꽂고 다니는 점찍기식 여행은 정말 나중에 내가 뭘 보고 왔나 하는 아쉬움만 남을 때가 많다. 그녀는 그 단점을 보완하는 여행을 즐기고 온 것이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이 공존한다는 매력적인 나라 터키, 그 곳에서 유독 동양 여성들에게 관심 많고 친절한 터키 남성들도 많이 만나고 (때론 과잉 친절에 잘못 속아넘어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한다.) 이스탄불에서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트램을 만날 수 있다. 관광객들도 많이 이용하고, 사실 편리하기도 해서, 때론 짐짝처럼 실려다닐 수도 있다니 이건 조심해야할 문제. 트램을 보니, 이층 버스 타러 영국 가자고 졸라대는 다섯살 아들이 생각난다. 트램 보면 이건 또 무슨 차냐며 얼마나 신기해할까? 자동차라면 무조건 열광하는 아이들에게도 신기한 볼거리가 될 것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라는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술탄 아흐멧 모스크 바로 앞에 있다. 31p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술탄 아흐멧 모스크보다 훨씬 이전인 537년에 세워졌다. 아야 소피아 대성당은 같은 자리에 세 번이나 세워진 역사를 갖고 있다. 32p 파괴되고 재건되는 것은 물론 종교의 화를 입기도 한다. 모스크로 개종되기도 하고, 박물관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터키의 독특한 자연 풍광들도 볼 거리가 많다지만, 동서양의 문화가 절묘하게 혼합된 문화와 건축 양식 등 사람들이 남긴 양식 또한 다양하게 두루두루 볼거리가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접했는데,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라니.. 입장료가 세다고 저자가 불평하기는 했지만 정말 꼭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7~8월은 터키 여행 성수기라니 그 때를 피해서 다녀와야할것같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떠올리며 오리엔트 특급 열차의 종착역인 시르케지 역을 찾기도 한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좋아하는 책의 관련 배경을 이렇게 직접 찾아보는 것도 의미가 깊겠다 싶었다. 따라해보고 싶은 여행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 중에서도 유명한 드라마나 책의 배경이 되는 곳들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터키의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던데, 그 중 고등어가 들어간 케밥이 맛있대서 처음엔 좀 의아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고등어를 맛있게 구워 넣는다면 제법 어울릴 법도 하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저자는 맛있게 먹고 동생은 좀 비려 했단다. 생선을 좋아하시는 어머님께 현지 요리로 추천드릴까 하는 메뉴 중 하나가 고등어 케밥인데 어떠실지 모르겠다.

그랜드 바자르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로 치킨 케밥을 먹었다.

짜다, 짜. 누가 그랬나. 우리나라 음식이 너무 짜다로. 터키의 음식은 우리나라 음식보다 더 짠 편이었다. 소금을 그릇째 들이부은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86p 음, 좀 싱겁게 드시는 우리 어머님, 짠 음식 싫어하실텐데 요건 좀 걱정이 된다.



저자의 눈을 따라 여행하다 보니, 턱턱 숨이 막히는 터키의 더위를 몸소 체험한 것도 같고, 별 다섯짜리 호텔비도 흥정이 되는 놀라운 모습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심지어 아침 여덟시에 이른 체크인을 해서 28시간이나 일박 요금에 머무를 수 있었다니 (아침을 두번이나 먹으면서 말이다.)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다만 별다섯 호텔이긴 하였으나 예전 명소를 호텔로 바꾼 것이라, 유서가 깊은 것이지 호텔의 시설까지 빼어나진 않아 아쉬웠다는 점도 지적되었다.




반이라는 이름의 도시의 대표 상징이 고양이, 그것도 오드 아이를 가진 고양이라는 것이 무척이나 독특하였다. 흔하지 않은 이 고양이가 그 도시의 상징이자, 그 도시에는 상당히 흔한 모양이었다. 꽤 많은 오드 아이 고양이 들이 있다고 하니 말이다. 한쪽 눈이 파랗고, 한쪽 눈은 노란.. 파란 보석같은 눈으로는 앞을 볼 수가 없다니 그 점은 무척 안타까웠지만, 오드 아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끔 접해본 적 있었던 그 고양이를 아예 한 마을의 상징이 된다고 하니 처음 접하는 놀라운 이야기기도 하였다.





사람들이 흔히 가는 터키의 관광지 이야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저자와 동생이 다닌 여행들을, 스릴감 있게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책이었다. 스릴이 있다 함은 맨 처음 숙소만 예약을 하고 이후의 교통편과 숙소는 모두 즉석에서 알아보고 다닌 그 용기 있음에 놀라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녀 스스로 영어가 짧다 말하고, 또 터키사람들 중에 영어를 아예 못하는 사람들도 많아 대부분 바디 랭귀지 등으로 의사소통 하기도 하였다 한다.



터키, 많이도 궁금했는데 여성의 눈으로 쓰여진 글을 읽으니 더욱 호기심이 인다.

어떤 곳일까? 나도 그녀처럼 아들을 군대에 보낼 나이에 과감히 여행을 떠나볼 수 있으려나? 그 전에 아이와 패키지로 떠날 확률이 훨씬 높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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