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스케치 노트 스케치 노트
아가트 아베르만스 지음, 권루시안(권국성) 옮김 / 진선아트북 / 2012년 7월
품절


미술 전공은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그림 그리기에 관심이 많고, 또 좋아하는 편이어서, 늘 스케치나 그림그리기에 관한 책 등이 나오면 눈여겨보게되곤 하였다. 이 책도 그런 관심사의 대상으로 펼쳐들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꽤 얻을 지식이 다양해 드물게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난 느낌이었다.



사실 식물 스케치라고 해서, 약용 식물학이나 본초학 등이 먼저 떠올랐는데 아니나다를까, 의학, 식물학 등에서의 학술 목적의 그림으로 시작된 것이 식물 스케치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간추린 역사가 처음에 소개되어 예술작품보다는 식물 세밀화가 대부분 학술 목적으로 많이 그려졌음을 소개해주었다.



관심은 많으나 본격적으로 꼼꼼히 미술을 배워 본적이 드물어서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에 들게 완성시키지 못하는 충족되지 않은 욕구가 늘 자리하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크레파스 등으로 그림을 그릴 때에는 원하는 대로 상상하고, 색칠하는데 무리가 없었으나, 물감을 이용해 그리기 시작하면서 물감의 번짐, 마른 후의 색상 등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해서 과감한 붓 터치를 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그림을 그릴때와 다 그리고 마르고 난 후의 상태가 일치하지 않아 늘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그림을 완성해야하는 아쉬움을 안고 있었다.

친구들 중에서 과감히 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친구가 있었는데, 워낙에 출중한 미술적 감각을 타고나기도 했지만, 재능을 제대로 잘 살릴 수 있게 미술지도도 받아서, 그 친구의 수채화 솜씨는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였다. 미술학원을 다닌 친구들의 색채 감각이 대부분 비슷하다면, 그 친구는 보라색과 남색을 주로 활용해 점묘법으로 터치하는 방식이 다른 누구와도 다른 독자적인 색상으로 눈에 확 띄는 자기만의 색감을 확실히 굳힌 친구라 늘 부러워하곤 하였다. 마르고 난 후의 색상을 예상할 수 있다면 나도 좀 과감히 색칠할 수 있었을텐데..그게 늘 아쉬웠다.



그렇다고 물을 적게 사용하는 유화나 파스텔 등 다른 재료를 쓰는 그림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되도록 맑고 투명한 수채화, 세밀하게 스케치하고, 맑고 투명한 색상으로 가득 채운 그런 그림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 책을 보니 잘 그리고 싶었던 그 어린 시절의 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주었다.



좋아는 했지만 더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은 나와 달리, 대학에 들어와서도 꾸준히 자기의 꿈을 실현해나가는 친구들이 있어 부러웠다.

사실 이 책은 전문가들이 아니더라도 일반인들에게도 용기를 주는 그런 그림 설명서이기도 하다.

식물을 대상으로 하여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 자세히 관찰하고 스케치한후 빛을 조절하여 물감의 그라데이션을 활용해 색칠하는 것까지를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는데, 그 기본을 익힌다면 굳이 식물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의 어떤 것도 자신있게 그릴 수 있는 기본기를 익히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잠깐 미술부 활동을 했을 적에도 펜 등으로 꽃을 세밀화를 그리는 과제가 주어졌고, 문화센터에서 그림을 배웠다는 친구도 꽃그림 그리기를 배워와 보여준 기억이 있었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꽃을 소재로 한 그림이 학술 목적이 아니더라도 미술의 기본 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게 된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여러분이 보고 관찰하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썼다. 대상을 이해하고 있을때에만 그것을 종이에 제대로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날마다 자기 나름의 관찰방식을 훈련해야 한다. 12p



무턱대로 세밀하게만 따라그리려니 큰 축을 잡지 못하고, 꽃잎부터 그리기 시작한다거나 상대적인 크기 조절에 실패하는 등의 실수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꽃을 기본 대상으로 설명할 경우에도 기본적인 도형 등으로 단순화 한후 중심축을 먼저 생각해 그리고, 그 주위의 원근감 등을 고려하여 응용해 그려나가는 방법을 따라하다보니, 무턱대고 그리는 그림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우면서도 그럴듯한 그림이 쉽게 그려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수채화 그릴때 난항을 겪게 하였던 바림을 넣는 법에 대해서도 연습법과 일반적인 방법을 소개해준것이 눈여겨볼만하였다.

마스킹 액을 이용한 후 지워내는 법을 통해 흰색 부분에 색이 뭍지 않게 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세밀화를 스케치하고 색칠하는 법이라 완성된 그림은 참 멋있지만, 초보자가 보기에는 처음에 따라하기에 결코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방법을 확실히 익히고, 가르쳐주면, 무턱대고 그리는 솜씨에서 벗어나 조금은 더 체계적으로 도전해볼 수 있는 용기를 주게 되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이 책속의 세밀화처럼 멋진 그림을 그려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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