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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태교 - 핸드메이드 오가닉 코튼 아기 옷·장난감·임신복 50
이은하.박현주 지음 / 미디어윌 / 2012년 5월
구판절판
아, 보기만 해도 귀여운 아가 사진.
며칠전 친구 놀러왔을 적에 정말 오랜만에 우리 아들 갓 태어났을때부터 백일 때까지 찍어놓은 사진 앨범을 들춰보았다. 조리원에서 불면증으로 힘들었던 경험부터 시작해, 아이에게 젖살이 올라 통통하고 예쁘게 자라는 모습까지.. 벌써 다섯살이 되어버린 우리 아기, 어릴적 갓난쟁이일때 사진을 보니 돌때까지 잠을 못 자 힘들었긴 하지만, 그땐 정말 어땠던가 싶은 생각이 다시 들었다. 사실 잠보인 내가 거의 잠을 못 자고 버틴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둘째를 낳아야 함에도 쉽게 마음의 결정을 못 내리고 큰 아이 다섯살이 넘도록 고민만 하고 있는지 모른다.
손을 많이 쓰는 일이 태교에 많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다. 친정 엄마께서는 우리 임신하셨을 적에 뜨개질을 많이 하셨다는데 (당시에는 태교의 중요성이라기보다 큰 아이 옷을 해입히는 재미로) 뜨개질에는 영 손재주가 없는 나로썬 꿈꾸기 힘든 일이었고, 육아 카페에 들어가 출산 준비 등을 하면서 배냇저고리 DIY세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예비맘들이 열심히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배냇저고리 세트와 흑백 , 컬러 모빌 정도만 바느질 했던 경험이 있다. 몇개 안되는 것이었는데, 이 책은 아예 첫 임신했을때부터 열달 내내 태교용으로 챙겨 만들면 좋을, 바느질 태교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각 임신 달 수에 따라 아이와 엄마에 맞는 간단한 조언들도 수록되어 있어, 예비맘들에게는 세세한 배려가 더욱 와닿지 않을까 싶었다.
손을 자극해 쓰는 것이 태교의 포인트이기에 재봉틀에 익숙한 사람일지라도 임신했을 때는 손바느질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천천히 진행되는 일이겠지만 한땀 한땀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며 만드는 귀여운 물건들은 우리 아이가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는 것부터 시작해 엄마에게 행복한 감정을 가득 실어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낳아보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아기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식품에만 유기농이 있는 줄 알았던 나였는데, 임신을 하면서 처음으로 유기농 면이 있다는 것을 배웠다. 정말 유기농 면은 일반 면보다 느낌이 훨씬 부드럽고 좋았고, 표백하지 않은 그 색깔이 오히려 더 고급스럽고 은은하니 예쁘게 느껴졌다. 아이 옷을 전부 유기농 면으로 해주면 좋을텐데 사실 천 값이 많이 비싸, 옷 값은 더욱 비싸게 오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의 모든 바느질은 유기농 면을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직접 손바느질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백화점에서 비싼 아기 이불 세트서부터 시작해 배냇저고리, 겉싸개, 딸랑이 등등 아이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는 것을 계산해보면 유기농 면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그 값이 얼마나 비싼지 (아마 알아본 사람들만 알) 놀라게 될 것이다. 아이를 위한 태교이자, 아이 몸에 닿을 소중한 느낌의 유기농 면으로 된 모든 물품들, 만들 수만 있다면 이렇게 해주고 싶은 엄마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을까 싶었다.
배냇저고리 바느질이 총 두가지가 수록되어 있는데 한복 배냇저고리라는 것을 처음 보았다.
한복 배냇저고리는 등솔과 소매의 이음선을 없애 바느질하기 쉽고 아기도 편하게 입을 수 있단다. 모양도 예쁜 디자인이라, 만들어입히면 아마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 칭찬할 모습이라 생각되었다.
살까 말까 의견이 분분했던 아기 이불 세트를 비싸지 않은 것으로 백화점에서 구입을 하였었는데, 사실 비싸서 그렇지 있으면 또 다 쓰게 되는 것이 아기 용품이기도 하였다. 게다가 이불이 아닌가. 이 책에서는 비싼 아기 이불을 일반 면도 아니고 아기 피부에 닿기 보드라운 유기농 면으로 만드는 방법이 세세히 수록되어 있었다. 커버를 벗겨서 빨기도 쉽게 베게 등도 쉽게 분리할 수 있는 커버로 디자인되었고, 이불 세트와 함께 겉싸개 등도 만드는 방법이 잘 나와 있었다.
제법 많은 바느질 법이 수록되어 있어서 도안 역시 두툼하게 들어 있었다. (겹쳐서 쓸수 있게 그려진 도안임에도 꽤 여러장이었다)
아이 용품은 물론이지만, 엄마 옷을 따로 만들 생각을 못 했을텐데, 예쁘고 편안한 임부복서부터 백일에 외출복 겸용으로 아이와 맞춰 입을수 있는 백일 드레스까지 편안한 디자인이면서 어여뻐 보이게 만들어져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아기 옷의 경우에는 배냇저고리 위에 조끼 원피스와 튀튀를 덧입힌 형태여서 한번에 드레스 한벌을 입힌다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면서도 입혀놓으면 너무 귀엽고 편안한 드레스가 되는 것이 신기하였다. 어딜 가서 이런 제품을 구할 수 있겠는가. (물론 공주님의 백일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만드는 과정은 물론 힘들겠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아이를 생각하며 한땀한땀 하는 바느질로 아이 출산용품 만들기까지 겸하는 과정이 보기만 해도 참 아름답게 생각되는 과정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내가 임신을 하게 된다면, 큰 아이 유치원에 갔을때만 가능한 그림이지 싶기도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