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히는 친구 무찌르는 법 정글짐그림책 1
데릭 먼슨 글, 테라 캘러헌 킹 그림, 김이연 옮김 / 정글짐북스 / 2012년 6월
절판


어릴 적에는 무척 활달한 편이어서 여자였지만 남자애들 하는 놀이도 좋아하고, 골목대장처럼 아이들과 우르르 어울려 놀기를 무척 좋아했답니다. 그러다가 자라면서 성격이 살짝 내성적인 면이 생기게 된 것이 사춘기 무렵에 믿었던 친구 하나가 얄밉게 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을 너무 믿으면 안된다 하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었지요. 어릴 적의 순수함만 간직하고 자랄 수는 없는 법이겠지만 그때 받았던 상처가 꽤 컸던 지라 가슴이 많이 아팠었답니다. 내 아이에게는 그런 상처 없이 친구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게 하고 싶은데 (물론 그게 한 사람의 일방통행 우정만으로 유지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요.)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친구, 괴롭히는 친구는 생기게 마련이겠지요.

괴롭히는 친구 무찌르는 법. 어떤 이야기일지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라 더욱 관심있게 읽었답니다.

최고로 행복한 여름을 보낼 수 있던 어느 날, 동네에 새로 이사온 제러미 로스라는 아이때문에 더이상 행복한 여름이 될 수가 없었어요.

야구경기에서 내가 아웃 당하니까, 배꼽 잡고 웃어대지를 않나. 자기네 집에서 트램펄린 파티를 하면서, 나만 쏙 빼놓고 아이들을 초대하기도 합니다. 아, 그런 경험 진짜 기분 나쁘겠더라구요. 제러미가 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주인공 소년은 너무 기분이 나빠서 나쁜 놈 목록 1호에 제러미 로스를 올립니다.

아빠에게 나쁜 놈 목록을 말씀드리니, 아빠도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서 나쁜놈을 멋지게 무찌르는 방법을 잘 알고 계셨다 하셨죠. 그러면서 나쁜 놈 파이가 비법이라고 하십니다.

"나쁜 놈 파이는 나쁜 놈을 무찌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란다.

요리법은...... 너무 위험해서 아무에게도 알려줄 수 없지."



나쁜 놈 파이에 들어갈 재료가 뭐가 있을까. 분명 메스꺼운 것일거다 싶어서, 아이는 흙이 묻은 잡초, 꿈틀대는 지렁이와 딱딱한 돌멩이, 씹던 껌까지 갖다 드렸지요. 아빠는 빙그레 웃으며 아빠만의 비법으로 파이를 만들어갑니다. 이상하게도 너무나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나쁜놈 파이. 그런데 파이가 식는동안 하루동안 그 나쁜놈에게 엄청 친절하게 대하면서 시간을 보내야한다는 조건이 붙네요.

으..끔찍하게 싫어서 포기하고 싶지만, 하루만 꾹 참으면 제러미를 평생 내 눈앞에서 사라지게 만들수있다는 생각에 꾹 참고 제러미네 집으로 갔어요.



제러미도 약간 당황했어요.

분명 소년에게 무슨 감정이든 감정이 있었겠지요. 하다못해 서먹함이라두요. 아이가 놀자고 하니, 제러미도 망설이다가 같이 놀기로 합니다.



제러미네 집에서 같이 여러 장난을 하며 노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심지어 제러미까지도 재미나 보였어요.

우리집에 와서 같이 농구도 하고, 부메랑 놀이도 하다가 나만의 나무집을 제러미가 보고 감탄을 했지요. 비밀 공간이라 아무도 들이는 곳이 아니었는데 제러미가 들어오고 싶다고 하니 들어오게 하고 싶었어요.

아이는 이제 더이상 제러미가 싫지 않은데..

아빠가 나쁜놈 파이를 먹이면 어떡하지요?

저녁 식사시간에 제러미와 맛있는 마카로니랑 치즈를 먹은 후에 나쁜놈 파이를 갖고 오셨어요.


아빠, 제러미는 정말 좋은 놈이에요. 하고 말을 했는데도 말이지요.

아, 이제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괴롭히는 친구 무찌르는 법이란, 진정으로 그 아이를 무찌른다기보다, 내가 싫어하는, 혹은 그 아이가 나를 싫어하는 그 마음을 무찌르는 비결이었어요. 이런 비법 참 괜찮네요. 사실 엄마가 어릴 적에도 그런 것 참기 힘들었지만 괴롭히는 아이에게 엄마의 엄마가 더욱 더 잘해주심으로써, 그 마음이 돌아오기도 했거든요. 혼내주었으면 좋겠는데, 어른들의 마음이 그때는 이해되지 않았는데 어른이 되니 이제 이해가 됩니다. 아이와 제러미의 이야기도 바로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일찌감치 비결을 알아내는 법, 아이들의 부모와 친구때문에 곤란을 겪는 아이들 모두 읽어볼만한 괜찮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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