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하고픈 런던 인테리어
조민정 지음 / 중앙M&B / 2012년 7월
절판


결혼 전에는 공주 방, 아름다운 집 등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인테리어 잡지를 찾아보며 이런 저런 미래의 집에 대한 상상을 하곤 하였는데 막상 결혼을 앞두고 직장 일도 너무 바빴거니와 지나치게 현실적이 된 나는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하고 그냥 무난무난한 스타일로 결정을 하고 말았다.



사실 지금도 멋진 집 등의 인테리어를 보면 많이 혹하고 부러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보곤 한다.

여행을 많이 다니지는 못했지만 홍콩 여행이나 일본 여행 책 등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가는 곳 추천목록 중에서 인테리어 숍 등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을 보았다. 나 또한 여행 짐을 크게 늘려줄 부피가 아니고 깨질만한 물건이 아니라면 사들고 오고픈 물건들이 제법 많았다.


이 책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일본 혹은 북유럽 스타일의 인테리어가 아닌 런던의 인테리어 책이다. 런던 가정들을 둘러본 책은 아니고, 저자가 둘러본 런던 곳곳의 모습, 인테리어 숍부터 백화점, 마켓 등 두루두루 가리지않고 셔터를 눌러 감상 그대로를 담아낸 사진들이 한아름 수록되어 있다.



글자만 빼곡한 책을 읽어 눈이 살짝 아파왔는데 예쁜 장신구들, 혹은 멋스러운 인테리어 사진을 한아름 보고 있으니 말 그대로 휴식이 되는 것 같았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행복한 기분이 들기에 말이다.



이 책의 장점은 런던에는 이러저러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라는 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을 위하여 "우리집에 적용하기"를 일일이 실어주었다는 점이다. 바로바로 연계해서 읽을 수 있으니 이렇게 예쁘지만 어떻게 적용하겠는가..하며 동떨어져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에게 정말 유용하게 와닿는 책이었다.

실사 서가 벽지로 힘주기 파트가 눈에 들어온 것은 최근에 워낙 내가 책을 즐겨 읽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중에라도 정말 나만의 조용한 공간을 꾸밀때 책을 꽂아장식할 공간이 부족하면 책 사진 벽지를 활용해 기분을 내봐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일상생활모습이 신기하듯, 저자 또한 그들의 일상이나 흔히 볼 수 있는 주변의 소소한 모든 것들이 참으로 멋스럽게 느껴졌다고 한다. 이국적인 느낌 그 자체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경관도 사랑하지만, 언젠가 호주에 놀러가서 공원에 들어갔다가 우리나라에서는 볼수없는 나무들이 아름드리 늘어선 느낌을 보자, 아, 내가 외국에 나왔구나를 절감하면서 더욱 인상깊은 장소 중의 하나가 되었다. 영국식 공원이라고 하였는데 진짜 영국에 가서도 그런 공원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가 찍어온 사진 하나하나들이 그래서 저자 눈 뿐만 아니라 내 눈에도 아름답게 보이는게 아닌가 싶었다. 이질적인것같으면서도 공감이 가는 그런 아름다움들 말이다.


책을 보며 사실 예전에 봤던 한권의 책이 떠올랐는데 역시 같은 저자의 책이었다. 그래서인지 사진의 느낌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이 책의 표지에 있는 사진을 보면서 무엇보다 그 책이 떠올랐었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표지의 장소가 바로 백화점이었다는 점이었다. 저자말대로 우리나라 백화점이라면 바닥의 하얀 타일, 번쩍번쩍한 조명 등으로 기억되는 곳이었는데 저자가 다녀온 런던의 백화점은 빈티지하면서도 옛것을 고수한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외관이나 내부 실내 어디를 봐도 우리나라의 백화점과 같은 이미지를 떠올릴 수가 없었다. 저자는 그 백화점에 단단히 반한 듯 하였다. 삐걱거리는 원목바닥을 걸으며 돌아다니는 운치있는 백화점이라니. 리버티 백화점이라는 그곳에 꼭 한번 들러보고 싶어졌다.


저자의 한달간의 런던 체류 기간동안 좋아하는 사진, 관심사인 인테리어 부분에 집중해 찍은 사진들과 저자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버무려 놓은 책이었다. 그래서 인테리어만 배우는게 아니라 여행의 느낌도 물씬 느껴지는 책이었다. 영국에 유명하다는 검정 택시 (아이 동화책에서 보았다. 이층 버스 이야기는 접해봤는데 검정 택시가 유명하다는 것은 처음 들었었다.)가 블랙 캡 혹은 오스틴이라 불린다 하는데, 단순히 우리나라 일반 택시에 색깔만 검정색인게 아니라 영화 속에 바로 등장해도 될만큼 고전적이면서도 멋스러운 디자인이 인상깊은 그런 차였다. 과연 명물이 될법한 차.




여행과 인테리어 모두를 좋아하다보니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사진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져 재미나게 볼수있는 책이었다. 그저 이대로 꾸미고 살수 없을지라도 눈에 들어오는 멋진 곳들을 둘러보며, 런던에 가면 이런 곳에 가봐야지 하는 기대감을 심어주게 되는 그런 책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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