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시즌 1 : 1 - 전기 인간 탄생하다!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이진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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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책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냉천 초등학교 4학년 나유식. 본인은 이름 그대로 유식하다 생각하나, 학교 성적이 저조한 까닭으로 친구들은 너무식이라 놀린다. 나유식의 특징은 남들보다 방대한 과학 지식(주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을 갖고 있고, 다소 엉뚱하지만 남들은 미처 생각해내지 못하는 그런 면들에 호기심이 많다는 점이었다. 과학 선생님께도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과학보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배워야하는게 아니냐고 질문했다가 공부나 하라는 핀잔을 듣고 말았다.

사실 나유식의 집안은 부모님들 스스로 사이언스 패밀리라 자부하는 집안이다. 발명가 아빠, 과학 선생님인 엄마(나유식과 다른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인듯), 과학 영재 누나, 그리고 과학쟁이(?) 나유식. 물론 과학쟁이라는 말은 엄마 아빠가 붙여준 별명이다. 그리고, 그렇게 아이들을 치켜세워주면서 은연중에 엄마 아빠는 자신들의 잇속에 맞게 나유식, 나를 부리는 재주까지 지니고 계신다. 일상 생활이 온통 과학이라면서 집안일을 잘해야 과학을 잘한다는 엄마 덕분에 내 손엔 주부습진까지 생길 정도가 되고 말았다.



나유식의 이야기는 맨먼저 자신의 집 마당에 떨어진 별똥별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그 별똥별은 아주 작고 뜨거운 것이어서 찬물로 식힌 후 혼자 챙겨 들었다. 사이언스 패밀리인 가족 앞에 올려놔봐도, 아무도 유식이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결국 혼자 방안에 별똥별을 갖고 온 유식이는 갑자기 콧구멍 속에 별똥별을 집어넣고 말았다. 호기심도 좋지만, 사실 이건 위험천만한 행동이 아닐 수 없었다. 아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초등학생뿐 아니라 어린 유아들도) 작은 것, 특히 콩 등을 콧속 혹은 귓 속에 집어넣어 병원에 가서 꺼낼 일이 생기기도 부지기수 아니었던가. 어쨌거나 나유식 군 그렇게 일을 저지르고 나니,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무의식중에 한 행동이었건만, 별똥별은 나유식을 더이상 평범하지 않은 소년으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이다.

만화와 같은 재미난 그림이 간간히 들어가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그림과 글이 동떨어지지 않고, 글의 묘미를 맛깔나게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이 바로 만화같은 느낌의 그림이었다.) 간간히 등장하는 과학적 지식들도 똑똑 떨어지는 인문 서적이나 교과서 등에서는 지루했을 것이 유식이의 과학일기나 엉뚱한 질문과 연계해 생각하니 훨씬 흥미 만점으로 들리는 이야기들이었다. 학교 성적만 우수할뿐, 교과서 밖 세상에는 영 깜깜인 누나가 텔레비전은 정지그림이라는 유식이의 말을 비웃자, 아빠는 누나가 아닌 유식이가 맞는 말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들 역시 정지그림의 초등 50회 이상 재생으로 동영상이 재생된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을까? 이 책을 통해 새로이 접한 친구들도 많을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세탁기, 믹서, 청소기 등의 파워는 어디에서 나올까? 하는 유식이의 질문에 엄마의 답변은 작동원리는 비슷하다는 것으로 유식이의 궁금증을 부채질하였다.

"빨래하고, 얼리고, 빨아들이고, 갈고, 돌리고...내가 보기에는 완전 다른데 무슨 원리가 같다는 거예요?"

엄마는 집게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간단하게 말했다.

"전기 모터!"

65p

유식이의 질문에 흔쾌히 대답해줄 수 있는 과학적 지식이 풍부한 부모님이 계셔서 유식이는 참 좋겠다 싶었다. 나도 우리 아들을 위해서 과학적 교양이 풍부한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 싶은 순간이랄까.

아뭏든 유식이의 별똥별 콧구멍 삽입 사건 이후로 놀라운 경험들을 하게 되는데, 유식이가 깨달은 과학적 원리에 따라 전기인간이 되었다가, 투명인간이 되었다가, 나중에는 눈으로 텔레비전 리모컨을 조종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까지 갖게 되었다.

1권이 끝이 아니라니 2권이 새삼 더 기대가 되었다. 책을 읽은 아이들 또한 유식이가 더 많은 과학 지식을 쌓아 놀라운 경험을 대리만족하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아. 빨간 내복 이야길 빼먹을 뻔했네.

빨간 내복은 유식이의 출생의 비밀(?), 사연과도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슈퍼맨, 스파이더맨처럼 빨간 색을 좋아하는 초능력자들처럼 유식이도 빨간 내복을 입은 초능력자가 되겠단다. 앞으로 빨간 내복을 입은 유식이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1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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